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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떠는 올스타들, 프로농구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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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떠는 올스타들, 프로농구는 어디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2.1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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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9만443명.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다. 전일에 비해 3만 명 이상 증가했다. 프로농구라고 급격한 증가세를 피해갈 수는 없다.

수원 KT에선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5명이 추가 확진돼 총 8명이 됐고 안양 KGC인삼공사에선 선수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이탈해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두 팀의 맞대결을 비롯해 3경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자신들이 보호받지 못한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 SK 최준용은 15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을 마친 뒤 인스타그램을 통해 불안을 호소했다. [사진=KBL 제공]

 

올 시즌 확진자는 선수 36명과 관계자 10명 등 총 46명.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건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유일하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서울 SK에선 이미 복수 선수가 코로나에 걸려 결장 중이고 울산 현대모비스에선 이날 PCR 검사로 2명, 신속항원 검사로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6명이 재검사 대상자로 분류됐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KT, KGC인삼공사와 최근 경기를 치러 추가적인 전파도 우려되는 상황인데 나머지 인원이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는 이유로 이날 SK전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심지어 현대모비스는 재검사 대상자 대부분이 PCR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던 사례를 제시하며 경기 연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SK는 15연승을 거두며 선두를 굳게 지켰으나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경기 후 현대모비스 재검사 대상자 6명 중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이 경기에 뛰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심지어 경기 전 양 구단이 마스크 착용 가능 여부를 문의했으나 결국 양 팀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 연맹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마스크 착용이 경기에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답했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확진자와 함께 마스크를 착용하지도 않은 채 경기를 뛴 셈이 됐다. 더구나 KBL 자체 코로나19 매뉴얼엔 ‘선수단 전원 검사 음성 판정 이전까지 훈련 및 경기 참가 불가’라고 명시돼 있는데, 재검 대상자로 분류된 선수를 경기에 참가시킨 건 비판 받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SK 선수단 전원은 이날 오전 PCR검사를 받아야 했다.

[사진=최준용 인스타그램 캡처]
최준용은 KBL에 선수들 보호를 요청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최준용 인스타그램 캡처]

 

경기를 치른 최준용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글을 남겼다. “KBL 관계자분들 선수들 보호는 없나? 저희 선수들도 다 가족이 있고 소중한 주변 사람들이 있다.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은 보호 안해주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코로나 걸려서 선수들 다 아파하고 힘들어하는데 그냥 진행시키고 나몰라라 하고 걸리면 그냥 걸리는건가. 이렇게하다가 정말 희생자가 한 명 나와야 그때 대처하실거냐. 제발 선수 보호 좀 해달라. 진짜 제발 좀. 시즌이고 대표팀이고 제발 선수들 목소리 좀 들어달라. 선수들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같은팀 김선형과 올스타 투표 1위 허웅(원주 DB), 그 동생 허훈(KT)까지 대열에 합류했다. “이게 맞는거냐”, “도대체 무슨 생각인 것이냐”, “KBL 선수들 좀 보호해달라”며 읍소했고 팬들도 KBL 공식 SNS 등에 ‘#kbl우리선수들을지켜주세요’와 같은 해시태그 운동을 펼치며 힘을 동조하고 있다.

KBL도 리그 중단을 고려치 않았던 기준은 있다. “신속 항원 또는 PCR 검사 양성이 나오면 정부의 방역지침과 자체 대응 매뉴얼 등에 따라 후속 조치를 한 뒤 경기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양성 판정자 또는 확진자를 제외하고 선수단 구성이 가능하면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

양 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없이 경기를 치른 SK(흰색 유니폼)와 현대모비스 선수단. [사진=KBL 제공]

 

이 기준에 따르면 팀당 최소 12명의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있으면 경기를 취소하지 않고 진행한다. 이에 따르면 KT, KGC처럼 집단 감염이 벌어지지 않은 팀은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더라도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멈춰서게 됐다. KBL은 이날 오전 추가적인 경기 일정 연기 소식을 전했다. “16~20일 열릴 예정이던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3경기를 연기한다”며 “이에 따라 당초 18일부터 3월 1일까지로 예정된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브레이크 기간이 사실상 앞당겨지게 됐다”고 전했다.

당분간 급한 불을 피해갈 수 있는 조치가 될 전망이다. 리그는 A매치 브레이크 이후인 다음달 2일부터 재개된다. 다만 조금 더 빠른 결정을 내렸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KBL은 이사회 등을 통해 연기된 경기 일정 조정을 포함한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선수들의 불만을 KBL에서도 잘 알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세는 정부에서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며 “선수들도 연맹에 잘 협조를 해주고 있는데 선수들 중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며 걱정이 커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연맹이 방관하거나 선수들을 사지로 모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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