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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석 배구대표팀 발탁? 논란은 협회 결정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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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석 배구대표팀 발탁? 논란은 협회 결정에 달렸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04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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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남자 배구를 대표하는 정지석(27·인천 대한항공)의 대표팀 승선 여부가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다. 여자 친구 폭행 혐의를 인정받았던 그가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는지부터 대한체육회가 이에 제동을 걸 수 있는지 이슈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오는 7월 서울에서 열리는 2022 국제배구연맹(FIVB) 챌린지컵 남자대회에 출전하는 대표 선수로 정지석을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한체육회는 이를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정지석의 대표팀 승인이 검토해 볼만한 사안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인천 대한항공 정지석이 대표팀 승선을 두고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지난해 한국 배구는 몸살을 앓았다.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과거 학교폭력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됐고 나란히 대표팀에 몸 담았던 둘의 자격은 박탈당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듀오였으나 소속팀과 계약도 해지됐다.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은 둘은 결국 국내에서 설 자리를 잃어 그리스 리그로 향했다. 

정지석의 사건도 쌍둥이 자매로부터 뜨거워진 배구계에 기름을 부은 꼴이었다. 정지석은 지난해 9월 데이트 폭력과 불법 촬영 등에 관한 전 여자친구의 고소로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이후 고소인과 모든 법적 쟁점에서 합의했고 합의서와 고소 취하서를 경찰에 작년 10월에 제출했다. 검찰은 데이트 폭력 건과 관련해 정지석에게 혐의가 인정되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을 뜻하는 기소 유예를 처분했다.

혐의가 없다는 걸 뜻하지는 않기에 누리꾼들의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재물손괴 혐의는 고소인 의사와 관계없이 수사를 계속 진행해 검찰로 송치되기도 했다.

한국배구연맹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정지석에게 연맹 상벌 규정 10조 1항 5호 등에 따라 벌금 500만 원을 부과했고 그의 소속팀 대한항공은 정지석을 팀 훈련에서 배제하고 경기 출전 금지 등 근신을 지시한 뒤 배구연맹의 징계 발표 후 정규리그 2라운드 잔여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따로 내렸다.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강력한 제재를 안겼던 것과 다른 배구협회의 이중잣대가 배구 팬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국가대표 선발과 운영을 책임지는 배구협회는 달랐다. 정지석에게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쌍둥이 자매 때와 달라 더욱 논란이 커졌다.

정지석의 선발 자체가 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운영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쌍둥이 자매 때에도 명확한 법적 처벌 등보다는 분명한 혐의와 함께 배구 팬들의 성난 민심 등을 살펴 강력한 철퇴를 가했던 이력이 있다.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다.

종목별 국가대표 선수의 최종 승인 권한은 대한체육회에 있다. 종목 협회·연맹이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거쳐 대표 선수를 선발해도 체육회 사무처나 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회가 대표 결격 사유를 들어 승인을 불허하면 해당 선수는 국가를 대표할 수 없게 된다.

국가대표 선발·운영 규정 10조 결격사유에서 12항 학교폭력, 인권침해 등의 사회적 물의로 체육회 관계 단체에서 1년 미만의 자격정지 또는 출전정지 징계 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부터 징계 기간을 가산해 그 기간이 만료되지 아니한 사람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는 결격 사유자로 명시했다.

다만 징계 주체로 등장하는 체육회 관계 단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지석을 징계하지 않은 배구협회는 체육회 관계 단체에 들어가지만 정지석을 징계한 한국배구연맹 등 프로 단체는 광의의 의미로 체육회 관계 단체로 볼지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것.

아직 대표팀 명단이 공식 발표된 게 아니다. 배구협회에서 생각을 바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정지석을 배제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다만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경기력 향상을 위해 그를 선택한다면 자격 여부를 둔 팽팽하고 지리한 신경전과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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