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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정말 야구 빼고 다 잘하는 '마케팅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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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정말 야구 빼고 다 잘하는 '마케팅 맛집'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4.15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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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BO리그(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팬들과 접점을 다방면으로 늘리고 있다. 대형 패션 플랫폼을 통해 굿즈를 판매하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로 다큐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유튜브에선 주로 가수들이 출연하는 채널과 협업해 선수들이 직접 노래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한화는 뉴에라와 협업해 내놓은 제품을 14일부터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모자, 의류 등 야구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상품들을 내놓았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미국 3대 스포츠 리그(MLB, NBA, NFL) 공식 스폰서 브랜드인 뉴에라캡코리아와 상품화 사업자 계약을 맺고 구단 상품을 제작하고 있다. 여기에 무신사와 협업으로 판매 채널까지 넓혔다.

한화 이글스가 무신사를 통해 뉴에라와 협업한 굿즈를 판매한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가 무신사를 통해 뉴에라와 협업한 굿즈를 판매한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경유진 한화 마케팅 대리는 “새로 개발된 이글스 레터링에 다양한 색이 활용된 새로운 디자인의 상품들이 무신사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라며 “무신사와 협업으로 MZ세대 등 신규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2022시즌 구단 춘추점퍼를 '리버시블(양면 착용이 가능한) 점퍼'로 기획해 만들기도 했다. 선수단은 15일 홈경기(LG 트윈스전)부터 신규 점퍼를 입고 경기에 나서며, 팬들도 이날부터 온오프라인 '위팬 이글스샵'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왓챠를 통해 공개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화의 리빌딩 과정을 담은 이야기는 지난달 24일 왓챠 오리지널로 공개됐다. 프런트의 의사결정 과정이 구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내밀하게 담았다. 

2021시즌을 포함해 약 1년 2개월, 총 3845시간 동안 한화가 벌인 141경기를 따라간다. 2020시즌 KBO리그 최다 연패 타이기록(18)을 세우는 등 최악의 성적을 거뒀던 한화가 지난 시즌 구단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한 뒤 분위기를 쇄신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우리 PD는 한화를 택한 이유로 "이야깃거리가 많은 팀"이라며 "리빌딩을 선언한 만큼 결과와 상관없이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촬영을 하면서도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야구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흥행 중이다. 지난달 말 공개 뒤 왓챠 '톱10' 상위권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일반 대중의 관심까지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기존 스포츠 다큐와는 흥행 양상이 다르다는 평가도 받는다. 제작진은 한화의 야구를 인생에 비유했고, 비(非)야구 팬들의 마음까지 훔쳤다. 한화 출신 선수는 물론 구단, 팬들까지 서브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현재 구단의 방향성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클럽하우스'를 제작해 공개했다. [사진=왓챠 공식 유튜브 캡처]
한화 이글스는 현재 구단의 방향성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클럽하우스'를 제작해 공개했다. [사진=왓챠 공식 유튜브 캡처]
한화는 딩고와 협업해 선수들의 노래를 팬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사진=이글스tv 캡처]
한화는 딩고와 협업해 선수들의 노래를 팬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사진=이글스tv 캡처]

프로야구 인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활로 중 하나로 많은 구단이 자체 다큐를 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올해 KBO리그 출범 40년을 기념해 글로벌 OTT에 선보일 다큐 제작에 돌입하기도 했다. OTT를 활용해 꼴찌의 은밀한 내면을 모두 꺼내보인 한화의 용기는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런가하면 한화는 유명 가수들이 주로 출연해 히트곡을 메들리로 들려주는 유튜브 '킬링보이스'를 운영 중인 채널 딩고와 협업해 선수들이 노래하는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김태연, 강재민, 노시환 등 팀 내에서 노래를 잘하기로 꼽힌 간판 선수들은 물론 문동주처럼 이제 갓 데뷔하는 신인까지 등장해 한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구독자 12만 명을 보유한 '이글스tv'는 타 구단과 대비해 참신한 소재와 내용으로 팬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지난해 고퀄리티 자체 중계, 비대면 메타버스 출정식, 사인볼 자판기 도입 등을 통해 팬들과 접점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조용히 보내자 화가 난 팬들에게 사과 공고를 띄우기도 했던 구단이다. 올 시즌에도 11경기를 치른 현재 2승 9패로 순위표 가장 아래 위치하고 있는 것이 애석하게도 마케팅 하나는 정말 잘하는 한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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