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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투고타저', '가성비 갑' 투수는 누구?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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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투고타저', '가성비 갑' 투수는 누구? [프로야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2.04.20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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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리그 전체적으로 좋은 투수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

2022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는 '투고타저' 흐름이 뚜렷하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기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직까지 타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고, 상대적으로 경기 양상이 투수에게 유리해진 셈이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 확대만으로 이 현상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스트라이크존 확대만으로는 투고타저 현상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올해 좋은 외국인 투수가 여럿 들어온 것 같고, 리그 전체적으로도 어린 투수들이 많이 성장했다"고 짚었다.

이 감독은 그 예로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인 투수 찰리 반즈를 꼽았다. 반즈는 지난 17일 KT와 부산 경기에서 8⅔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이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못 친 게 아니라 반즈가 잘 던졌다. 워낙 영리하게 던져 한 구종을 노리기 쉽지 않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롯데 자이언츠 반즈는 올 시즌 외인 투수 중 가성비가 좋은 선수로 통한다. [사진=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반즈는 올 시즌 외인 투수 중 가성비가 좋은 선수로 통한다. [사진=연합뉴스]

이강철 감독은 이처럼 좋은 외인 투수가 유입된 것을 비롯해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복귀,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이의리(KIA), 김진욱(롯데)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투고타저를 이끈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감독은 "투고타저라고 하지만 3할을 치는 타자들은 여전히 3할을 치고 있다. 투수들이 좋아진 것 같다"며 "NC(엔씨) 다이노스 웨스 파슨스도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좋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투고타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연봉 투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즌 초반 주요 지표 상위권에 상대적으로 보수가 낮은 투수들이 포진했다.

다승 공동 1위를 달리는 노경은(SSG)과 반즈(롯데), 유승철(KIA·이상 3승)을 비롯해 세이브 선두에 올라있는 김택형(SSG·7세이브) 등은 구단 입장에서 비용 대비 높은 효율을 내는 고마운 선수들이다.

롯데에서 방출된 뒤 테스트를 거쳐 SSG에 입단한 20년차 베테랑 우완 노경은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방어율·ERA) 1.13으로 SSG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찼다. 그는 올해 연봉 1억 원을 받는데, 지난 시즌 2억 원의 절반에 불과하며 올해 KBO리그 평균 연봉(1억5259만 원)보다도 적다.

다승 공동 1위(3승), ERA 2위(0.68), 탈삼진 1위(28개)에 빛나는 반즈는 올해 10개 구단에서 뛰는 외인 30명 중 키움 우완 타일러 애플러(40만 달러·4억9600만 원) 다음으로 총액 규모로는 가장 적은 61만 달러(7억5600만 원)에 계약했다. 100만 달러(12억4000만 원) 이상 거액을 받는 외인 투수가 많다는 걸 감안하면 시즌 초반 활약이 도드라지는 게 사실이다.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는 SSG 랜더스 김택형 역시 연봉 대비 높은 효율을 내는 투수다. [사진=연합뉴스]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는 SSG 랜더스 김택형 역시 연봉 대비 높은 효율을 내는 투수다. [사진=스포츠Q(큐) DB]

SSG 뒷문을 단속 중인 김택형 역시 평균 연봉에 못 미치는 1억2500만 원을 받고 있다. 8경기에서 7세이브 ERA 1.08을 기록했다. 구원승으로만 3승을 따낸 유승철은 연봉 4000만 원을 수령한다. 올 시즌 호랑이 군단의 히트 상품이 될 조짐이다. 탈삼진(24개) 2위, ERA 3위(0.90)인 안우진(키움)의 연봉도 1억5000만 원으로 평균 이하다. 5300만 원을 받는 KIA 한승혁도 2경기 선발로 나서 10⅔이닝 동안 3실점 ERA 1.69로 호투하며 5선발 경쟁을 하고 있다. 

더불어 올해 프로야구에선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라 각 팀 득점력이 하락하면서 접전 경기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필승 계투조 투입이 잦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까지 치른 68경기 중 2점 차 이하 접전으로 끝난 경기는 32경기로 전체 47%에 달한다. 지난해 첫 66경기 기준 40.9%였던 접전 경기 비율이 늘어난 셈이다. 살얼음 위를 걷는 승부가 많아지다 보니 핵심 불펜 투수들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홍건희(두산 베어스)와 김재웅(키움)은 벌써 10경기씩 나섰다. 김재웅은 8일부터 10일까지 이어진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에 모두 출전했고, 13일부터 15일까지 다시 3연투에 나서기도 했다. 키움 마무리 김태훈도 3연투를 2번이나 했다. SSG 클로저 김택형도 7일 동안 5경기에 등판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위 '가성비 갑' 투수들의 활약은 사령탑들을 흐뭇하게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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