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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펠리페, 성실함으로 따낸 기회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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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펠리페, 성실함으로 따낸 기회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2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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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펠리페 알톤 반데로(33·브라질)가 다시 V리그에 온다. 3라운드 들어 하위권에 처진 천안 현대캐피탈에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다. V리그에서만 5번째 시즌인데, 대체 외인으로만 4번째 한국 무대를 밟는다.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은 펠리페 영입 절차를 밟고 있다. 로날드 히메네즈(콜롬비아)에 더 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허벅지 부상 탓에 남은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히메네즈 역시 현대캐피탈이 외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보이다르 뷰세비치(세르비아) 대신 한국에 왔다. 뷰세비치는 부상으로 공식 경기를 한 차례도 치르지 못했다. 대신 히메네즈를 영입했는데 그 역시 정규리그 개막 전 허벅지를 다치고 말았다. 본격적인 리빌딩에 돌입한 지 2년째 된 현대캐피탈은 시즌 초 허수봉과 문성민 등 국내 공격진을 앞세워 외인 없이도 기대 이상 성적을 냈다.

히메네즈는 11월부터 코트에 섰지만 부상 여파로 기량이 완전하지 않았고, 다시 부상이 재발하면서 결별하게 됐다. 외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현대캐피탈은 3라운드부터 고전하고 있어 변화가 필요했다.

현대캐피탈이 부상이 재발한 히메네즈(사진)와 결별하고 대체자 펠리페와 함께한다. [사진=KOVO 제공]
현대캐피탈이 부상이 재발한 히메네즈(사진)와 결별하고 대체자 펠리페와 함께한다. [사진=KOVO 제공]

키 204㎝펠리페는 앞서 V리그를 4시즌 경험했다. 2017~2018시즌 수원 한국전력, 2018~2019시즌 의정부 KB손해보험, 2019~2020시즌 서울 우리카드, 2020~2021시즌 안산 OK금융그룹에서 뛰었다. 특히 지난 3시즌 연속 외인 드래프트에서 외면받았지만 외인 카드에 이상이 생긴 구단의 부름을 받고 시즌 중반 합류해 준수한 활약을 했다.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 외인을 품는 현대캐피탈은 V리그 적응이 따로 필요 없는 데다 성실성이 보장된 펠리페와 계약하기로 결정했다. 

펠리페는 앞선 4시즌 132경기에서 3165점 공격성공률 49.71%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에선 후반기 돌풍을 주도했고, 우리카드에선 팀이 정규리그 1위로 마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지난 시즌에도 OK금융그룹이 봄 배구에 진출하는 데 앞장섰다. 

V리그는 외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리그로 통한다. 급여가 안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은 물론 훈련 외적인 생활과 건강 관리 등 복지 차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경기일정이 타이트한 만큼 철저한 관리로 기량만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펠리페(가운데) 역시 책임감을 느끼면서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펠리페(가운데)는 지난 시즌 OK금융그룹까지 V리그 4개 구단을 경험했다. [사진=KOVO 제공]

OK금융그룹 관계자는 "과거 외국에서 진행된 외인 트라이아웃 이후 어떤 구단의 선택도 받지 못한 펠리페가 크게 낙담해 하는 걸 봤다"며 그의 V리그 출전 의지를 설명한 바 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 역시 "나이가 적지 않은 펠리페는 늘 자신만의 루틴으로 철저히 체력을 관리한다"며 "스스로 알아서 잘한다"는 말로 성실함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시즌 초반 좋은 기세를 이어가던 현대캐피탈(승점 19·6승 10패)은 최근 5연패를 당해 6위까지 내려앉았다. 2라운드까지 6승 6패로 5할 승률을 기록했는데, 3라운드 들어 전패를 당하며 주춤하고 있다. 최하위 우리카드(승점 18)와 승점 차도 1까지 좁혀졌다. 더 이상 상위권과 격차가 벌어지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펠리페는 현재 카타르 리그에서 뛰고 있어 현지 생활을 정리해야 한다. 한국 취업 비자가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입국 후에도 열흘간 격리 생활을 거쳐야 해 실전 투입은 1월 중순 이후에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캐피탈로서는 22일 국가대표 윙 스파이커(레프트) 전광인이 전역하는 만큼 전광인과 펠리페 합류로 후반기 반전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펠리페가 후반기를 큰 탈 없이 소화한다면 밋차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가 보유하고 있는 외인 정규리그 최다출전(137경기) 기록은 금방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성실한 펠리페에게 주어지는 보상과 같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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