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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없이? 김아랑-이유빈 '주목' [쇼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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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없이? 김아랑-이유빈 '주목' [쇼트트랙]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22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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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심석희(24·서울시청)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8 평창 대회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이유빈(20·연세대)과 김아랑(26·고양시청)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는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연맹 회의실에서 열린 징계 회의를 통해 코치·동료 욕설 및 비하 행위로 논란을 빚은 심석희에게 국가대표 자격정지 2개월 징계를 내렸다.

이에따라 심석희는 내년 2월 20일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활동하지 못한다. 올림픽이 2월 4일 개막하는만큼 사실상 출전이 어려워졌다. 심석희는 빙상경기연맹보다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거나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함으로써 올림픽 출전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출전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나 여전히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사진=연합뉴스]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심석희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연합뉴스]

김성철 공정위원회 위원장은 "심석희는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 제15조 '성실 의무 및 품위 유지' 조항에 따라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체육인 품위를 훼손했다고 판단해 해당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 위원들은 (사적인) 메시지가 유출된 과정이 적법하지 않다는 점을 고민했다"면서도 "다만 심석희가 해당 행위를 인정한 데다 공론화됐다. 처벌을 안 할 수 없었다. 올림픽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행위에 관한 징계 수준만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석희와 사적인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동료들을 힐난한 조항민 전 대표팀 코치도 이날 자격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았다. 위원회는 "코치라면 선수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 조 전 코치는 오히려 동조하고 부추기는 듯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심석희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조항민 전 코치와 사적인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내용이 논란이 됐다. 당시 1500m 금메달을 딴 대표팀 동료 최민정(성남시청)을 고의로 넘어뜨리겠다는 말을 비롯해 코치진, 동료들을 향해 심한 욕설과 험담을 했고, 불법 녹음을 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해당 메시지 내용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가 재판 과정에서 얻은 자료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를 3년간 27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최근 징역 13년 형을 받았다.

연맹은 조사위원회를 통해 심석희와 조항민 전 코치가 나눈 대화 내용이 실제로 실행됐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평창올림픽 고의충돌 의혹과 선수 라커룸 불법도청 의혹,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및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승부조작 의혹에 관해 명백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 코치 욕설 및 비하 행위는 사실로 확인했고 심석희도 이를 인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올림픽 앞서 월드컵 대회 1500m에서 금메달을 2개 목에 걸며 맹활약한 이유빈(왼쪽). [사진=연합뉴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일정 여자 1000m 남자 5000 계주 500m
2018 평창 동계올림픽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던 심석희(오른쪽 첫 번째)와 최민정(오른쪽 두 번째). 그리고 김아랑(왼쪽 두 번째)과 이유빈(왼쪽 첫 번째). [사진=연합뉴스]

심석희는 동계올림픽 출전 의지가 상당해 법적 대응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체육회 차기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내년 1월 14일 열린다. 여기서 기각되면 올림픽 앞서 법으로 맞설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까지 개인훈련으로 컨디션을 조절했고, 이날 스포츠공정위에도 변호사와 함께 출석해 2시간 동안 소명했다.

각국 쇼트트랙 올림픽 대표팀 최종 엔트리 제출 마감일은 내년 1월 24일. 일단 심석희가 자리를 비우게 된 상황. 기존 에이스인 최민정을 중심으로 동계올림픽을 준비한다. 당초 베이징 대회는 국가대표 선발전 1위를 차지한 심석희와 2위 최민정, 3위 김지유(경기일반)가 개인전에, 4위 이유빈(연세대)과 5위 김아랑(고양시청)이 단체전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심석희가 징계를 받고, 김지유가 ISU 월드컵 대회에서 발목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대표팀 개인전 멤버 2명이 이탈했다. 이에 따라 최민정과 이유빈, 김아랑이 올림픽 개인전에, 6위 서휘민(고려대)과 7위 박지윤(한국체대)이 단체전에 나설 공산이 크다.

개인전 출전이 유력한 최민정과 이유빈, 김아랑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심석희와 함께 여자 계주 금메달을 합작한 바 있다. 당시 대표팀 막내로 참가했던 이유빈은 올 시즌 ISU 월드컵 1∼4차대회 여자 1500m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라 기대를 모은다. 김아랑은 2014년 소치 대회에서도 계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던 기억이 있는 베테랑으로 팀을 이끄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4차례 월드컵을 통해 1500m, 1000m에서 출전권 각 3장, 500m에서 2장을 획득했다. 여자 계주와 혼성 계주도 나선다. 대표팀은 현재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올림픽 전까지 국제대회 출전 계획은 없다. 이달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내년 1월 ISU 4대륙 쇼트트랙 선수권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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