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23:17 (목)
남자배구, 더 멀어진 올림픽
상태바
남자배구, 더 멀어진 올림픽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16 0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IBK기업은행 사태에도 불구하고 여자배구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흥행가도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따랐지만 생각 이상으로 견고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연일 명승부를 연출하며 4강신화를 쓴 덕이다.

이제 남자배구 인기는 여자배구에 밀리는 추세다. 시청률, 관중 등 여러가지 지표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국제대회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지 20년째.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올림픽 티켓 확보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대한민국배구협회에 따르면 국제배구연맹(FIVB)이 올림픽 출전방식을 새롭게 개정할 전망이다. 내년 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승인이 떨어지면 당장 다음 대회인 2024 파리 올림픽부터 새 출전 방식이 적용된다.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의 경우 자칫하면 예선전조차 뛰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대회 2연승을 달리며 8강 진출 8부능선을 넘었다. [사진=FIVB 제공]
4강신화를 쓴 여자배구 대표팀도 김연경(등번호 10)이 은퇴함에 따라 전력 약화가 우려된다. [사진=FIVB 제공]

대륙별 예선을 폐지한 게 가장 큰 변화다.

한국 입장에선 그동안 출전권 확보를 위한 마지막 기회였던 대륙별 예선이 없어져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올림픽 4강에 오른 여자배구 대표팀도 대륙간(세계)예선에서 떨어진 뒤 대륙별(아시아) 예선에서 우승해 가까스로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다. 

FIVB가 제안한 새 방식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국, 예선전을 통과한 6개국, FIVB 세계랭킹에 따라 선발한 5개국 등 총 12개국이 본선에 출전한다. 2023년 9∼10월 8팀씩 3조로 나눠 예선전을 치른다. 조별 상위 2팀이 본선 티켓을 확보한다. 남자부는 내년 9월 12일, 여자부는 내년 10월 17일을 기준으로 세계랭킹 21위 안에 들어야 예선에 참가할 수 있다.

개최국을 제외한 나머지 출전권 5장은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예선라운드 종료 직후 세계랭킹이 높은 순서대로 부여한다. 다만 올림픽 예선에서 출전권을 딴 국가가 없는 대륙이 발생할 경우 해당 대륙에서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팀이 올림픽에 나선다.

따라서 이전보다 세계랭킹이 중요해졌다.

현재 14위인 여자배구 대표팀은 올림픽 이후 김연경(상하이 유베스트),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 등 베테랑 3인방이 은퇴해 전력 약화가 예상된다. 그래도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체제에서 선수풀이 넒어졌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신임 감독과 함께 내년 있을 VNL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예선에서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 2023 아시아선수권대회, 2024 VNL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필요가 있다.

▲ 여자배구 대표팀에 이어 남자배구 대표팀도 한일전에서 승리했다. [사진=AVC 제공] 
남자배구 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으로 가는 길은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사진=AVC 제공]

현재 세계랭킹 34위까지 추락한 남자배구는 내년 9월까지 순위를 13계단이나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올림픽 예선전도 치르지 못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분석이 나온다. 내년 열리는 FIVB 챌린저컵이 순위를 올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올림픽 출전 방식이 바뀌는 만큼 협회도 대표팀 운영방향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협회는 "여자 대표팀의 경우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이뤄내고 조속히 경기력을 끌어올려 랭킹을 상향시켜야 한다"고 했고, "남자 대표팀은 내년 챌린저컵에서 우승함으로써 랭킹을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배구계에선 파리 올림픽 출전을 노리되 지금부터 2028 로스앤젤레스(LA)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V리그 남녀부가 각 7팀 체제를 갖추며 외형적인 성장을 이뤄낸 이때, 또 올림픽으로 배구 인기가 상승한 지금 7년 뒤를 내다보고 장기적인 대표팀 강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편 협회는 지난 14일 시작해 오는 31일까지 남자배구 유망주들을 모아 특별훈련을 진행한다. 고교 3학년 및 대학 선수 24명이 임도헌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 지휘 하에 전남 해남군에 모여 기술 및 체력훈련은 물론 스포츠 심리, 컨디셔닝 특강 등 교육까지 받는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