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소해준입니다. 저는 국가대표 선수들부터 유소년까지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며 그들의 멘탈 및 심리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본 칼럼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스포츠 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 또한 제가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답변만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소해준 칼럼니스트] 스포츠맨십. 스포츠를 하는 이들이 지켜야 할 행동양식을 뜻한다. 범주를 넓히면 스포츠 전 범위에 걸쳐 지켜야 하는 매너 혹은 에티켓을 포함한다. 스포츠맨십을 갖춰야 진정한 의미의 스포츠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어떠한가. 스포츠맨십에 입각한 정당한 경기라고 볼 수 있을까?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는 각각 조 1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당했다. 반면 판커신(중국)은 경기장에 깔린 블록 밀어 2위로 앞서던 캐나다 선수를 넘어지게 했지만 아무런 징계가 없었다.
첫 종목이었던 2000ｍ 혼성계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터치가 이뤄져야 레이스가 이어진다’(Relaying will be by touch)는 문구가 분명히 있음에도 선수간 터치없이 레이스를 펼친 중국이 페널티를 받지 않고 결승에 올랐고 결국 금메달을 가져갔다.
스키점프 남녀 혼성 단체전에서는 무려 4개국 5명이 실격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복장 규정 위반으로 경기를 뛰지 못한 것이다.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카타리나 알트하우스(독일)는 은메달을 땄던 타 대회 때 입었던 스키복을 그대로 입었는데 돌연 다른 방식으로 유니폼을 측정한 베이징에선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외신들도 "이런 무더기 실격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연맹, 선수, 코치, 심판, 주최국... 누가 맞고 틀리다 콕 집어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스포츠맨십이 제1 덕목이어야 마땅한 올림픽에서 언짢은 장면이 반복되는 작금의 사태를 그냥 넘기기는 더 어렵다. 오죽 답답하고 억울하면 ‘눈 뜨고 코 베이징’이라는 말이 퍼졌겠는가.
선수도 지도자도 종목별 연맹과 심판도 특히 개최국도 스포츠맨십을 상기하고 양심을 지키길 바란다. 스포츠맨십을 망각한 스포츠인들을 위해 한 번 더 언급한다.
스포츠맨십 구성요인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다양한 주장이 있는데 스포츠윤리학자 크레익 클리포드와 랜돌프 피젤의 제시가 가장 일반적이다. ▲ 상대편 존중하기 ▲ 자신의 팀과 팀 구성원 존중하기 ▲ 심판 존중하기 ▲ 선수 및 코치 존중하기 ▲ 스포츠 자체를 존중하기 등 5가지다.
이들은 스포츠맨십이 필요한 이유를 둘로 설명한다.
첫째, 스포츠맨십은 스포츠를 스포츠답게 만들어주는 가치를 내재하고 있다. 그렇기에 스포츠맨십이 구현되지 않는 스포츠는 본질에서 벗어나 스포츠라 부를 수 없다.
둘째, 스포츠맨십은 스포츠 참여자를 보다 인간답게 만들어준다. 인간은 전인적 측면이 충족되어야 정당하게 인간이라 불릴 수 있다. 스포츠맨십에 입각한 장면들은 이를 아름답게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스포츠맨십의 정의, 구성요소, 필요성을 살펴보았다. 스포츠맨십을 상실한 이들에 의해 변질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다. 진정한 스포츠인이라면 다시 한번 스포츠맨십에 대해 상기해보길 바란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말이다.
소해준 멘탈코치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중앙대학교 스포츠운동 심리 및 상담 박사수료
- 한국멘탈코칭센터 대표 멘탈코치
- 2019 K리그 전남드래곤즈 멘탈코치
- 2020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전임감독 필수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능력개발 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스포츠멘토링 스포츠심리 멘토
- 2021 전남도청, 전라남도체육회 카누팀 멘탈코치
- 2021~2022 부천하나원큐 농구팀 멘탈코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