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처음 도입된 혼성 계주에선 진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엔 무너진 자존심을 되살릴 기회를 잡았다. 대회 4일 차를 맞아 첫 메달 사냥 희망을 높인다.

한국은 7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부터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시작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ｍ와 남자 1000ｍ 준준결승에 나선다.

두 종목 모두 이미 예선을 마쳤고 이날 8강부터 결승까지 소화한다. 가장 기대감이 큰 종목이라고 평가하긴 어렵지만 ‘여제’ 최민정(24·성남시청)과 남자부 에이스 황대헌(23·강원도청)의 출격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인다.

두 종목 예선은 지난 5일 열렸다. 여자 500ｍ에선 최민정(성남시청)이 1위로 다음 라운드로 향하며 홀로 자존심을 지켰다. 세계랭킹 1위 이유빈(21·연세대)은 고배를 마셨다.

여자 500ｍ는 한국이 강세를 보이지 못했던 종목이다. 쇼트트랙 종목 중 가장 짧은 코스를 주행하는 만큼 폭발적인 스타트와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한 몸싸움 등이 필수적이고 이는 상대적으로 한국이 약한 부분이었다.

1998년 나가노 대회 전이경과 2014년 소치 대회 박승희가 따낸 동메달이 한국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현 최강자로 손꼽히는 수잔 슐팅(네덜란드)은 올림픽기록을 경신하며 1위로 통과했고 ‘나쁜손’으로 잘 알려진 판커신도 가뿐히 8강에 올랐다. 취춘위(이상 중국) 등이 모두 진출한 것도 최민정에겐 부담. 금빛 질주를 위해선 특히 혼성계주 4강에서 판정 수혜를 입으며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건 중국 선수들을 경계해야 한다.

남자 1000ｍ에선 황대헌, 이준서(22·한국체대), 박장혁(24·스포츠토토)이 총출동한다. 남자 1000ｍ는 한국이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종목. 8차례 올림픽에서 한국은 5개를 휩쓸었다. 다만 최근 성적은 저조하다. 소치 대회에서는 노메달, 4년 전 평창에선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에이스 황대헌은 예선에서 올림픽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세가 좋다. 혼성계주에서 불운이 겹치며 넘어졌던 박장혁도 이번엔 명예회복에 나선다는 각오로 절치부심하고 있다.

루지와 바이애슬론에선 귀화 선수들이 나란히 출격해 시선을 모은다. 평창 대회를 앞두고 귀화한 아일린 프리쉐(30·경기도청)는 루지 여자 1인승 1·2차 시기에 나선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공언한 프리쉐는 이날 1·2차 시기와 8일 3·4차 시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환히 웃으며 커리어를 마감하겠다는 각오다.

2019년 2월 월드컵 대회 도중 썰매가 트랙 벽과 충돌하며 뒤집어져 양 손뼈와 허리뼈, 꼬리뼈까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뒤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으나 자신을 받아준 한국을 위해 다시 한 번 올림픽을 준비했다. 몸 상태가 온전치는 않지만 후회없는 질주를 위해 가진 것을 모두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오후 8시 50분부터 레이스가 시작된다.

바이애슬론 여자 15㎞에선 김선수(33·전북체육회)와 함께 나서는 에카테리나 에바쿠모바(32·석정마크써밋)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에바쿠모바는 같은 종목 남자선수 랍신과 함께 평창 대회를 앞두고 러시아에서 넘어왔다.

러시아 청소년대표를 지내며 두각을 나타낸 에바쿠모바는 한국 바이애슬론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일념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베이징 설원을 누빈다. 오후 6시부터.

알파인 스키 여자 대회전에는 강영서(25·부산시체육회)와 김소희(26·하이원)가 중상위권 순위를 목표로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릴 레이스에 나선다.

아직까지 메달을 딴 건 총 18개국. 이날 성적에 따라 최대 10위권 진입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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