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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메달 기대주②] 매스스타트 정재원, '주연' 준비 마친 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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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메달 기대주②] 매스스타트 정재원, '주연' 준비 마친 페이스메이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1.20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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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대한체육회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 목표로 금메달 1∼2개, 종합순위 15위를 설정했다. 전통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예전보다 고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폐쇄적 운영으로 보이지 않는 여러 어려움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색을 가리지 않고 메달 전체로 범위를 확대하면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 기대주를 만나볼 수 있다. 알고 보면 더 재밌을 베이징 올림픽 앞서 스포츠Q(큐)에서 포디엄에 오를 후보들을 추려봤다. [편집자주]

스피드스케이팅 정재원(21·의정부시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배 이승훈(34·IHQ)이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딸 때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했다. 베이징 대회에선 둘의 역할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재원은 주연으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정재원은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메달 기대주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재원. [사진=연합뉴스]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경기 당시 빅토르 할트 토르프(덴마크)와 리비오 벵거(스위스)가 레이스 초반 갑자기 속력을 높여 다른 선수들과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위기감이 감도는 순간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막내 정재원이 2위 그룹에서 치고나갔다. 정재원은 2위 그룹 바람막이 역할을 자처했고, 1, 2위 그룹 격차는 더 벌어지지 않았다.

레이스 초반 힘을 쏟아낸 정재원은 체력이 떨어지면서 메달권에서 멀어졌지만, 2위 그룹에서 힘을 비축한 이승훈이 막판 스퍼트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궜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이승훈은 정재원의 손을 번쩍 들며 공을 치하했다.

정재원의 희생으로 한국은 금메달을 추가했다. 하지만 대회가 끝난 뒤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관한 의견이 분분했다. 어린 선수를 희생양 삼았다는 지적이 따랐다.

당시 동북고에 재학 중이던 정재원은 "내겐 상처가 아닌 경험으로 남았던 순간"이라며 비판에 반박했지만, 부정적인 시선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매스스타트 페이스메이커, 여자 팀 추월 왕따 주행 등 각종 논란을 빚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강도 높은 감사를 받고 관리단체에 지정되기도 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정재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꾸준히 훈련에 집중하며 한국 매스스타트 간판으로 성장했다.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대회와 4대륙 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2위에 올랐고, 월드컵 6차대회 파이널에선 명승부 끝에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2021시즌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엔 각종 국제대회에서 다시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며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변수가 많은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월드컵 3차대회 매스스타트에서 4위, 4차대회에서 6위를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평창 올림픽 당시 이승훈(오른쪽)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건 정재원의 페이스메이커 및 바람막이 역할이 주효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재원(왼쪽)과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도 팀 추월과 매스스타트에 동반 출격한다. [사진=연합뉴스]

정재원은 올 시즌 세계랭킹 4위다. 이승훈(5위)과 함께 올림픽 출전권을 무난하게 획득했다. 이번 대회 매스스타트 메달 후보로 통한다. 평창에선 조력자였지만, 베이징에선 주인공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재원은 월드컵 1~4차대회 6차례 경기에서 5번이나 이승훈보다 먼저 들어왔다.

정재원은 "최근 매스스타트는 초반부터 속력을 내는 선수가 많아 후미 그룹에 있는 선수 한 명이 선두 그룹을 따라가는 페이스메이커 역할 의미가 희미해졌다"며 "지금은 초반부터 긴장하며 경기를 펼쳐야 한다. 올림픽에선 레이스 초반부터 모든 선수를 견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훈은 "아직 전략에 관해 (정)재원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며 "올림픽 상황을 보고 어떤 레이스를 펼칠지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갈성렬 SBS 빙속 해설위원은 "정재원은 국제대회에서 세계 최고 기량을 증명한 선수"라며 "다만 최근 매스스타트는 메달 후보로 꼽히지 않은 선수들이 변칙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르트 스빙스(1위·벨기에), 안드레아 지오바니(3위·이탈리아), 조이 만티아(8위·미국) 등 기존 강자들만 견제하는 게 아니라 다각도로 경기 흐름을 파악하고 빠른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재원과 이승훈은 팀 추월 종목에서도 호흡을 맞춘다. 김민석(성남시청)까지 평창 멤버 그대로 유지됐다. 이승훈은 "현재 내 기량은 평창 때보다 떨어졌지만, (김)민석이의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고, (정)재원이의 기량도 좋다"며 "평창 올림픽보다는 어렵겠지만, 최선을 다해 메달 획득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선 평창 올림픽 매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 김보름이 다시 금빛 질주를 꿈꾸고 있다. 

김보름은 당시 팀 추월 종목에서 불거진 동료 '노선영 왕따' 논란과 인터뷰 태도가 도마 위에 올라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노선영과는 여전히 사실관계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당시 여론의 비난을 받은 뒤 억울함을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기도 했던 그는 차분하게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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