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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심석희 조송화 등, '인성 논란' 어찌할꼬 [2021 스포츠결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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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심석희 조송화 등, '인성 논란' 어찌할꼬 [2021 스포츠결산④]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12.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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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유독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특히 인성 논란이 된 충격적인 사건들이 화제가 된 일이 많았다.

학교폭력 논란과 팀 이탈, 감독, 동료들과 갈등 등으로 체육계를 넘어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자극적 뉴스에 스포츠 팬들은 분노하면서도 계속되는 논란에 지쳐갔다. 특히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생각을 들게 만드는 인성 부족으로 인한 문제들은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고민해보게끔 만들었다.

여자배구를 대표하던 이다영(왼쪽)과 이재영 쌍둥이 자매은 과거 학폭 논란이 불거지며 팀에서 방출, 국가대표에서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사진=스포츠Q DB]

 

2021년 가장 핫 했던 종목은 단연 배구라고 할 수 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활약 등 기쁜 소식도 있었으나 어두운 뉴스가 더 많았던 한 해였다. 이재영·다영(25) 쌍둥이 자매의 이슈가 가장 뜨거웠다. 배구계 슈퍼스타 김연경이 인천 흥국생명으로 이적하며 한솥밥을 먹게된 이들은 나눠지는 스포트라이트를 견디지 못했고 특히 이다영은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김연경을 저격했다.

그러나 자신의 흠을 뒤돌아보지 못한 경솔한 행동이었다. SNS를 통한 이다영의 ‘피해자 코스프레’는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다영과 이재영으로부터 고교 시절 학폭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자가 나타난 것.

동료들을 괴롭힌 것은 물론이고 다툼 과정에서 칼을 들고 위협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배구계 인기 스타였던 둘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배구인 출신 어머니 김경희 씨의 비호 속에 안하무인 태도의 행동들을 일삼았다는 것.

심지어 이다영은 2018년 결혼해 가정을 이룬 뒤 이혼했는데, 이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고 전 남편에게 폭력을 일삼고 외도 의혹까지 일으켜 충격을 던져줬다.

흥국생명에서 방출되고 국가대표팀에서 무기한 출전정지를 받은 이들은 그리스 PAOK로 이적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팀에서 무단 이탈했던 조송화는 팬들의 공분을 사며 IBK기업은행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사진=스포츠Q DB]

 

남자배구 국가대표 정지석(26·인천 대한항공)도 데이트 폭력과 불법 촬영 혐의를 받아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 기소 유예로 일단락되기는 했으나 팬들은 돌아온 그를 향해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조송화(28)-김사니(40) 항명 논란도 떠들썩했다. 지난달 여자프로배구 화성 IBK기업은행 조송화가 팀을 무단 이탈하며 또 다른 이슈를 키웠다. 서남원 전 감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방법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김사니 전 코치와 뜻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단은 서 감독을 경질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배구팬들은 분노했고 배구계 내에서도 김사니와 조송화를 향한 비판 여론이 커졌다. 감독과 코치, 선수간 지켜야 할 기본적 예의 등에서 어긋난 행동에 팬들은 크게 분노했다. 김사니를 감독에 올리기 위한 큰 그림이었다는 판단과 함께 여론은 더욱 악화됐고 감독대행으로 올라서 성난 민심을 마주한 김사니는 결국 눈물의 자진 사퇴를 해야했다. 

IBK기업은행은 조송화에 대해 방출 조치를 내렸으나 여전히 문제는 진행 중이다. 잔여 연봉 문제 등 계약 해지 과정을 두고 조송화도 법적 대응에 나서며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동료들을 헐뜯으며 조직력을 해친 심석희는 국가대표 2개월 자격 정지 징계로 2022 베이징 올림픽 출전이 힘들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쇼트트랙 영웅으로 추앙받던 심석희(24)도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인물 중 하나였다. 2014, 2018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리스트 심석희는 과거부터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에 시달렸는데, 용기 있는 ‘미투(나도 당했다)’로 체육계에서 상징적인 인물로 떠오르며 많은 응원을 받았다.

그러나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를 헐뜯은 게 알려지며 그를 향한 여론은 180도 달라졌다. 심석희와 김아랑 등 함께 한 동료들을 비난하고 인신 공격을 일삼았다. 심석희는 당시 개인 종목에서 최민정과 충돌해 실격 처리됐는데, 고의성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고의충돌을 의심케 하는 대화가 있어 충격을 던져줬다.

2022 베이징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팀 케미스트리를 해친 심석희는 국가대표 2개월 자격정지를 받았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지만 사실상 올림픽 출전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한 팀으로서 좋은 호흡을 보이고 서로를 아껴주며 성장하는 장면은 스포츠의 또 다른 묘미다. 그러나 좋은 호흡을 보이기는커녕 헐뜯고 괴롭히며 논란을 키워 분노를 사는 일이 많았다. 나아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을 일삼으며 많은 이들의 혀를 차게 만들었다.

스포츠 내외에선 이들에 대한 단호한 징계는 물론이고 어릴 적부터 인성 발달을 위한 교육 등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다지만 같은 문제가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걸 깨달은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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