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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거듭' 베이징올림픽, 선수들이 몸소 보여준 올림픽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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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거듭' 베이징올림픽, 선수들이 몸소 보여준 올림픽정신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2.08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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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쇼트트랙, 스키점프 등에서 일어난 판정 논란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2022 베이징 올림픽에도 몸소 올림픽 정신을 보여주는 선수들은 있다.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발휘하며 올림픽이 왜 전 세계인이 가치를 공유하는 지구촌 축제인지 다시금 깨닫게 한다.

노르웨이는 이 대회 바이애슬론 첫 금메달을 따냈는데, 이 과정에서 슬로베니아 팀의 올림픽 정신이 돋보였다.

지난 5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국립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혼성계주 경기에서 노르웨이는 1시간06분45초6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했다. 티릴 에코프, 마르테 올스부 로이젤란드(이상 여자), 타르제이 뵈, 요하네스 팅그네스 뵈(이상 남자)가 금메달 영예를 안았다.

[사진=EPA/연합뉴스]
노르웨이는 슬로베니아 팀 물리치료사의 도움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 [사진=EPA/연합뉴스]

은메달은 프랑스(1시간06분46초5), 동메달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1시간06분47초1) 몫으로 돌아갔다. 노르웨이와 격차는 모두 1초안팎이었다. 노르웨이는 혼성계주가 처음 도입된 2014년 소치 대회에 이어 이 종목 두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대회 은메달에 머물렀는데, 다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탈환했다.

혼성계주는 남자 2명, 여자 2명이 각각 6㎞씩 총 24㎞를 달리는 경기다. 사격은 선수마다 복사와 입사 5발씩 총 10발을 쏜다. 로이젤란드는 자신의 사격 순서 때 정확한 소총 사격을 위한 장치가 사라져 사격을 하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때 슬로베니아 스태프 울라 하프너가 눈 속에서 로이젤란드의 장치를 찾아 노르웨이 팀에 건넸고, 로이젤란드도 사격을 시작할 수 있었다. 

경쟁국이자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팀이 허무하게 순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상대를 향한 배려와 페어플레이 정신을 발휘한 것이다. 그렇게 사격에서 크게 지체되지 않은 덕에 노르웨이는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반면 슬로베니아는 20위에 머물렀다.

로이젤란드는 경기 후 "진정한 영웅은 슬로베니아 팀 물리치료사"라며 "덕분에 오늘 큰 꿈이 실현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암 투병을 끝내고 설원으로 복귀해 금메달을 목에 건 스노보드 맥스 패럿. [사진=AP/연합뉴스]

7일에는 스노보드에서 감동적인 이야기가 쓰였다.

맥스 패럿(캐나다)은 이날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스키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최고점 90.96을 기록, 88.70점을 얻은 쑤이밍(중국)을 제치고 우승했다.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 그는 가장 힘겨웠던 시간을 떠올렸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그는 그해 12월 림프계 암 일종인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암 진단을 받은 그는 이후 6개월 동안 총 12차례 화학요법 치료를 받았다.

그는 SNS에 투병기를 올리며 극복 의지를 드러냈다. "스노보드만 탈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던 그는 점점 꿈을 키워나갔고, 항암치료 속에 손실됐던 근육을 빠르게 회복해 복귀전이던 2019년 노르웨이 X 게임 빅에어에서 우승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패럿은 금메달 획득에 AP통신을 통해 "내가 생각해도 기적 같은 일"이라며 감격에 젖었다. NBC스포츠, AFP통신 등과 인터뷰에서 "정확히 3년 전 나는 병원에 누워 있었다. 근육은 손실됐고, 기력도 없었다"며 "내 인생 가장 힘겨운 시간이었다. 당시에는 내가 3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암을 이겨낸 그는 평창 대회 때보다 더 높은 곳에 섰으니 그야말로 인간승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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