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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76) 이성모] 언제나 현장에 있는 축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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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76) 이성모] 언제나 현장에 있는 축구 전문기자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2.04.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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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종훈 객원기자] 취재 기자. 팬들의 열띤 응원, 선수들이 흘리는 땀의 가치, 오직 현장에서만 알 수 있는 뒷이야기 등을 글로 풀어내는 직업이다. 이들이 전하는 소식 덕분에 스포츠팬들은 모든 경기를 챙겨보지 않아도 정보를 얻고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세계인들이 가장 열광하는 종목, 단연 축구다. 축구 기자는 대표팀과 K리그, WK리그 등 국내는 물론이고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등 해외리그도 다뤄야 한다. 한국에서야 많은 기자들이 현장을 찾을 수 있지만 해외리그의 경우 여러 여건상 방문이 때문에 외신 보도에 의존한 기사가 주를 이룬다. 

그런데 해외리그 현장을 누비며 생동감 넘치는 글을 선사해 축구팬 사이에서 유독 알려진 기자가 있다.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의 미디어스터디팀 스미스가 기자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이성모 기자를 만났다. 국내 최초로 영국기자협회(FWA)에 등록된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성모 기자.[사진=본인 제공]
이성모 기자. [사진=본인 제공]

-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축구 기자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성모 기자입니다."

- 어떤 계기로 축구 기자라는 꿈을 가졌나요. 

"스무 살 때 제 꿈은 시인이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문학 작품을 읽거나 쓰는 걸 정말 좋아했거든요. 신춘문예에도 지원해봤는데 잘 안됐죠(웃음). 그러다 글을 쓰며 일할 수 있는 직업이 뭘까 고민하다 기자라는 직업을 떠올렸고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축구계 수많은 인사들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어떤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박지성 위원님과의 인터뷰를 잊을 수 없어요. 스무 살이던 2002 한일 월드컵 때 광화문 거리 응원을 열심히 했던 저로서는 우상이었거든요. 지금까지 총 4번 위원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여러 차례 만나뵈니 점점 저를 기억해주시는 걸 보면서 꿈만 같다고 생각했어요."

박지성 위원과의 인터뷰 중. [사진=본인 제공]
박지성 위원(왼쪽)과의 인터뷰 중. [사진=본인 제공]

해외 취재원 중에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의 인터뷰가 인상 깊었어요.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 훗스퍼에 있던 시절 두 차례 단독 인터뷰를 했는데 정말 유머러스하고 솔직하더군요. 제 유튜브 채널에서 관련 영상을 보실 수 있는데,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요. 즐겁게 임했던만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아르센 벵거 감독도 기억에 남네요. 벵거 감독이 아스널에 있던 당시 기자회견에서 제가 질문을 던졌어요. ‘이번 승리로 아스널이 우승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는데, 벵거 감독이 정말 교수님처럼 단호하게 '방심해선 안 된다'고 답했던 게 생각나네요."

- 축구 기자의 삶은 어떤가요?

"생각보다 난관이 많습니다. 주말이 없다는 게 대표적이죠. 영국이든 국내든 축구 경기는 대개 주말에 열립니다. 특히 한국에서 해외축구 기사를 쓰는 경우 시차로 인해 밤낮 없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일반적인 직장과는 조금 다른 근무 형태를 가진 셈이죠. 그래서 강한 체력이 필요합니다. 급여도 적은 편에 속해요. 언론사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다른 직업군에 비해 어림잡아 500~1000만 원 정도 적은 연봉을 받는다고 보시면 돼요. 때문에 이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좋아하지 않으면 정말 힘든 직업이거든요."

아르센 벵거 감독과. [사진=본인 제공]
아르센 벵거 감독(왼쪽)과. [사진=본인 제공]

- 언제 기자로 가장 보람을 느끼나요?

“팬들이 궁금하신 점들을 해결할 때 기쁨을 느껴요. 얼마 전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 선수를 '팀의 '넘버10'으로 쓰겠다' 한 적이 있어요. 팬들 입장에서는 마치 ‘손흥민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쓰겠다’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이라 약간의 혼란이 있었죠.

얼마 뒤 열린 회견에서 콘테 감독에게 곧바로 그 내용을 물었습니다. 콘테 감독은 직접 ‘공격형 미드필더로 쓰겠다는 게 아니라 전술상 보다 공격적으로 기용하겠다는 의미였다’고 구체적으로 답했죠. 이처럼 팬분들이 하고 싶었던, 원했던 질문을 직접 던지고 답변을 시원하게 알게 됐을 때 기자로서 보람을 느껴요."

-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필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블로그든, 페이스북이든, 자기만의 공간에 글을 적으면서 꾸준히 연마하는 게 필요해요. 혹은 글쓰기 클래스를 수강하면서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더 현실적인 준비 과정을 말씀드리자면, 프로구단에서 운영하는 명예기자나 인턴직을 통해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해요. 곧장 기자가 되는 것보다는 관련 활동들로 간접 경험을 쌓은 다음 이를 토대로 전업이 되는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때문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 구단의 채용 소식을 접할 창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하는 것이 필수일까요?

"관련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공 때문에 제한이 생기는 경우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능력과 축구를 보는 시각입니다. 기자로서 소양을 갖추는 게 필요하지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 또 추천하실 만한 역량이 있다면?

”스페인어나 독일어 같은 외국어를 숙달하면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모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만큼 한국 선수들이 많이 진출하는 무대죠. 그게 아니더라도 취재거리가 넘쳐나는 빅리그니까요. 업계에서도 이 언어 구사가 가능한 사람들을 많이 찾습니다. 영어 잘하는 사람은 많아도 스페인어나 독일어는 능통한 자를 찾기 어렵다 보니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어요. 자신만의 외국어 능력을 갖춘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 칼럼니스트로서도 활동하고 계시는데?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어야 해요. 저는 기자, 도서 번역 등 축구를 글로 다룰 수 있는 일은 모두 경험해봤어요. 기사를 많이 써보고 사람들에게 인정 받으면서 필력을 기르는 게 필요하죠. 축구를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만의 시각으로 축구를 칼럼에 녹여내려면 안목을 갖는 게 우선이니까요. 이런 것들이 갖춰졌을 때 좋은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기자로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추는 것도 필요합니다. 팬들이 내 글을 찾을 수 있도록 믿음을 주는 기자가 된다면 칼럼니스트로도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어요."

손흥민 선수와 함께. [사진=본인 제공]
손흥민(왼쪽)과 함께. [사진=본인 제공]

- 이성모 기자처럼 현장에서 해외 소식을 전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저는 FWA 측의 초청을 받아 협회 소속으로 현지에서 활동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맨몸으로 영국에 건너가 기자를 하는 건 어렵습니다. 프리미어리그 현장에 나가기 위해서는 한국에서의 기자 활동과 경력을 쌓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제가 알기로 국내 언론사 중에서는 4~5곳 정도가 PL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취재권을 갖고 있습니다. 해당 매체 소속 특파원이나 통신원 자격으로 나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혹은 기자 경력을 바탕으로 영국 현지 매체에 제안 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기자 경력이 어떻고 언제쯤 영국에 체류할 예정이며 현장에서 취재 가능하다'고 대화하는 거죠. 협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면 매체 소속 기자로서 현장에 나갈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 기자의 미래는 어떻게 봅니까?

"시간이 흘러도 미디어는 상황에 맞게 변화하고 있어요. 글의 힘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어느 순간에든 도움되는 능력이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소셜미디어 활용이 중요한 시대이기도 해요. 축구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기사보다도 정보 수집이 수월한 창구가 늘어났습니다. 유튜브는 말할 것도 없죠. 글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런 역량들을 함께 기르는 것도 앞으로의 기자 생활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 '덕업일치'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여러분, 좋아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같은 건 행운입니다. 저도 벌써 13년째, 사랑하는 축구를 업으로 삼고 있으니까요(웃음). 중요한 것은 오래 가는 겁니다. 잠깐 하고 마는 게 아니라 롱런하려면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게 중요해요. 사람들이 나를 먼저 찾아오게끔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천천히 길렀으면 합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처럼 수익을 다각화할 방법을 찾는 것도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도전하셨으면 합니다."

- 기자 지망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어디서든 질문 많이 하는 기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회견장에서 다른 기자의 질의를 그대로 적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기자란 취재원의 말을 이끌어내는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질문을 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누가 질문하지 말라고 한 게 아니니, 자신 있게 질문하는 기자가 되길 바랍니다.

또 팩트를 지키는 기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전하는 건 기자로서의 직업 윤리이자 책임이니까요. 왜곡된 기사를 쓰면 그에 따라 수많은 이들이 잘못된 정보를 얻는다고 생각하면서 사명을 다하는 기자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수, 편집국 통합 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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