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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 개최국, 중국 빼고 '위아더월드' [2022 베이징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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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 개최국, 중국 빼고 '위아더월드' [2022 베이징올림픽]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2.10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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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세계를 경악케 한 악질적 플레이와 그보다 더한 노골적 편파판정. 한국과 헝가리 등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됐고 그 수혜는 고스란히 중국에 돌아갔다.

‘벽(한계)을 넘어서겠다’고 절치부심하고 나선 9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황대헌(23·강원도청)은 압도적인 레이스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민들은 어느 때보다 맘 졸이며 그의 질주를 지켜봤고 함께 기뻐했다. 세계에서도 황대헌의 금빛 레이스에 주목했다. 중국의 집중견제를 극복하고 이뤄낸 통쾌한 결과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황대헌이 9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대헌은 지난 7일 1500m 준결승에서 감탄을 자아내는 인코스 추월로 1위를 차지하고도 남득 할 수 없는 판정으로 실격 처리됐다. 이를 악조건을 딛고 초반부터 치고 나가 왕성한 체력을 앞세워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힘겨운 상황에서도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황대헌에게 축전을 보냈다. “1000m의 억울함을 한방에 날려 보낸 쾌거”라며 “쇼트트랙은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보여줘 정말 고맙다. 눈부신 역주는 우리 모두 마음에 오래오래 남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억울한 판정에 특단의 대책을 세웠다고 말했던 황대헌은 허를 찌르는 전략으로 9명을 뒤로 하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신의 올림픽 첫 금메달.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선 황대헌은 “1000m 경기도 깔끔한 경기라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더 깔끔한 경기를 준비했다. 깔끔한 경기 중에 가장 깔끔하게 경기를 하는 것을 전략으로 세웠다”며 “판정은 심판의 몫이다. 깨끗하게 했지만, 깨끗하지 못했으니 그런 판정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한 수 배웠다. 더 깔끔하게 아무도 나에게 손을 대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성숙한 태도로 챔피언의 품격을 보여줬다.

앞서 편파판정에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던 배구여제 김연경과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을 비롯한 각종 셀럽들도 황대헌이 전한 낭보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황대헌의 금메달 소식에 함께 기뻐한 배구선수 김연경. [사진=김연경 인스타그램 캡처]

 

5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준서(한국체대)는 아쉬울 법한 상황에서도 미소를 지었는데 “한국이 1등을 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은메달을 목에 건 스티븐 뒤부아(캐나다)도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 가는 황대헌의 뒤만 쫓았는데 최고 성과를 냈다며 기뻐했고 황대헌의 역주에 박수를 보냈다.

해외에서도 극찬이 이어졌다. 미국 AP 통신은 “황대헌의 추격자가 보이지 않았다. 중국 쇼트트랙은 한국을 잡으려 했으나 단 한 명도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프랑스 로이터 통신은 “쇼트트랙 3번재 금메달을 노렸던 중국은 전원 탈락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자회견장에도 다수의 해외 매체 기자들이 찾아 황대헌에게 지난 경기의 판정 논란에 대한 생각과 이날 역주의 비결 등에 대해 물으며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단 한 나라 중국만은 조금 달랐다. 준결승에서 박장혁(스포츠토토)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런쯔웨이는 여전히 나쁜 버릇을 버리지 못했다. 박장혁이 인코스를 파고들어 추월하자 두 손을 들어올리며 심판에게 어필하는 행동을 보였다. 마치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안톤 오노(미국)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결과는 거침 없이 반칙을 일삼고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1000m 때와 달랐다. 앞서 아딜 갈리아흐메토프(카자흐스탄)을 팔로 가로막았던 것이 적발되며 페널티를 받았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중국 선수들의 과도한 반칙성 플레이와 편파 판정으로 인한 수혜를 돌아보지 못하고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한국의 태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황대헌의 흠 잡을 데 없는 역주에 대한 반응도 좋지만은 않았다. 중국 누리꾼들로 추정되는 이들은 경기 후 황대헌의 인스타그램에 몰려 들어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하는 손가락 표시를 사용했고 악담을 퍼부었다. 순식간에 댓글은 수백만 개로 불어났다. 현재는 댓글 작성이 막혀 있는 상태.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은 뒤돌아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한중국대사관 측은 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판정 논란과 관련해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이 중국 정부에 대해 날을 세운 것에 대해 “엄중한 우려와 엄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중국 정부와 베이징 올림픽 전체에 화살을 돌리고 심지어 반중 정서를 부추기며 양국 국민의 감정을 악화시켰고 중국 네티즌들의 반격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중국은 앞서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고 나와 자신들의 전통 의상인 것처럼 연출을 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한국의 반발 여론이 거세졌을 때도 “이러한 전통문화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조선족의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더불어 선수들의 비신사적인 반칙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고 판정 논란의 수혜를 잔뜩 입은 뒤에 불만을 나타내는 한국의 태도에 우려를 표하는 것은 기도 차지 않는 적반하장의 태도다.

“중국은 중한 관계와 양국 국민 간의 우호적 감정을 촉진하기 위해 계속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며 “중국은 한국이 중국과 함께 마주보고 나아가기를 바라며 그럴 것을 믿는다”는 말의 진정성이 느껴질 리 없는 이유다.

오히려 변하지 않는 중국의 태도는 남은 쇼트트랙 일정에서도 험난한 여정을 걱정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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