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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 NC 이적, 두산왕조 '90년생 트리오' 안녕 [프로야구 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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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 NC 이적, 두산왕조 '90년생 트리오' 안녕 [프로야구 FA]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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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박건우(31)도 두산 베어스를 떠났다. 두산이 자랑하는 1990년생 트리오 한 축이 사라졌다. '두산 왕조'가 해체되고 있다.

NC(엔씨) 다이노스는 14일 "박건우와 6년 총액 100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박건우와 잔류 계약을 추진하던 두산은 NC와 '머니게임'에서 밀렸다.

박건우는 구단을 통해 "내 마음을 움직인 NC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이동욱 감독님, 코치진, (양)의지 형에게 많이 물어보고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구단과 팬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6년 연속 타율 3할 이상 찍은 우타 외야수 박건우는 단숨에 팀 전력을 끌어올릴 대형 FA로 꼽혔다. 두산은 잔류 계약 의욕을 보였지만, 박건우의 현재 몸값은 예상을 호가했다. 두산 관계자는 "그의 시장가가 우리 예상보다 높았다"고 씁쓸해했다.

프로야구 FA 최대어 박건우가 두산 베어스를 떠나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프로야구 FA 최대어 박건우가 두산 베어스를 떠나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박건우는 허경민, 정수빈과 함께 현재 두산 전력 뼈대를 이루는 1990년생 삼인방 중 한 명이었다. 두산은 지난해 내부 FA가 쏟아진 상황에서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랜더스), 이용찬(NC)은 보냈지만 허경민, 정수빈과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허경민과 정수빈은 대외적으로 여러 차례 "박건우도 팀에 남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하지만 박건우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어쩌면 가장 높은 가치평가를 받고 있는 이때 연봉 등 더 좋은 조건을 내민 NC에서 새 출발을 택했다.

이로써 두산 이탈 역사는 이어졌다. 2015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7년 연속 KS 진출 대업을 쓴 두산이지만 팀 내 핵심 FA 줄이탈은 막지 못했다.

왕조 토대를 구축한 1987년생들 먼저 차례로 팀을 떠났다. 2015년 KS 우승 뒤 김현수(LG 트윈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 김현수는 2018년 KBO리그로 돌아오며 라이벌 팀 유니폼을 입었다. 2016년 통합우승 주역 외야수 민병헌(은퇴)은 2017시즌 후 롯데 자이언츠로, 포수 양의지도 2019년 NC와 계약했다.

올 시즌 앞서 허경민, 정수빈, 김재호, 유희관을 잡았지만 오재일, 최주환, 이용찬까지 잔류시키진 못했다. 이제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홈런을 201개나 때려낸 좌타 거포 외야수 김재환과 재계약에 사력을 다할 전망이다.

박건우는 자필 편지를 통해 은사 김태형 감독, 절친 허경민, 정수빈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사진=박건우 인스타그램 캡처]
박건우는 자필 편지를 통해 은사 김태형 감독, 절친 허경민, 정수빈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사진=박건우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고를 졸업하고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박건우는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한 시절만 제외하고 두산에서만 뛰어왔다. 오랜 고향 같은 팀을 떠나며 자필 편지로 작별 인사를 건넸다.

박건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편지 사진을 게시했다. "2009년부터 두산 박건우란 이름으로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을 이제 추억으로 간직하고 새로운 길을 가게 됐다.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부족한 나를 항상 응원해주시고 넘치도록 주신 많은 사랑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팬 여러분 덕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 평생 그 은혜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은사 김태형 감독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2군에 있던 내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 너무 무서운 감독님이셨는데 오랜 시간 모시다 보니 정이 들었다"며 "감독님 믿음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움과 후회가 남는다.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감독님으로 남아달라"고 썼다.

또 1990년생 절친 정수빈과 허경민을 언급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수빈아, 경민아. 너희 둘과 떨어져 지낸다는 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막내 생활부터 시작한 우리가 벌써 이만한 나이가 됐다"며 "두산에서 같이 은퇴식 하자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그렇지만 우리 셋이 나중에 코치 생활 함께하자고 한 약속은 꼭 지키자"는 말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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