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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레알마드리드, 숨길 수 없는 DNA [챔피언스리그 8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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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레알마드리드, 숨길 수 없는 DNA [챔피언스리그 8강]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4.1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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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안방에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역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달랐다.

레알 마드리드는 1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홈경기에서 첼시(잉글랜드)와 후반 45분까지 1·2차전 1-3, 합계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에 돌입했다.

추가 30분 혈투에서 웃은 건 레알이었다. 카림 벤제마의 결승골로 짜릿한 4강행을 확정지었다. 지난 시즌 4강 패배를 완벽히 설욕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13일 2021~2022 UEFA 챔피언스리그 4강행이 확정되자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원정 1차전에서 3-1로 앞서 손쉬운 4강행이 예상됐지만 경기 초반부터 고전했다. 첼시의 거세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전반 15분 첼시 메이슨 마운트가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때린 날카로운 오른발 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레알은 전반 유효슛 0개에 그쳤다.

후반 6분엔 안토니오 뤼디거의 헤더 골까지 들어가며 합계 3-3 동률. 그러나 후반 30분 티모 베르너의 화려한 돌파에 레알 수비진이 나뒹굴며 결국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난세의 영웅은 팀의 심장과도 같은 선수들이었다. 후반 35분 루카 모드리치가 왼쪽에서 올린 절묘한 아웃프론트 크로스가 호드리구의 발에 떨어졌고 논스톱 슛, 골로 연결됐다.

분위기를 살린 레알의 마침표는 벤제마가 찍었다. 연장 전반 6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띄운 공을 벤제마가 몸을 날리며 헤더, 첼시를 좌절케 했다.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작렬한 벤제마는 4강행까지 확정하며 물오른 골감각을 과시했다. 득점 1위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13골)을 1골 차로 쫓으며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다.

연장 전반 6분 몸을 날리는 헤더 골로 팀을 구해낸 벤제마(오른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레알은 2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행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엔 리버풀(잉글랜드)을 꺾었으나 4강에서 첼시에 덜미를 잡혔는데 이번엔 통쾌하게 앙갚음했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승자와 결승행을 두고 겨룬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최고의 순간을 보냈던 레알이다. 2018~2019시즌 그가 유벤투스로 향한 뒤부터 하락세를 타는 것처럼 보였다. 그 시즌 16강에서 이변을 일으켰던 아약스(네덜란드)에게 덜미를 잡히며 자존심을 구겼다.

다음 시즌 리그에서 정상에 섰으나 챔피언스리그에선 다시 한 번 16강에서 맨시티 앞에 고개를 숙였다. 호날두 없이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레알은 주축 선수들의 건재와 젊은 선수들의 성장 속 다시 명가의 자존심을 세웠다. 지난 시즌 리그 2위, 챔피언스리그 4강. 올 시즌엔 리그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고 위기 속에서도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리그 득점선두 벤제마(24골 11도움)는 물론이고 몰라보게 성장한 비니시우스(14골 7도움), 마르코 아센시오(8골 1도움) 등도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젠 호날두 없이 4년 만에 결승행, 나아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각오다. 과거의 챔피언스리그 DNA를 살려가고 있는 레알이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까.

비야레알 선수단이 16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대진표 반대편에선 이변이 발생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비야레알(스페인)을 잡아내지 못한 것. 1차전에서 0-1로 패한 뮌헨은 홈에서 1골 차 이상 승리해 4강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를 꿈꿨으나 1-1 무승부, 합계 1-2로 뒤져 고개를 떨궜다. 2019~2020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 2시즌 연속 8강 탈락.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서 정상에 선 ‘노란잠수함’ 비야레알은 2005~2006시즌 이후 16년 만에 대회 4강에 올라섰다. 당시 압도적인 면모를 보였던 아스날(잉글랜드)에 밀려 결승에 나서진 못했으나 이번엔 벤피카(포르투갈)-리버풀의 8강전 승자를 꺾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게 목표다.

1차전 때 21차례의 슛이 모두 골망을 흔들지 못해 챔피언스리그 31경기 만에 무득점에 그쳤던 뮌헨은 안방에서도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후반 7분 레반도프스키의 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듯 했지만 43분 사무엘 추쿠에제의 왼발슛에 고개를 숙였다.

득점 선두 레반도프스키의 여정도 막을 내리며 벤제마의 발 끝만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남은 8강 일정은 14일 오전 4시 동시에 진행된다. 맨시티는 홈에서 1-0 승리, 유리함을 안고 아틀레티코 원정으로 향한다. 리버풀은 원정에서 3-1로 이기며 벤피카를 안필드로 불러들인다. 1차전 결과만 놓고 보면 맨시티와 리버풀이 레알과 비야레알의 4강 상대가 될 가능성이 조금은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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