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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박종훈-문승원, 비(非)FA 다년계약 의미는?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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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박종훈-문승원, 비(非)FA 다년계약 의미는? [프로야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15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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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BO리그(프로야구) 최초의 비(非)자유계약선수(FA) 다년계약이 체결됐다. SSG 랜더스가 외부 영입 대신 일찌감치 집안 단속을 택해 눈길을 끈다.

SSG는 14일 "선발 투수 박종훈(30), 문승원(32)과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박종훈과 5년 총액 65억 원(연봉 56억 원, 옵션 9억 원),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 원(연봉 47억 원, 옵션 8억 원)에 각각 사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7월 FA가 아닌 선수들의 다년계약도 가능다는 사실을 알렸고, SSG가 가장 먼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문승원과 박종훈이 FA자격 취득 앞서 SSG 랜더스와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문승원과 박종훈이 FA자격 취득 앞서 SSG 랜더스와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박종훈은 2010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9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해 2015년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9시즌 동안 201경기에 나서 949이닝 66승 62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방어율) 4.55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데뷔 후 처음 두 자릿수 승수(12)를 달성하고, 이듬해 개인 최다승(14)을 올리는 등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9년에는 풀타임 시즌 중 처음으로 3점대 ERA(3.88)를 남겼다.

문승원은 2012년 1라운드로 SK에 지명됐다. 8시즌간 158경기 736이닝 37승 43패 3홀드 1세이브 ERA 4.51을 생산했다. 역시 2017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2020년까지 4년 연속 규정이닝을 채웠다. 2019년 11승을 챙겼고, 2019~2020년 3점대 ERA를 찍었다.

SSG는 "선발진 중심을 잡아줄 핵심 선수 두 명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향후 선수단 전력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 다년계약을 추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종훈은 "구단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먼저 다년계약을 제시해줘 감사하다"며 "마음 편하게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 같다"고 밝혔다. 문승원 역시 "프로선수에게 이보다 더 감동적인 메시지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꼭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사진=박종훈 인스타그램 캡처]
정용진 SSG 구단주는 지난 10월 둘을 자신의 쿠킹 스튜디오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한 바 있다. [사진=박종훈 인스타그램 캡처]

박종훈과 문승원은 지난 6월 나란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고, FA 자격 취득이 1년 미뤄졌다. 모두 내년 6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 중이다. 사실상 2021시즌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한 선수들이지만 그간 팀을 위해 헌신했던 점을 치하함과 동시에 앞으로 활약을 부탁하는 의미의 계약을 제시, 마음을 사로잡았다. 

앞서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지난 10월 박종훈과 문승원을 자신의 쿠킹 스튜디오 '용지니어스'로 초청해 중국요리를 대접한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종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구단주님 키친 맛있는 음식 사진으로 다 담을 수가 없었다"며 "구단주님 웍질이 너무 현란하셔서 놀랐다"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수술 후 재활 중이던 구단의 현재이자 미래인 두 선수를 응원하기 위한 정용진 구단주의 이벤트였다.

정 구단주가 팀을 맡은 이후 연일 혁신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SSG가 비시즌 들어 또 다시 가장 먼저 비FA 다년계약 시스템을 활용하며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SSG가 신호탄을 쏘면서 향후 다른 팀도 예비 FA가 될 간판 선수를 장기계약으로 선점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타격왕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등의 다년계약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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