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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석 이어 최준용, 오리온 이대성 '절친록' 출사표는?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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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석 이어 최준용, 오리온 이대성 '절친록' 출사표는?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4.13 2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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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4강에서 최준용과 승부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분이 좋다.”

“가장 친한 장재석의 울산 현대모비스를 만나 특별하다”던 고양 오리온 이대성(32)이 또 한 번 ‘절친록’을 치른다. 이번엔 올 시즌 프로농구 국내 최우수선수(MVP) 서울 SK 최준용(28)이다.

이대성은 13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3점슛 4개 포함 22점을 올리며 팀에 89-81 승리를 이끌었다.

4위 현대모비스를 제압한 오리온은 3전 전승을 거두고 5년 만에 4강 PO로 향한다. 정규리그 우승팀 SK를 상대하게 된 이대성은 경계심이나 긴장감보다는 설렘을 나타냈다.

고양 오리온 이대성(오른쪽)이 13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6강 PO 3차전에서 22득점하며 팀을 4강에 올려놨다. [사진=KBL 제공]

 

오리온의 4강 PO행에 일등공신이라 꼽히는 머피 할로웨이, 부상에서 회복해 궂은 일을 도맡아 온 이승현과 함께 팀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라는 강을준 감독의 선택을 받은 이대성은 이번 시리즈에도 빛났다.

1차전에선 공격에서 다소 아쉬웠다. 단 9득점. 자신보다는 할로웨이나 동료들에게 기회를 더 열어주며 4어시스트를 올렸다. 경기 후 이대성은 “1차전은 3쿼터까지 슛 밸런스가 안 잡혔고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동료들을 믿고 상대 트랩 수비를 활용해 기회를 열어줬다”며 “정규리그였다면 내가 밸런스를 빨리 잡아 더 해결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2,3차전은 달랐다. 2차전엔 25점 6어시스트 4스틸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이날도 3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터뜨리는 등 일찌감치 팀에 승기를 안겼다.

특유의 자신감이 넘쳤다. “2차전부터는 미드레인지에서 누구도 못 막는다고 자신했다. 슛 밸런스가 좋아지면 2m 선수가 오더라도 상대는 나를 막을 수 없다고 자부한다”며 “농구는 결국 슛이 좌우한다. 흐름이 좋아지니 자신감이 생겼고 결과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상대가 누구든 항상 이렇게 할 수 있다. 4강 PO에서도 2,3명이 달라붙겠지만 이번 시즌 그런 걸 극복했고 보여줬다”며 “한 경기 아쉬웠다고 지금까지 말 못하고 있던 사람들이 나를 비판하더라. 자신들의 신념을 꺾기 싫으니 내가 결과로 보여준 것에 대해 부정하는 것이다. 1차전은 1년에 몇 번 있을 뿐인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4강에서 서울 SK 최준용을 상대하게 된 이대성은 "최고 자리에 오른 준용이를 상대로 만나는 것 자체가 내 인생에서 가장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진=KBL 제공]

 

장재석이 있고 자신이 몸 담으며 우승까지 이끌었던 친정팀과 경기도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이대성은 “당시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 예전에 (양)동근이 형이 나를 이끌어주고 도와준 것처럼 나도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최대한 좋은 에너지 주려고 한다”며 “형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딛고 올라가는지 보면서 배웠고 그 덕에 오늘 같은 결과도 있을 수 있었다. 주축 선수들 빠졌지만 모비스는 팀 자체가 강하다. 그런 팀을 이긴 건 많이 실패하며 배운 결과다. 그때 시간들이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4강 상대는 더 강해진다. 올 시즌 1승 5패로 고전했던 SK. 그러나 이대성은 벌써부터 기대감에 차 있다. “MVP 잡으러 갈 것이다. 시상식 때 내가 MVP인 줄 알고 멋지게 입고 갔는데 놓쳤다”며 “최준용은 모든 면에서 현재 최고라고 생각한다. 잡아야만 더 높게 올라갈 수 있다. 그 부분에 포커스를 두겠다”고 다짐했다.

경쟁 의식만이 전부가 아니다. 나이 차이가 있지만 이대성과 최준용은 리그 내에서도 잘 알려진 친구 사이. 이대성은 “1년 전 최준용이 부상 당했을 때 목발을 짚고 우리집에 와서 같이 산책을 가곤 했었다. 가장 좋아하는 동생이 아픔을 겪어 속으로 많이 울었다”며 “보란 듯이 재개하고 최고 자리에 오른 준용이를 상대로 만나는 것 자체가 내 인생에서 가장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후회 없이 싸워 더 잘하고 강한 사람이 올라가는 것이다. 정말 의미 있는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최준용과 그와 싸울 4강 PO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SK의 우세가 예상되는 대진. 그러나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 SK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어느 정도 희망과 해법을 발견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대성 또한 특별한 동기부여를 앞세워 ‘타도 SK’에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4강 매치업이 뻔하게만 흘러갈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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