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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석, 대한항공이 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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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석, 대한항공이 강한 이유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4.0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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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남자배구 정규리그 1위 인천 대한항공을 대표하는 스타는 많지만 올 시즌에는 특히 곽승석(34)의 존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공수 맹활약하며 팀의 통합우승 도전에서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한항공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의정부 KB손해보험과 2021~2022 프로배구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프전 1차전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4-26 25-22 25-23 25-15) 역전승을 거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시즌 포스트시즌(PS)은 일정이 축소됐다. 챔프전은 기존 5판3선승제에서 3판2선승제로 줄었다. 전통적으로 봄 배구 무대에선 1차전 승자가 시리즈를 제압하는 일이 많았던 만큼 대한항공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윙 스파이커(레프트) 곽승석은 이날 15점으로 팀 주공격수 링컨(31점)과 정지석(15점)을 도왔다. 놀라운 건 공격성공률이었다. 72.22%의 성공률로 득점을 냈으니 세터 한선수의 분배 부담을 덜어줬다. 가장 많은 서브 리시브(29회)를 받아내고, 디그도 13개 걷어올렸으니 공수 양면에서 만점을 줄 수 있다.

[사진=KOVO 제공]
곽승석이 대한항공에 챔프전 1차전 승리를 안겼다. [사진=KOVO 제공]

 

삼각편대가 고루 활약한 대한항공은 케이타 의존도가 높은 KB손보에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부터 흐름을 가져온 뒤로는 다시 내주지 않았다. 케이타는 27점을 쌓았지만 공격성공률은 48.21%로 평소보다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유효블로킹으로 케이타 공격 위력을 떨어뜨리고, 정확한 대각 예측 수비로 효율을 떨어뜨렸다.

불과 이틀 전 수원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PO) 승부를 벌인 데다 큰 경기 출전에 힘이 잔뜩 들어간 케이타는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점프도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반면 곽승석의 공격점유율은 17.48%로 정지석(21.36%)과 함께 외국인선수 링컨(45.63%)의 공격을 나눠 짊어졌다. 52.34%의 공격이 케이타에게 집중된 KB손보와 비교해 다양한 공격루트를 자랑했다. 

올 시즌 초 정지석이 불미스런 사건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이 링컨과 함께 또 다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임동혁을 동시에 기용할 수 있었던 건 수비가 안정적인 곽승석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다.

곽승석은 올 시즌 득점 15위(299점), 공격성공률 45.94%로 제3 공격수로서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수비 3위(리시브 7위, 디그 5위)로 궂은 일을 도맡았다. 우승팀을 가리는 이날 챔프전 1차전에선 공격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사진=KOVO 제공]
주로 조력자 역할을 하던 곽승석이 1차전 가장 빛나는 활약을 했다. [사진=KOVO 제공]

2010~2011시즌 앞서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이래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한 그는 늘 팀 핵심선수로 간주됐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동료들에게 돌아가는 일이 많았다. 가령 2017~2018시즌 챔프전 우승 당시에는 세터 한선수, 지난 시즌 통합우승 달성 때는 후배 레프트 정지석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올 시즌 MVP 집안 경쟁에선 곽승석이 한 발 앞서가는 셈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곽승석은 "한선수 선배가 다양한 공격을 시도하는 세터라 나도 훈련 때 후위 공격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런데 오늘은 특히 중요한 상황에서 내게 백어택을 자주 줬다"고 돌아봤다.

그는 "서브 리시브가 잘 됐을 때는 케이타의 공격을 막기 어렵다. 우리도 서브가 강한 만큼 상대 리시브 라인이 흔들렸을 때 3인 블로킹과 후위 수비 위치로 케이타를 막고자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웃었다.

곽승석은 또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런 생각은 해봤다. 그런데 내가 그 기회를 잡지 못한 것 같다"며 "개인상도 욕심 나지만, 일단 팀이 우승해야 다른 것도 따라온다. 마음처럼 되지 않겠지만, 7일 2차전에서 승리해 챔프전 우승을 빨리 확정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7일 적지 의정부체육관에서 챔프전 2차전을 벌인다. 2연속 통합우승까지 1승만 남겨두고 있다. 배구 팬들은 안다.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곽승석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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