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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떠난다, 염기훈은 남을까? [K리그 이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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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떠난다, 염기훈은 남을까? [K리그 이적시장]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1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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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 시즌이 종료되면 선수생활 황혼기에 놓인 베테랑들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K리그(프로축구)를 대표하는 굵직한 이름들도 마찬가지. 박주영(36·FC서울)은 떠나는 게 확실시 되고, 염기훈(38·수원 삼성)은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 오범석(37·포항 스틸러스)은 은퇴를 선언했다. 

FC서울 상징과 같은 박주영은 최근 자신의 거취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15일 SNS를 통해 직접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인스타그램에 "서울과 올 시즌 종료 전까지 3번 미팅 했다. 서울은 제게 유스팀 지도자를 제안해주셨지만, 저는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과 선수로서 논의한 저의 미래에 대한 내용은 이것이 전부"라며 "이제 저는 선수로서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팀을 알아봐야 하는 상황에 있다"며 "다음 행선지에 대해선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박주영 인스타그램 캡처]
박주영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박주영 인스타그램 캡처]

박주영은 청구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다니던 2005년 서울에 입단한 이후 간판스타로 활약해왔다. 이미 청소년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며 한국 축구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던 그는 데뷔 시즌 18골을 터뜨리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 2008년 여름까지 서울에서 기성용, 이청용(울산 현대) 등과 황금기를 함께한 뒤 유럽에 진출했다.

2010~2011시즌 AS모나코(프랑스)에서 12골을 기록한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아스널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리그 적응에 실패하며 셀타 비고(스페인), 왓포드(잉글랜드) 등에서 임대 신분으로 뛰었고, 이후 알 샤바브(사우디아라비아)를 거친 뒤 2015년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2016시즌과 2019시즌 두 자릿수 득점(각 10골)을 기록하는 등 팀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 국내에선 오직 서울에서만 뛰었다. 11시즌 동안 리그 279경기에서 76골 23도움을 생산했다.

하지만 올해는 리그 17경기(선발 10경기)에 나서 공격포인트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9월 박진섭 전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고 안익수 감독이 부임한 뒤로는 입지가 더 좁아졌다.

박주영은 현역생활 연장을 원하기 때문에 FC서울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주영은 현역생활 연장을 원하기 때문에 FC서울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주영은 "서울에서 기쁠 때도 있었고, 슬플 때도 있었지만, 우리 팀에서 여러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늘 무뚝뚝하고 지금도 말하는 게 쑥스럽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서울과 서울을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들은 저의 삶에서 영원한 1번이라는 사실"이라며 "처음 프로에 입단한 그 날부터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FC서울은 저에게 있어 영원한 1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남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헤어짐도 있겠죠. 제가 선수로서 서울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전적으로 팀이 원할 때까지"라며 "이제는 그 시간이 온 것 같다. 새로운 준비와 도전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덧붙엿다.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축구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리고 언젠가 서울이 어떤 역할이든 저를 필요로 한다면, 꼭 그 부름에 응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의 목표는 현역생활 연장이다. 올 시즌 부진했지만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있다. 큰 경기에 강한 승부사 기질도 여전해 중소구단에서 1~2시즌 정도 더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자원이라는 평가다. 연봉 등 현실적인 면에서 절충이 가능하다면 이적이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으론 가족이 미국에 체류하고 있어 해외무대로 눈길을 돌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서울 구단은 거취와 관련해 박주영과 입장 차가 있었던 것을 인정했다. "구단 레전드이자 팀을 상징하는 선수이기에 현재 상황에선 어떤 말조차도 조심스럽다"며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팬들께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염기훈은 80-80클럽 가입 대기록 달성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여름부터 수원 삼성과 재계약을 논의해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염기훈은 80-80클럽 가입 대기록 달성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여름부터 수원 삼성과 재계약을 논의해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편 박주영보다 두 살 많은 수원의 레전드 염기훈은 1년 더 블루윙즈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고, 지난여름부터 구단과 재계약을 논의해왔다. 지난달 28일 울산 현대전에서 수원 소속 최다출전(391경기) 기록 기념식을 한 뒤 "80(골)-80(도움) 기록을 꼭 이루고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K리그 통산 422경기 77골 110도움을 기록 중이다. 3골만 보태면 전무한 80-80클럽 가입을 달성할 수 있다. 올 시즌에는 주로 교체로 26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에 그쳤다. 박건하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은 재계약 협상이 순조롭다고 귀띔했다.

염기훈과 함께 K리그 현역 최고령인 김광석(38)을 비롯해 김창수(36), 강민수(35) 등 인천 유나이티드 관록의 수비수들 거취도 눈길을 끈다. 김광석은 계약 연장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김창수, 강민수도 재계약을 논의 중이다. 현역 골키퍼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김영광(38·성남FC)도 올 시즌 건재함을 과시해 내년에도 성남과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 시즌 친정 포항 스틸러스로 돌아와 뛴 국가대표 출신 멀티플레이어 오범석은 리그 최종전에서 은퇴경기를 치렀다. 2003년 포항에 입단한 뒤 일본과 러시아를 거쳐 2009년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에 복귀했다. 수원, 경찰청, 강원FC를 거쳐 올해 다시 포항으로 컴백, 17경기를 소화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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