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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SSG-롯데, 초반 질주 어디까지? [프로야구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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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SSG-롯데, 초반 질주 어디까지? [프로야구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0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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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시즌 전 SSG 랜더스가 이리 잘 나갈 줄, 롯데 자이언츠가 2위를 달릴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두 팀이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핫한 팀으로 부각되고 있다.

2일까지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에서 각 팀은 25~26경기씩을 치렀다. SSG가 19승 6패 1무, 승률 0.760으로 1위, 롯데가 15승 9패 1무 승률 0.625로 2위. 그 아래 3팀이 5할대 승률로 5강까지 장식하고 있고 나머지 3팀이 4할, 2팀이 3할대 승률을 기록 중이다.

과연 SSG와 롯데의 질주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초반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SSG 랜더스가 20승 선착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사진=스포츠Q DB]

 

◆ 20승 코앞 SSG, 역대 사례 통해 보자면?

프로야구가 1989년 단일리그 시행 이래 양대리그(1999~2000) 시절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20승을 선점한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 확률은 63.6%(21/33)에 달했다.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2007, 2008, 2010 시즌 모두 20승에 선착했고 모두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에 섰다.

30승을 먼저 차지한 팀의 정규리그 우승확률은 54.3%(19/35)로 오히려 낮았고 50승에 안착했을 때 비로소 그 확률은 71%(22/31)까지 올랐다.

이제야 각 팀을 한 번씩 모두 거쳤을 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어느 정도 기분 좋은 예감을 가져볼 수 있는 건 2000년대 이후 20승 선착팀 중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건 2012년 넥센 히어로즈(키움 전신) 한 팀 뿐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SSG와 롯데가 왜 잘 나가고 있는지, 어떤 변수들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돌아온 김광현은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SSG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올 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써가고 있는 SSG 한유섬(위). [사진=스포츠Q DB]

 

◆ 빈틈 없는 SSG, 더 세질 일만 남았다고?

SSG의 선두 질주는 어느 정도 예상된 측면이 있었다. KBO리그를 정복한 뒤 진출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친 투수 김광현이 돌아왔고 KBO리그 2년차 추신수와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이적생 최주환도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랐다.

시즌 초반 SSG의 파워는 상상 이상이다. 단연 마운드의 힘이 주된 요인이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ERA) 4.82로 8위에 그쳤던 SSG는 올 시즌 2.85로 1위에 올라 있다. ERA 0.36의 압도적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김광현(3승)을 필두로 윌머 폰트(ERA 2.37, 3승 2패), 노경은(ERA 2.63, 3승 2패), 오원석(ERA 3.42, 3승 1패) 등 선발진이 탄탄하고 이태양(ERA 1.62, 2승 1홀드)과 김택형(ERA 0.68, 10세이브), 서진용(ERA 2.70, 8홀드) 등 불펜진도 뒤에서 든든히 받치고 있다.

MLB 출신 이반 노바(ERA 6.43, 2승 1패)의 활약이 다소 미진하지만 6월 이후 박종훈과 문승원의 복귀가 예정돼 있어 강력한 투수력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타선이 변수다. 지난해 팀 타율은 0.261로 5위였으나 홈런(185개)과 득점(755점), OPS(출루율+장타율·0.775)에서 모두 1위에 올랐던 SSG는 올 시즌 타율(0.236)이 7위로 처졌다. 득점(113)은 여전히 1위지만 홈런(14개)은 4위, OPS(0.666)은 3위로 지난해만 못하다.

한유섬이 타율(0.393) 2위, 타점(27점) 1위. 장타율(0.663) 2위 등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으나 추신수(타율 0.197)와 최주환(0.154), 이재원(0.151) 등 베테랑 타자들의 동반 부진이 아쉽다. 다만 야구는 평균의 스포츠라는 말을 떠올려본다면 한유섬은 내림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면 이 셋의 기록은 더 좋아질 여지가 크다. SSG의 향후 행보에도 큰 불안요소는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타자 한동희는 투고타저 흐름에 역행하며 롯데의 상승세를 견인 중이다. [사진=스포츠Q DB]

 

◆ 롯데 불안요소와 더 커지는 기대감

롯데의 선전은 예상 외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특별한 보강이 없었고 오히려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을 NC 다이노스에 내주며 출혈이 따랐다.

다만 구장의 변화는 있었다. 장타력이 약한 팀 타선과 반면 탄탄한 마운드를 고려해 홈플레이트를 뒤로 당기고 담장을 더욱 높였는데, 이 결정이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직구장에서 치른 122경기에서 팀 홈런은 5개였고 피홈런은 3개, 홈런 마진에서 재미를 봤다. 담장 윗부분 철망을 맞고 떨어지는 홈런이 3차례 가량 있었다.

구장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그 결정을 하게 된 원인인 마운드의 성장이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팀 ERA는 5.37 리그 최하위였다. 다만 수치보다는 불펜 투수들의 호투와 전반적인 성장세에 중점을 뒀던 롯데다. 올 시즌엔 2.88로 SSG에 약간 뒤진 2위. 놀라운 변화다.

리그 톱 기량을 뽐내고 있는 찰리 반즈(ERA 0.65, 5승)를 필두로 박세웅(ERA 1.76, 3승), 이인복(ERA 2.70 3승 2패) 등 안정적인 선발 활약과 불펜에서도 최준용(ERA 1.23, 1패 9세이브), 김유영(ERA 2.19, 8홀드), 구승민(ERA 2.79, 1패 5홀드), 김대우(ERA 1.04, 1홀드), 진명호(ERA 0) 등이 놀라운 안정감을 자랑하고 있다.

롯데는 팀 타율(0.266)도 1위다. 홈런(16개)과 OPS(0.701) 모두 2위로 타선 생산력이 뛰어나다. 벌써부터 리그 최우수선수(MVP) 강력 후보로 꼽히는 한동희(타율 0.436 7홈런 22타점)와 베테랑 이대호(타율 0.356), 전준우(0.321), 안치홍(0.309) 등의 고른 활약이 팀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0.189)의 부진이 크게 티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향후 큰 호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뛰어난 투타 밸런스로 SSG보다도 전력의 안정감은 돋보이는 상황이다.

찰리 반즈를 위시한 롯데는 탄탄한 마운드와 타선의 균형감 있는 활약 속에 2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투고타저 지속? 스트라이크 존 변수

양 팀 모두 투수력을 상승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올 시즌은 이례적인 투고타저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 확대로 투수들은 더욱 자신감 있고 공을 뿌리고 타자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통상 시즌 초반 투고타저, 타고투저 흐름이 극명했던 경우 점차 그 특징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타자들은 시간이 지나며 존에 적응하기 마련이다. 양 팀 모두 타선의 활약도 뛰어나기는 하지만 투수력으로 얻는 이득이 더욱 확연하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위력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올 시즌은 예년과 같이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고 시즌 초반 명확한 기준을 두고 심판들의 적응 훈련에 매진했던 터라 시즌 끝까지 이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존이 유지된다면 SSG와 롯데에는 분명한 이점이 될 것이다. 선발진이 추가 보강될 SSG의 득이 더 클 수 있다. 롯데에도 유리한 소식임은 분명하다.

롯데엔 또 하나 변수가 있다. 2017년 이후 가을야구 경험이 없다는 것. 정규리그 우승 경험은 구단 창단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그동안 장기레이스에 특화된 팀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오버페이스하지 않고 꾸준하게 144경기를 완주할 수 있느냐가 롯데가 떠안은 하나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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