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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노메달, 빛났던 투혼만큼 분명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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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노메달, 빛났던 투혼만큼 분명한 과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3.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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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선수단이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을 노메달로 마쳤다. 비록 메달은 없었지만 투혼만큼은 빛났다. 더불어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분명한 과제도 발견했다. 

지난 4일 개막한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은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개최국 중국이 금메달 18개(은 20·동 23)로 종합 1위를 차지했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와중에 대회에 출전한 우크라이나가 노르딕 스키에서 메달을 휩쓸며 2위(금 11·은 10·동 8)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어수선한 정세 가운데서도 각국 선수단은 스포츠 정신과 평화 그리고 화합이라는 가치 아래 연대하며 투혼을 발휘했다. 한국 선수단 역시 8년 만에 메달 하나 없이 마쳤지만 올림픽 정신을 발휘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선수단 목표는 동메달 2개였지만 포디엄에 오른 선수는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이번 대회 선수 31명과 임원 48명 등 79명을 파견, 6개 전 종목에 참가했으나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지만 이번에는 빈 손으로 돌아온다. 당초 동메달 2개를 얻어 종합 25위권 진입을 목표로 삼았지만 도달하지 못했다.

1992년 티뉴-알베르빌(프랑스) 대회부터 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한 한국은 2018년 평창 대회까지 꾸준히 참가해 통산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특히 안방 평창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6위를 기록,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번 대회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으나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냈다.

'철인' 신의현(창성건설)은 바이애슬론 3종목과 크로스컨트리스키 3종목 등 6종목에 출전해 약 57.5㎞를 완주했다. 2연패는 실패했지만 7종목에서 64㎞를 달렸던 평창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완주'에 성공했다. 모든 일정을 마친 뒤 "남은 인생, 그래도 이 나라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라며 눈물을 보여 보는 이들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사진=연합뉴스]
6종목에 출전해 약 57.5㎞를 완주한 신의현. [사진=연합뉴스]

알파인스키에선 베테랑 한상민(국민체육진흥공단)이 활강과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등 5종목 전 종목에 나섰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한국에 사상 첫 동계패럴림픽 메달을 안긴 그는 지난 토리노, 밴쿠버, 평창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연속 출전했다. 메달은 추가하지 못했지만 전 종목에 참가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4년 전 평창에서 동계패럴림픽 첫 동메달을 거머쥐었던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아쉽게 4위로 마쳤다. 밴쿠버 대회부터 팀을 이끈 이종경, 장동신, 장종호, 정승환(이상 강원도청) 등 '형님'들이 변함없이 팀 중심을 잡았다.

메달 기대주로도 꼽혔던 최사라(서울시장애인스키협회)는 알파인스키 시각장애 부문 대회전에서 11위, 회전에서 10위를 기록했다. 입상은 무산됐으나 앞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역시 패럴림픽에 데뷔한 스노보드 이제혁(서울시장애인체육회), 두 번째 패럴림픽을 마친 박수혁(대한장애인스키협회)도 4년 뒤 기량이 더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고승남, 백혜진, 정성훈, 장재혁, 윤은구로 이뤄진 휠체어컬링 대표팀 '팀 장윤정고백'도 젊은 피는 아니지만, 5명 모두 생애 첫 패럴림픽에 나서 11개 팀 중 6위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윤경선 선수단장, 박종철 총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포디엄에 오른 선수는 없었다. 점차 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나고 있다고는 하나 메달을 목표로 치열하게 준비해온 만큼 분명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고, 중국 현지에서 테스트 이벤트가 열리지 않는 등 대회 준비에 제약이 따르기도 했다. 아울러 국가대표팀 훈련 시스템과 종목별 선수 육성 제도 등을 전반적으로 돌아볼 필요성이 대두된다.

그간 한국 장애인체육 약점으로 꼽혀온 얕은 선수층과 고령화는 이번 대회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장애인체육 저변 확대 필요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미래를 위한 유망주 발굴에도 더 힘을 써야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 평균 연령은 37.8세다. 종합 우승한 중국(25세)과는 차이가 크다. 대회에 나선 전체 선수 560명 중 여성은 138명인데, 한국은 2명 뿐이기도 하다.

한민수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장애인아이스하키) 실업팀이 하나다 보니 국내에서 선의의 경쟁이 되지 않고 정체된 느낌이 있다. 또 하나의 실업팀이 생겨 많은 어린 선수가 발굴되고 좋은 환경에서 경쟁한다면 아이스하키 비전이 밝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어린 선수 발굴과 인프라 구축에 힘을 쓸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은 13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선수 발굴을 한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시스템에 있어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면서 "꿈나무 육성 사업의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경기력 향상 대책을 내놓겠다. 스포츠정책과학원과 훈련 방식 개혁 등을 위해 준비해 왔다. 2023년부터 새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력 강화를 위한 실업팀 창단 논의도 빠지지 않는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장을 맡은 윤경선 대한장애인컬링협회장은 실업팀 창단과 직장운동경기부 내 장애인 선수 처우 개선을 역설했다. "기업들이 장애인체육을 더 많이 후원하고,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연맹 회장을 맡거나 후원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에서 세제 혜택 등 제도도 강화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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