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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여자계주, 인터뷰 세리머니까지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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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여자계주, 인터뷰 세리머니까지 '완벽'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2.15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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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합작한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4인방 김아랑(27·고양시청), 최민정(24·성남시청), 이유빈(21·연세대), 서휘민(20·고려대)이 시상식까지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극적인 준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그동안 함께 땀 흘렸지만 본선에 함께하지 못한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더니 공식 시상식에선 의미 있는 세리머니로 감동을 전했다.

계주 2위를 차지하며 한국 선수단에 5번째 메달을 안긴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4인방은 14일 중국 베이징 메달 플라자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메달 수여식에서 슬로 모션 세리머니를 펼쳤다. 

천천히 느릿한 동작으로 단상 위에 올라갔다. 이후 4명 각자 다른 모양으로 하트를 그린 뒤 환하게 웃었다. 최민정은 주머니에서, 김아랑은 하늘에서 하트를 따왔다. 이유빈은 자신의 얼굴로, 서휘민은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고국의 팬들에게 건네듯 쭉 뻗어보였다.

세리머니에 어떤 의미가 담겼을까.

[사진=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은메달을 합작한 4인방의 하트 세리머니가 인상적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단상에는 슬로 모션으로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민정은 "우리가 비록 준비는 늦었지만, 결국 시상대에 올랐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며 "하트를 만든 건 그동안 받은 관심과 사랑을 돌려드리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지난달 올림픽 엔트리 제출 직전까지 출전 명단을 5인을 확정하지 못한 채 어수선한 상황에서 훈련했다. 동료 험담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심석희(서울시청)가 법적 대응에 나서고, 월드컵 시리즈 도중 발목 골절 부상으로 이탈한 김지유(경기일반) 역시 올림픽 출전 의지를 드러내면서 끝까지 기다려야 했다. 결국 심석희는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발목에 철심이 박힌 상태에서도 끝까지 출전 의지를 보였던 김지유도 출전이 좌절됐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5명의 멤버가 확정됐다. 대표 선발전을 각각 1, 3위로 통과한 심석희와 김지유의 이탈로 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 출전 멤버에 큰 폭의 변화가 따랐다. 선발전 6, 7위로 마친 서휘민, 박지윤(한국체대)이 올림픽 단체전에 출전하게 됐다. 4위 이유빈, 5위 김아랑이 개인전 멤버로 합류했다.

동료들 몫을 대신하게 된 선수들은 무거운 마음을 안고 베이징행 비행기에 올랐다. 특히 계주의 경우 올림픽이 개최되는 시즌 선발전을 통과한 선수들이 통상 1년 가까이 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통해 호흡을 맞춘 뒤 본선에 나섰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5명이 합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더구나 계주에서 앞서 7차례 대회 중 6차례나 우승한 만큼 최강 지위를 지키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목표로 했던 올림픽 3연패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결승에서 4위까지 처졌던 한국은 3바퀴를 남기고 한 단계씩 위로 올라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사진=연합뉴스]
우여곡절을 딛고 시상대에 선 4인방은 준비과정에서 함께 땀흘렸던 동료들을 잊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올림픽 본선에서 계주는 준결승과 결승만 치러진다. 이번 대회에선 5명 중 기량이 상대적으로 좋은 최민정, 이유빈, 김아랑, 서휘민 4명만 출전했다. 실제로 준결승에서도 결승에서도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준결승에선 마지막 주자 최민정의 막판 스퍼트 덕에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막내 박지윤은 결국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고, 출전하지 않은 선수는 메달을 수여하지 않는다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따라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계주 일정을 마친 뒤 4인방은 김지유와 서휘민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온 선수들은 둘에 관한 질문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유빈은 "박지윤과 훈련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은메달을 함께 걸지 못해 미안하다. 고생 많았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지유와 함께 베이징에 오지 못해 아쉽다"며 "김지유도 우리와 함께 오랜 기간 고생을 많이 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맏언니 김아랑은 경기에 뛰지 못한 채 대기만 하다 첫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 짓게 된 박지윤에게 "다음에 잘하는 언니들과 다시 와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그가 MBC와 인터뷰에서 전한 메시지에도 울림이 있다. "'연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일 때 더 높이 난다'는 말처럼 우리가 힘든 상황에서 흔들리는 바람을 맞으면서, 더 단단해졌기 때문에 이런 좋은 성적이 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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