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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롯데 한동희, '돌연변이' 행보 배경은?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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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롯데 한동희, '돌연변이' 행보 배경은?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4.29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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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타율(0.419)과 홈런(7개) 1위, 타점(21) 2위.

한동희(23·롯데 자이언츠)가 어메이징 시즌을 그려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4시즌간 뛰며 통산 타율 0.256, 커리어하이 0.278에 그쳤던 그는 어떻게 급작스럽게 투고타저 양상으로 바뀐 올 시즌 이리도 다른 타자로 변모할 수 있었던 걸까.

한동희는 29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쐐기 스리런포 포함 4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 2득점 맹타로 팀 9-4 승리를 견인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렸던 그는 이제 롯데의 에이스를 넘어 KBO의 단독 주연으로 거듭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가 29일 LG 트윈스전 9회초 쐐기 스리런 홈런을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18년 롯데에 입단한 그는 거포 잠재력은 진작부터 인정받았다. 걸리면 넘기는 힘 하나는 확실하다는 평가였다. 다만 정교함이 부족했다. 성적에 비해 많은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성과는 변변치 않았던 게 사실.

그러나 차츰 쌓인 경험들이 그의 잠재력을 한순간에 폭발시켰다. 라이언 롱 코치는 가까운 거리에서 그의 부진을 지켜봤고 성장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누구보다 그의 잠재력을 높게 봤고 충분히 대성할 수 있는 타자로 생각했다. 결국 중요한 건 문제점에 대해 분석하고 많은 걸 바꾸려는 노력보다 자신감 있게 타석에 나서는 것이었다.

래리 서튼 감독도 한동희에 대해 “기술적으로 많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며 끝까지 집중하고 더욱 강하게 때릴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올 시즌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으로 인해 타자들과 투수들의 명암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평균 타율은 지난해 0.260에서 올 시즌 0.240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평균자책점(ERA)은 4.45에서 1점 이상 낮아졌다.

팬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렸던 한동희는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타율과 홈런 등 타격 지표 전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리그를 장악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모두에게 어려워진 건 아니다. 특히 한동희, 한유섬(SSG 랜더스)와 같이 적극적인 타격을 하는 이들이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를 생겨나고 있다. 넓어진 존으로 인해 더욱 신중히 타석에 나서야 하는 게 보통의 생각이지만 이들은 비슷하게 들어오는 공엔 주저 없이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넓어진 존으로 인해 투수들도 더욱 과감히 존안으로 공을 던지고 있는데 이러한 심리가 역으로 작용된 결과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날도 한동희의 존재감은 빛났다. 1회 1사 2루에서 LG 선발 임준형은 한동희와 무리한 승부를 펼치지 않았다. 결과는 볼넷. 그러나 이후 후속 타자들의 3연속 안타로 오히려 화를 키운 꼴이 됐다. 3회와 5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던 한동희는 양 팀이 4-4로 맞서 7회 중전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하더니 6-4로 앞선 9회초 무사 1,2루에서 최동환의 낮은 속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중앙 담장을 넘기는 129.5m 대형 쐐기포를 터뜨렸다.

경기 후 한동희는 “마지막 타석에선 스트라이크 없이 2볼이라 유리해 속구를 노리고 있었다. 예상한대로 공이 들어와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백어진 컨트롤 퀄리티 코치와 상의하며 큰 도움을 얻는다. 자신감 있게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니 계속 긍정적인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공을 돌렸다.

144경기 긴 시즌으로 마라톤에 비유되는 프로야구. 한 번 잠재력을 폭발한 선수라고 해도 ‘타격은 사이클’이라는 말처럼 언제 부진이 찾아올지 모른다. 극심한 부진으로 헤맬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지금의 한동희에게선 결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투고타저 시대에 더 귀해진 타격 스타 탄생에 프로야구 팬들은 더욱 격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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