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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이 완성한 벤투호 '플랜B'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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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이 완성한 벤투호 '플랜B'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1.28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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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명단에서 탈락한 조규성(24·김천 상무)이 '벤투호' 황태자로 거듭났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 9부능선을 넘었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레바논 시돈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로써 5승 2무(승점 17) 무패행진을 달렸다. 이날 이라크를 1-0으로 꺾고 아시아에서 개최국 카타르 다음으로 가장 먼저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이란(승점 19·6승 1무)에 이은 그룹 2위를 유지했다. 

3경기 남은 가운데 한국과 3위 아랍에미리트(UAE) 간 승점 차는 8. 설 연휴 기간인 내달 1일 오후 11시 시작되는 시리아전에서 이기면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0연속 및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다.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튼) 두 프리미어리거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파울루 벤투 감독은 '플랜 B'를 가동했다. 최근 중용하고 있는 장신(188㎝) 스트라이커 조규성이 최전방에서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재성(마인츠)과 권창훈(김천)이 측면, 황인범(루빈 카잔)과 정우영(알 사드)이 중원을 맡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조규성(왼쪽)이 파울루 벤투 감독의 전술적 유연성을 높여주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보통 원톱을 세우고 좌우에 이를 돕는 윙어 성향의 공격수를 배치한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모두 없는 상황에서 그는 4-1-3-2 전형을 들고나왔다. 과거 국내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몇 차례 실험했던 전술이며, 지난 21일 몰도바전에서 활용한 포메이션이기도 하다.

키가 크고 활동범위도 넓은 조규성이 있어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벤투호가 자랑하는 특유의 빌드업 축구를 구현하기 어려웠다. 상대적으로 한번에 전방으로 투입하는 다이렉트 패스 비중이 높아졌는데, 조규성이 제공권을 살려 포스트플레이를 펼쳤다.   

조규성은 장신이지만 2선 미드필더와 연계가 좋고, 좌우 측면으로 빠져드는 움직임도 많아 전형적인 타깃형 공격수는 아니다. 수시로 중원까지 내려와 공을 받아주고 침투하며 공격 전개에 관여했다. 벤투호에선 특히 수비 가담에서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시종일관 상대 수비를 강하게 압박하고, 때로 낮은 지역까지 내려와 수비를 도왔다.

조규성은 지난해 9월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이래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다. 특히 11월 2연전에선 황의조가 부상으로 결장했는데, 2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공수 양면에서 동료들을 위한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쳐 호평받았다. 골대를 몇 차례 때리는 등 득점 기회도 많이 만들며 공격수로서 본능도 보여줬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조규성이 레바논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조규성은 새해를 맞아 터키에서 열린 전훈 기간 열린 2차례 평가전에도 모두 선발로 나서 한 차례 골맛을 봤다. 몰도바전에선 김건희(수원 삼성)와 투톱을 형성, 플랜 B 중추 역할을 할 것임을 예고했는데 레바논전 결승골을 넣으며 승점 3을 안겼다.

이날 득점은 황의조와 조규성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측면으로 빠져 공을 받은 황의조가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순간적으로 골문으로 쇄도하는 조규성에게 정확히 배달했다. 조규성은 수비 뒤로 파고들어 몸을 던져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고 부임한 벤투 감독은 그동안 정말 많은 선수들을 실험했고, 이제는 4-2-3-1 혹은 4-3-3을 주 기반으로 하는 베스트일레븐 윤곽이 잡힌 상태다. 그런 와중에 원톱과 투톱을 가리지 않고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조규성의 등장은 벤투호의 전술적 유연성을 높여준다.

통상 골키퍼 3명을 제외하고, 한 포지션당 2명씩 월드컵에 간다. 23세 이하(U-23) 대표팀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황의조가 와일드카드로 발탁되면서 정작 도쿄 올림픽에는 가지 못했던 조규성이 한 단계 위인 벤투호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 전역해 K리그1 챔피언 전북 현대로 돌아오는 그가 축구선수로서 꿈꿀 수 있는 최고의 무대 월드컵에도 한발짝 더 다가선 셈이다.

시리아전은 2월 1일 오후 11시 UAE 라쉬드 스타디움에서 중립경기로 펼쳐진다. 시리아의 피파랭킹은 86위로 한국(33위)보다 53계단 낮으며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5승 3무 1패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홈에서 열린 3차전에선 2-1로 이겼다. 벤투 감독이 원톱과 투톱 중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집중된다. tvN, 쿠팡플레이에서 생중계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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