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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이다현, 프로배구가 원한 바로 그 스타성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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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이다현, 프로배구가 원한 바로 그 스타성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1.23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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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이다현(21·수원 현대건설)이 프로배구 올스타전을 그야말로 씹어먹었다.

올스타전은 평소에는 볼 수 없던 선수들의 끼를 발견할 수 있어 가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에서 최고의 끼를 발휘한 주인공은 단연 이다현이었다.

이다현은 1세트 여자부 경기에서 본인의 득점 여부와 상관 없이 팀이 점수를 낼 때마다 좌중을 휘어잡는 춤 실력을 뽐냈다. 이다현은 박진영과 선미의 'When We Disco'를 시작으로 박재범의 'All I Wanna Do' 등 여러 곡에 몸을 맡겼다.

이다현은 1세트 쉴 새 없이 세리머니를 했다.
본인 득점 여부와 상관 없이 세리머니를 펼쳐 분위기를 띄웠다.

정지윤, 황민경, 이주아 등 팀원들은 물론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코트로 불러와 군무를 맞췄다. '네 세리머니도 내 세리머니'라는 듯 쉴 새 없이 춤을 췄다. 3년 전 마지막으로 열린 올스타전까지 이재영·다영(PAOK 테살로니키) 쌍둥이가 주로 잔치 흥을 올리는 역할을 했다면 이날은 이다현이 작정하고 끼를 보여줬고, 결국 세리머니상까지 수상했다.

이다현은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데뷔한 이래 양효진 뒤를 잇는 정통 미들 블로커(센터)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 두 시즌 차츰 출전시간을 늘렸고, 지난해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부름을 받고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해 국제무대에서도 잠재력을 보여줬다. 올해는 소속팀 주전으로 도약, 현대건설의 압도적인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배구인 2세 다운 실력에 노력파로 알려진 그는 수려한 외모까지 갖춰 인기를 키워가고 있다. 이날 스타성을 제대로 입증하며 자신이 왜 차세대 스타인지 알렸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과 사전에 댄스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단짝인 1년 선배 정지윤과도 호흡을 맞췄다.
역시 1년 선배인 이주아도 이다현의 파트너 중 하나였다.

경기 뒤 만난 이다현은 "세리머니상을 노렸다. (양)효진 언니도 당부도 있었고, 가장 나이가 어린 축이기 때문에 이왕 하는 거 잘 하자는 생각이었다. 한번이 어렵지, 이미 한번 했으니까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계속 출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차분한 플레이 덕에 팬들 사이에서 '수원 이영애'로 통하는 그는 이날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팬들을 놀라게 하는 게 목표였다. 진짜 성격은 오늘과 평상 시 경기 사이 그 중간이 아닐까 싶다. 거울 보고 준비한 건 아니고, 또래 선수들이랑 놀 때 힙합 음악에 맞춰 춤추고 놀기도 한다. 표정을 깔고 가야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다. 외국 친구들이랑 많이 놀아서인지 흥을 배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다현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좌중을 압도했지만 함께한 댄스 파트너 정지윤과 강 감독은 부끄러움에 진땀을 뺐다고. 이다현은 "내가 득점하면 감독님과 함께 춤을 추기로 약속했는데, 긴장해서 밥도 못 드신 감독님께서 나를 교체 투입하려고 하지를 않으셨다. 그래서 내가 언니들 말을 듣고 스스로 교체해 코트로 들어갔다"고 해 취재진을 웃음짓게 했다.

그는 끝으로 "올스타에 뽑힌 게 여러모로 영광이다. 오늘 이렇게 해 버려서 앞으로 부담스러울 것 같기는 한데, 팬들이나 관계자분들이 뽑아주신 것이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계속 보여주고 싶다"면서 "매사 열정이 넘치는 편이다. 올스타전도 열정 넘치게 했더니 운이 따른 것 같다. 이제 정말 중요한 경기들이 남았으니 웃음기 빼고 진지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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