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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재림? '캡틴' 손흥민 선봉, 이란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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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재림? '캡틴' 손흥민 선봉, 이란 압도했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3.24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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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캡틴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 마치 13년 전 박지성을 연상시켰다. 다시 한 번 한국이 이란을 넘어 무패로 월드컵 본선에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봉엔 단연 주장 손흥민이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피파랭킹 21위, 아시아에서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란을 상대로 8경기 만에 승리를 따냈다. 7승 2무(승점 23)로 7승 1무 1패(승점22)의 이란을 따돌리고 조 1위로 올라섰다. 오는 29일 아랍에미리트(UAE)와 방문경기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현재 순위 그대로 예선 일정을 모두 마치게 된다.

2011년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한 이래 11년 동안 이란만 만나면 졸전 끝에 석패하기 일쑤였던 한국이 이번엔 이란을 압도했다. 간판 손흥민은 6만 홈 관중 앞에서 승리로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주장 손흥민이 결승골로 이란 격침에 앞장섰다.
주장 손흥민이 결승골로 이란 격침에 앞장섰다.

조 1위로 본선에 가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은 타레미, 자한바크시 등 핵심 공격수가 빠져 전력이 약화된 이란을 잡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황인범이 빠진 중앙 미드필더에 권창훈을 배치하는 공격적인 4-1-4-1 전형으로 승리 의지를 보여준 한국은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했다.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로 활로를 연 한국은 안정적인 빌드업으로 공격을 풀고, 공이 없을 때는 전방에서 강하게 압박하며 이란을 몰아붙였다. 

혈을 뚫은 건 손흥민이었다. 장거리 비행 후 시차적응도 채 끝나지 않은 탓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 몇차례 공을 잃어버리며 부진하던 그는 전반 추가시간 기어이 골망을 흔들었다. 

페널티박스 밖 먼 거리에서 공을 탈취한 뒤 수비 한 명을 벗기고 강력한 오른발 무회전 중거리 슛으로 이란 골키퍼 아미르 아비드 자데흐를 뚫어냈다. 골키퍼가 반응했지만 구질이 까다로워 아래로 뚝 떨어지면서 골라인을 통과했다.

이후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로 상암벌을 뜨겁게 달궜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도 손흥민은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일대일 찬스를 맞았다. 골키퍼 선방에 걸렸지만 한국은 이후 후반에도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주장 손흥민이 결승골로 이란 격침에 앞장섰다.
13년 전 박지성이 그랬듯 주장 손흥민이 이란과 2경기에서 모두 득점하면서 한국은 조 1위로 월드컵에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흥민은 피로를 잊은 듯 강하게 압박하고 순간적으로 속도를 올리며 위협을 가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는 동료들의 전의를 불러일으켰다. 후반 40분 자신이 얻어낸 코너킥을 처리하기 위해 코너 플랫으로 가면서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13년 전 2010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해버지' 박지성(은퇴)은 테헤란 원정과 서울 홈경기에서 모두 이란을 상대로 득점하며 한국의 최종예선 무패 월드컵 진출을 이끌었다. 손흥민 역시 이번 예선 기간 이란과 2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었다. 최종예선 6경기에서 4골을 작렬했다.

손흥민은 중계방송사 tvN과 인터뷰에서 "팬들 성원에 힘입어 승리할 수 있었고, 더 큰 점수 차로 승리하지 못해 아쉽다.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지만,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게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지 않나. 동료들이 도와줘 힘내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골키퍼가 막을 수도 있는 공이었는데, 전반 마치기 전 득점해 후반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항상 이란이 우리의 발목을 잡아 어려운 최종예선을 치렀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더 좋은 팀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아시아 상대들의 전력이 올라와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선수들의 희생이 있었고, 내가 주장일 때 이렇게 최종예선을 편하게 갈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직도 완벽한 모습은 아니다. 완벽해지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이제는 선수들이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마지막 1경기가 남은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목표다. 예전에 (박)지성이 형이 잘 한만큼 이 팀을 잘 이끌었으면 좋겠다. 정말 애정이 많이 가고, 받는 기대 속에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속팀 경기 끝나고 서울월드컵경기장 만원관중 앞에서 축구하는 장면만 생각했다. 평일 늦은 시간 이렇게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린다. 모두들 안전 귀가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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