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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이동경 정상빈, '뉴' 유럽파 전망은? [K리그 이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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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이동경 정상빈, '뉴' 유럽파 전망은? [K리그 이적시장]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2.0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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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프로축구) 이적시장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마감일은 3월 25일이지만 올 시즌 개막이 2월 19일인 만큼 23개 각 구단은 예년보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 하루라도 빨리 선수단 구성을 완료해 조직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와중에 설 연휴 기간 유럽 이적시장 마감과 맞물려 빅 사이닝 3건이 나왔다. 한국 축구 미래로 꼽히는 영건 3인방이 '유럽파' 타이틀을 획득했다. 

울산 현대의 1997년생 동갑내기 듀오 이동준과 이동경(이상 25)이 각각 헤르타 베를린과 샬케04에 입단하며 독일에 진출했다. 지난해 수원 삼성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정상빈(20)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 부름을 받았다.

이동준과 이동경은 지난해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고,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 구상에도 들어있는 2선 자원이다. 정상빈 역시 지난해 6월 월드컵 2차예선 때 소집돼 A매치에 데뷔하자마자 골을 기록하는 등 미래가 유망한 공격수로 통한다.

이동준이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으로 이적했다. [사진=헤르타 베를린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동준이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으로 이적했다. [사진=헤르타 베를린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동준은 헤르타 베를린과 2025년까지 계약했다. 등번호는 30. 이적료는 80만 유로(11억 원)로 알려졌다. 

2017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데뷔한 그는 2019시즌 K리그2(2부)에서 13골 7도움을 기록하고 승격을 이끌면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지난 시즌 울산으로 이적해 11골 4도움을 올리며 K리그1 베스트11에 들었다. 지난해 올림픽에서 빠른 발로 수비 뒷공간을 허물고 결정적인 위치에서 반칙을 유도하는 영리한 플레이로 주목받았다. A매치도 4경기 소화했다. 때에 따라 최전방에도 설 수 있는 득점력을 인정받은 자원이다.

헤르타 베를린은 2019~2020시즌을 기점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상위권을 노크하고 있다. 올 시즌 현재 분데스리가 18개 구단 중 13위를 달리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대항전 참가자격이 주어지는 7위에 랭크한 호펜하임(승점 31)과 승점 차는 9. 후반기 좀 더 힘을 낸다면 UEFA 주관 대회도 노려볼 수 있지만 자칫 미끄러지면 강등권 경쟁을 해야 하는 위치다.

헤르타는 5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보훔과 21라운드 홈경기를 치르는데, 이동준이 1월 터키 대표팀 전지훈련부터 시작해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 도중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독일에 다녀오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낸 터라 곧장 출전이 예상되진 않는다. 다만 즉시전력감으로 영입한 만큼 머지 않아 기회를 받을 거란 분석이다. 

유력한 경쟁자는 올 시즌 모든 대회 21경기에서 6골 1도움을 기록한 동갑내기 마르코 리히터. 스테판 요베티치와 팀 내 최다득점자다. 주로 우측면에서 뛰는 만큼 포지션이 겹치지만 리히터가 왼쪽도 소화할 수 있어 이동준 적응 여부에 따라 공존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동경은 독일 명문으로 현재 분데스리가2에 있는 샬케04에 입단했다. [사진=샬케04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동경은 독일 명문으로 현재 분데스리가2에 있는 샬케04에 입단했다. [사진=샬케04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동경은 자신에게 오래도록 러브콜을 보냈던 샬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우선 반년 임대된 뒤 완전 이적하는 옵션이다. 이적료는 100만 유로(13억7000만 원) 아래로 추정된다. 지난 시즌 33년 만에 강등된 샬케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2(2부) 4위(승점 34)로 곧장 승격에 도전하고 있다. 1위 다름슈타트(승점 39)와 격차는 승점 5에 불과하다. 분데스리가2에선 2위까지 다이렉트 승격하고, 3위는 플레이오프(PO)를 거친다.

이동경 역시 김학범 전 감독과 벤투 감독의 총애를 받아왔다. 올림픽 대표팀 간판으로 활약했고, 도쿄 올림픽 8강 멕시코전에서 멀티골을 작렬하며 전 세계에 자신의 왼발 킥력을 뽐냈다. 울산 유스 출신 성골로 지난 시즌에도 6골 3도움을 생산하며 플레이메이커 역량을 보여줬다. 

이미 수년 전부터 포르투갈, 독일, 미국 구단의 관심을 끌었다. 2021시즌 잔류한 그는 새 시즌 앞서 이적을 돕겠다는 울산의 약속을 받았고, 벤투 감독이 소집기간 중 메디컬 테스트에 응하는 걸 도와 유럽행이 성사됐다. 

샬케는 우치다 아스토 등 일본 선수들이 뛴 바 있어 아시아 선수 영입으로 효과를 본 바 있는 구단이다. 현재도 일본 대표팀 센터백 이타쿠라 고가 수비진에 자리하고 있다. 오랫동안 이동경을 원한 만큼 역시 조만간 기회를 얻을 수 거란 낙관이 따른다. 주로 3-5-2 전형을 쓰는데 이동경은 중앙과 측면에 모두 설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기존 주전 도미니크 드렉슬러, 로드리고 잘라자르와 차별되는 장점을 보여줘야 한다.

코리안리거 최연소 EPL 진출 역사를 새로 쓴 정상빈. 그라스호퍼로 임대돼 1시즌 반 활약할 예정이다. [사진=그라스호퍼 공식 홈페이지 캡처]
코리안리거 최연소 EPL 진출 역사를 새로 쓴 정상빈. 그라스호퍼로 임대돼 1시즌 반 활약할 예정이다. [사진=그라스호퍼 공식 홈페이지 캡처]

울버햄튼에 입단한 정상빈은 곧장 그라스호퍼(스위스)로 1년 6개월 임대된다. 최근 강화된 EPL 취업비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터라 우선 스위스에서 적응기를 갖는다.

만 19세 11개월 나이로 EPL에 입성하면서 지난 2011년 선덜랜드로 직행한 지동원(FC서울)의 최연소 진출기록(20세 1개월)을 경신했다. 친정팀에 이적료 수익 120만 유로(16억 원)를 안겼다. 2010년 이후 K리그에서 유럽에 진출한 한국인 공격수 중 최고 액수다.

수원 유스 매탄고 출신 정상빈은 2020년 준프로 계약을 맺은 후 고교생 신분으로는 처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빠른 돌파와 결정력을 자랑하며 '매탄소년단' 신드롬 중심에 섰다. 지난 시즌 6골 2도움을 기록하며 수원의 초반 돌풍을 이끌었다. 지난해부터 유럽 복수 구단 제의를 받았는데, EPL 구단 제안에 수원 측에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이적을 허용했다.

키 173㎝로 체격이 크진 않지만 무게 중심이 낮은 데다 발도 빠르고 동료와 연계, 마무리 능력 등 축구 센스가 좋은 타입으로 통한다. 일찌감치 월반해 A대표팀에도 발탁될 만큼 잠재력을 인정받았기에 세계 14위 리그 스위스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유럽 연착륙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울버햄튼 소속 선배 황희찬이 오스트리아 리그를 주름잡고 독일을 거쳐 잉글랜드에 입성했듯 차분히 출전시간을 쌓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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