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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편파판정 외신반응, 한국만 화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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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편파판정 외신반응, 한국만 화난 게 아니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2.08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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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나온 편파판정 논란에 화가 난 건 한국뿐이 아니다. 각종 외신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7일 개최국 중국은 쇼트트랙 남자 1000m 금·은메달을 싹쓸이했다. 결승에 중국 선수가 3명이나 올랐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건 리우 샤오린 산도르(헝가리)였지만 그가 반칙으로 페널티를 받으면서 중국 런쯔웨이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마지막 코너를 지나 결승선으로 향하던 런쯔웨이와 산도르는 서로를 손으로 밀어내며 먼저 들어오기 위해 다퉜지만 산도르만 실격됐다. 경기 후 비디오판독이 시작되자 주먹을 쥐고 가슴 졸이던 산도르는 고개를 떨궜고, 북을 치는 시늉을 하며 마치 예정된 결과를 기다리기라도 하듯 들떠있던 중국 선수단은 기쁨에 환호했다.

준결승 1, 2조에선 편파성 판정으로 한국 선수들이 희생됐다. 황대헌(강원도청)이 1위, 이준서(한국체대)가 2위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했지만 반칙을 했다는 판정이 나왔고, 탈락한 한국 선수 대신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올랐다.

헝가리의 리우 샤오린 산도르가 페널티 판정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산도르와 런쯔웨이(오른쪽) 모두 서로를 밀었다. 먼저 손을 쓴 것 역시 런쯔웨이였기에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석연찮은 판정에 국내 지상파 3사 중계진은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안중현 코치 등 코칭스태프가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할 말을 잃은 선수들은 이날도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취재진을 상대하지 않고 빠져나갔다. 현재 국내외 많은 유명인들도 나서 SNS 등 채널을 통해 논란을 꼬집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를 결정했다.

미국 AP통신은 이날 "중국 런쯔웨이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우승했다"고 전했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결승전"이라면서 "산도르는 레이스 후반 선두를 달리던 런쯔웨이와 충돌했다. 런쯔웨이는 리우를 붙잡았다. 그런데 심판은 리우에게 페널티를 줬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혼돈의 1000m에서 런쯔웨이가 우승하면서 혼성계주에 이어 2관왕을 달성했다"며 "런쯔웨이와 리우는 팽팽한 접전을 펼쳤는데, 런쯔웨이가 리우를 잡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심판은 리우가 먼저 런쯔웨이에 닿았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했다"고 전했다. 

캐나다 야후 스포츠는 이튿날 "페널티 도움을 받은 중국의 두 번째 쇼트트랙 금메달이 혼돈과 더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며 "쇼트트랙이 대회 이틀째까지 논란의 온상이 됐다"고 평했다.

지금까지 쇼트트랙에서 메달 3개의 주인공이 결정됐다. 여자 500m에서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가 우승한 것을 제외하면 중국이 2000m 혼성계주와 남자 1000m 금메달을 챙겼다. 공교롭게 두 종목 모두 경쟁팀의 페널티 덕을 봤다.

비디오판독이 시작되자 금메달을 확신이라도 하듯 들떠있던 중국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앞서 5일 2000m 혼성계주에서 논란이 시작됐다. 중국은 준결승에서 3위에 머물러 결승 진출이 어려웠다. 하지만 터치 과정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미국이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동반 실격돼 어부지리로 결승에 올랐다. 중국 역시 레이스 중 주자들끼리 제대로 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에 대한 페널티는 없어 논란을 가중시켰다.

야후 스포츠는 "중국이 경쟁국 실격에 힘입어 금메달을 2개나 가져간 점이 SNS에서 논란을 불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표팀 맏형 곽윤기(고양시청)의 발언을 곁들였다.

곽윤기는 혼성계주 경기를 돌아보며 "터치가 안 된 상황에서 그대로 경기를 진행한 건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면서 "반대로 다른 나라가 그랬다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심 비판해 로이터 등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대회 전부터 한국 쇼트트랙은 베이징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따랐다. 중국은 2018 평창 대회에서 한국을 지휘한 김선태 감독을 영입하고 빅토르 안(안현수)을 코치로 데려오면서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힘을 주기도 했다. 판정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종목인 만큼 홈 텃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란 우려였는데, 현실이 된 꼴이다. 

곽윤기는 대회 앞서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 판정을 거론하며 “바람만 스쳐도 실격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 발언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중국 네티즌들의 욕설 메시지를 받았다.

중국 대표팀은 4년 전 평창에서 모든 국가 중 가장 많은 실격을 기록했다. 당시 중국 선수들은 심판이 한국에 유리한 판정을 했다고 공공연히 주장했다. 보복판정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선태 중국 감독은 혼성계주에서 나온 석연찮은 판정에 대한 질문에 "판정은 심판 몫"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 대표팀 맏형 곽윤기의 작심 비판에 외신이 주목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독일 여자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카타리나 알트하우스는 단체전에 개인전 때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나갔는데 실격 처리됐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스키점프 여자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카타리나 알트하우스(독일)는 개인전 때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단체전에 출전했는데 실격 처리됐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쇼트트랙뿐만 아니라 스키점프에서도 판정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금메달 유력 후보들이 대거 실격 처리되는 일이 벌어졌다. 7일 펼쳐진 스키점프 혼성 단체전에서 슬로베니아가 첫 금메달을 획득하고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이 2위, 캐나다가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외신 반응은 싸늘했다. 

AFP 통신은 '실격에 가려진 슬로베니아의 역사적인 스키 점프 금메달'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슬로베니아가 우승했지만 사상 초유의 실격 사태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로이터 역시 "실격 혼돈 속에 슬로베니아가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화두는 우승후보의 실격으로 세계 챔피언 독일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차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독일은 여자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카타리나 알트하우스의 실격으로 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알트하우스는 개인전 은메달을 땄을 때와 같은 옷을 입고 단체전에 나갔는데 '유니폼이 크다'는 이유로 어이 없게 실격 됐다.

호른가허 독일 감독은 유로스포츠를 통해 "우리는 실격 판정에 아무런 설명도 할 수 없었다”고 낙담했다. 그는 "알트하우스는 여자 노멀힐 경기에서 은메달을 땄을 때와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그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남자 개인 노멀힐 금메달리스트 고바야시 료우가 이끄는 일본도 타카나시 사라의 실격으로 결선에 나서지 못했다.

선수들도 어처구니 없는 판정에 경악했다. 실예 옵세트(노르웨이)는 "심판들이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유니폼을 측정했고 새로운 방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고, 마누엘 페트너(오스트리아) 역시 "무엇이 허용되고, 허용되지 않는지 알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올림픽이 초반부터 판정 시비로 얼룩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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