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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 선 홍정호-설영우, 태극마크란 왕관 향해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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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 선 홍정호-설영우, 태극마크란 왕관 향해 [K리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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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동=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이보다 좋은 한해 마무리가 있을까. 홍정호(32·전북 현대)와 설영우(23·울산 현대) 올 시즌 K리그 마무리 순간 가장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홍정호와 설영우는 7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1Q) K리그 어워즈에서 시즌 MVP와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활약을 정량화하기 어려운 탓에 늘 묵묵히 팀을 받치는 조연으로 인식되던 수비수로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값진 결과다.

홍정호(왼쪽)와 설영우가 7일 2021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에서 각각 MVP와 영플레이어상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 중앙수비수 홍정호는 올 시즌 36경기에 나서 팀 수비를 이끌었다. 전북은 38경기 37실점, 경기당 평균 1골을 채 내주지 않았는데 주장 홍정호의 듬직한 리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비수 MVP 수상은 1997년 김주성 이후 무려 24년만. 21세기 들어서는 단 한 번도 수비수가 으뜸별이 된 적이 없었다. K리그를 장악하며 터키 리그까지도 장악하고 있는 김민재(페네르바체)마저도 이뤄내지 못했던 성과다. K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6번째. 경쟁자가 5년 만에 토종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홍정호의 수상 가치가 더욱 두드러진다.

홍정호 또한 “수비수는 아무래도 공격수보다 주목을 덜 받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얼떨떨해하며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주장하면서 매 경기 열심히, 치열히 준비해 나섰던 게 영향이 있는 것 같다. K리그 수비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설영우는 올 시즌 31경기에서 2골 3도움을 올리며 울산 왼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투표 결과 합산 점수에서 42.29점으로 정상빈(수원 삼성·26.27점), 엄원상(광주FC·17.92점), 고영준(포항 스틸러스·13.52점) 등을 뒤로 하고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전신 신인상을 포함해도 3차례, 2013년 영플레이어상이 제정된 이후로는 2017년 김민재(당시 전북) 이후 처음으로 수비수가 차지한 영예다.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홍정호. 그는 대표팀에 대한 질문에 "K리그를 대표해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베스트 11에서도 설영우는 홍정호(21.74점), 강상우(포항 스틸러스·11.56점), 이기제(수원 삼성·11.31점), 불투이스(울산 현대·8.41점)에 이어 7.09점으로 수비수 5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 11 수비수 부문에도 한 끝 차로 수상 영예를 놓칠 만큼 K리그1 전체를 통틀어 보더라도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둘에 대한 현장의 평가도 뜨거웠다. 설영우는 감독과 주장에게는 불투이스(6표)보다 많은 7표를 얻었다. 홍정호 또한 베스트 11에서 소속팀을 제외한 11표 중 10팀 감독과 선수들의 지지를 받았고 미디어 118표 중 109표를 얻으며 이견 없는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로 선정됐다.

수상 후 설영우는 “하늘에서 보고 계시겠지만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이자 내 영원한 스승님 유상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며 “만약 이 자리에 참여하셨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계셨다면 잘 커줘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셨을 것 같다. 너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단순한 그리움 때문만은 아니다. 설영우는 고교 시절까지 측면 공격수로 활약했는데 유상철 감독의 제안으로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주로 왼쪽에서 활약함에도 오른발을 고집하고 있고 아직도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다는 설영우. 바꿔 말하면 그만큼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홍정호는 갖은 역경을 딛고, 설영우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최고 수준 자리까지 올라섰다. 팀 우승이라는 지속되는 목표 외에 자연스레 바라보게 되는 건 태극마크다.

설영우는 "지금 대표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나도 같이 소집된다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새로운 K리거들을 기용하는데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는데, 설영우는 단 한 번도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42경기를 치르며 한 때 대표팀 핵심 수비 자원으로 꼽혔던 홍정호도 벤투호 이후엔 A매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내년 카타르 월드컵을 목표로 준비 중인 현재 대표팀 중앙수비는 김민재와 김영권이 굳게 지키고 있지만 백업 자원들과는 충분히 경합을 벌일 수 있는 상황이다.

홍정호는 “당장 내년이 월드컵이고 그 전까진 손발을 맞춘 선수들이 많기에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싶다. 팀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내가 K리그 대표 선수는 아니지만 K리그를 대표해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불러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전했다.

설영우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측면 수비엔 소속팀 선배인 김태환과 홍철, 전북 이용, 포항 스틸러스 강상우 등 쟁쟁한 후보들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측면수비는 대표팀의 고민거리 중 하나.

설영우는 “아직 뽑히지 않은 건 그에 맞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표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나도 같이 소집된다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경험적인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국가대표는 아무나 갈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김)태환이 형이나 베테랑들 밑에서 경험을 쌓는다면 충분히 갈수 있다고 생각”고 말했다.

홍정호의 말처럼 내년 월드컵을 목표로 준비해왔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발탁되는 것이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우뚝 선 만큼 벤투 감독으로서도 충분히 테스트 욕구가 생겨날 수 있다. 이들 또한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어떤 기량을 가졌는지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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