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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레오, 발목 부상에 눈물...하필 가족 온 날 [SQ모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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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레오, 발목 부상에 눈물...하필 가족 온 날 [SQ모먼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2.23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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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순간 체육관 안에는 정적만 흘렀다.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두 외국인공격수가 동시에 자신의 발을 잡고 쓰러졌다.

2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안산 OK금융그룹과 의정부 KB손해보험 간 2021~2022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맞대결. 4세트 OK금융그룹이 2-0으로 앞선 상황. KB손해보험 케이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높이 점프한 OK금융그룹 레오가 착지하는 과정에서 케이타 발을 밟고 넘어졌다.

내려오면서 레오의 왼발이 케이타의 오른발 위에 포개졌고, 레오의 발목이 90도로 꺾였다. 

케이타는 잠시간 통증을 호소하다 이내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만 레오는 쉽사리 바로 서지 못했다.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에 외마디 괴성을 내지른 그는 의무진의 부축을 받고 웜업존으로 향한 뒤 응급조치를 받았다.

[사진=KOVO 제공]
OK금융그룹 레오가 케이타의 발을 밟고 쓰러지며 발목 부상을 입었다.[사진=KOVO 제공]
[사진=KOVO 제공]
하필 가족이 현장에 응원 온 날 부상을 당했다. 아쉬움에 어두운 표정으로 코트를 응시했다. [사진=KOVO 제공]

레오는 발목을 테이핑을 한 뒤 땅을 디뎌봤지만 힘을 줄 수 없었고, 이내 아이싱을 시작했다.

2012~2013시즌부터 대전 삼성화재에서 3시즌 동안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휩쓴 레오는 올 시즌 6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예전 같은 혈기왕성한 면모는 아니었지만 그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성숙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날도 강타보다는 상대 블로커를 이용하고 연타를 두루 섞어가며 KB손해보험 수비진을 농락했다.

1세트 11점을 내며 케이타(7점)에 판정승을 거뒀고 2세트에는 서브에이스 2개 포함 12점을 냈다. 팀 공격 7할(점유율 69.57%)을 책임지면서도 무려 65.63%의 공격성공률을 보여줬다. 레오를 앞세운 OK금융그룹은 2세트까지 내리 따냈다. 3세트를 내줬지만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였다.

이날은 입국 뒤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레오의 어머니와 아들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왔던 터라 더 진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가족들은 걱정어린 눈빛을 감추지 못했고, 레오 역시 눈물을 글썽였다. 어두운 표정으로 코트를 응시하다 4세트가 끝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이날 전까지 4위(9승 7패·승점 23)였던 OK금융그룹은 이날 레오 부상 이후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KB손해보험을 잡고 승점 2를 획득, 3위 수원 한국전력(승점 27)과 격차를 좁혔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경기 앞서 "중요한 시기에 가족 응원을 등에 업게 될 레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밝혔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됐다. 팀 공격 50%가량을 담당하는 건 물론 코트 내 리더 역할을 하는 레오의 부상 이탈은 뼈아픈 결과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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