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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버린 선수들? 김포FC, 명확한 팀 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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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버린 선수들? 김포FC, 명확한 팀 컬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1.24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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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고정운 김포FC 감독은 자신의 제자들을 '버려진 선수들'이라고 표현했다. 기존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만큼 간절하고, 배고픈 선수들이 모였다. 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열심히'를 넘어 '처절하게' 뛰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고정운 감독은 24일 경남 남해 스포츠파크호텔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K리그(프로축구) 전지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서 "올해 새로 합류하는 팀인 만큼 큰 부담은 없다. 우리 나름대로 잘 준비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김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3부리그 격 K3리그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한 김포는 법인화 1년 만에 한국프로축구연맹 승인을 얻어 올해부터 K리그에 막내로 참가한다.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이 과거 5부 격이었던 K4리그 베이직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위로 올라왔다. 

지난 시즌 우승 멤버 14명이 남았고, 이제 프로 출신 새로운 선수들을 수혈해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고정운 감독 표현을 빌리자면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골키퍼 이상욱도, 새로 영입한 미드필더 구본상도 과거 프로에 몸 담았지만 결국은 '버려진' 선수들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고정운 김포FC 감독이 헝그리 정신을 강조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고정운 감독은 그 헝그리 정신이 외인구단 김포의 팀 컬러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고 감독은 "타 구단에 선택 받지 못한, 배고픈 선수들이 모여있다. 채찍질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면 반등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K리그1·2를 경험했던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기량에선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채워준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전술적으로는 기술보다 활동량에 초점을 맞춘다. 상대적으로 기술이 떨어지는 만큼 활동량과 체력으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게 큰 틀이다. 많이 뛰는 축구로 나머지 팀을 괴롭혀보겠다고.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할 외국인선수라 할 지라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고 감독은 "외인이라도 내 전술에 부합하지 않으면 못 뛴다. 기술 있는 선수보다는 90분 내내 뛰면서 공수에 모두 관여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포가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마루오카 미츠루(일본)를 예로 들었다. 과거 도르트문트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에 데뷔할 만큼 재능을 높이 평가받았던 미드필더. 일본 출신 특유의 기술을 갖춘 데다 공을 뺏긴 뒤 보여주는 압박 등 적극성도 좋아 고 감독 눈에 들었다. 여기에 브라질 출신 외인 공격수가 입국해 자가격리 중인데, 그 역시 많이 뛰지 않는다면 경기에 나설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 삼성, 수원FC를 거친 골키퍼 이상욱은 지난 시즌 K3리그 최소실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누구보다 간절한 건 선수들. 지난해 주장을 맡아 최소실점 우승을 견인한 골키퍼 이상욱 역시 2018시즌 수원FC에서 뛴 것을 끝으로 프로를 잠시 떠나있었다. 올해 4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다.  

이상욱은 "제일 막내 팀으로 시작한다. 전부 똘똘 뭉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부담 없이 뛰면서도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경험 많은 선수, 잠재력 많은 선수도 많아 잘 어우러지면 지난해 못잖게 좋은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해 울산 현대를 거쳐 FC안양,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뛴 베테랑 미드필더 구본상도 뜻을 같이 했다. "전 소속팀 대전에선 스스로도 실패했다고 인정한다. 다시 도전하고 싶었고,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다. '도전자'라는 이 팀 콘셉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왔다. 고참이지만 후배들을 위해 더 희생하고, 솔선수범해 좋은 귀감이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간절한 친구들이고, 배고픈 선수들이다. 어느 팀과 붙어도 쉽지 않다는 걸 보여주면 자연스레 승점도 쌓일 거라고 믿는다. 지난 시즌 선수가 경기를 뛰지 못하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선수로서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 대전에서 1경기 출전한 게 전부인 구본상도 심기일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고정운 감독이 선수들의 잠재력을 확신하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K3리그에서 스스로도 제자들의 성장에 놀랐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시즌을 시작하면서 우리 선수들이 이렇게나 변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인프라가 조금씩 더 좋아졌다. 프로화 가능성이 열리자 동기 부여로 작용했다. 우리 팀에는 시즌 베스트일레븐에 든 선수도, 득점이나 도움 톱5에 드는 선수도 없었다. 전 선수가 간절했고, 그게 팀 정신으로 자리잡았다"고 힘줬다.

김포는 홈구장 솔터축구장 관람석을 5000석 규모로 증설해 시민들에게 K리그의 수준 높은 축구를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고정운 감독은 "물러서는 축구는 하지 않을 거다. 지더라도 공격적이고 재밌는 축구를 보여줄 생각이니 축구에 목 마른 김포 시민들께서 많이 오셔서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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