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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제친 한동희, 뜨거웠던 4월 그리고 그 후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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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제친 한동희, 뜨거웠던 4월 그리고 그 후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10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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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오랫동안 기다렸던 거포의 등장. 롯데 자이언츠의 4월을 밝게 빛낸 건 한동희(23)의 몫이 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한동희는 기자단 투표 32표 중 24표(78%), 팬 투표 30만2035표 중 4만8131표(15.9%)를 받아 총점 45.47점으로 김광현(SSG 랜더스·38.08점)을 제치고 4월 최우수선수(MVP)의 주인공이 됐다”고 밝혔다.

2018년 프로 데뷔 후 첫 영예. 누구보다 완벽했던 김광현을 넘어서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가 화려한 4월을 보내고 이 달의 MVP까지 수상했다. [사진=스포츠Q DB]

 

한동희는 4월 한 달간 24경기에서 타율 0.427(1위), 홈런 7개(1위), 안타 38개(2위), 22타점(2위)을 기록했다. 장타율 0.764(1위), 출루율 0.485(공동 1위)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대부분 지표에서 선두권을 장식했다.

4월 10일부터 5월 3일까지 1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등 기복도 없었다. 이대호의 전성기급 단기 활약을 펼친 한동희 효과 속 롯데는 4월 14승 9패 1무로 2위까지 도약했다.

롯데 선수로서도 월간 MVP 수상은 2017년 9월 브룩스 레일리 이후 4년 7개월만의 경사였다. 상금 200만 원과 75만 원 상당 신한은행 골드바도 부상으로 주어진다. 더불어 한동희의 모교인 경남중학교에도 신한은행 후원으로 기부금 100만 원이 전달될 예정이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꼽은 비결은 경험과 자신감이었다. 프로 데뷔 후 1,2년차엔 2할 초반대 타율로 적응기를 거친 그는 2020년과 지난해 각각 17홈런을 때려내며 자신감을 키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서튼 감독은 한동희에게 과감한 풀스윙을 할 것을 요구했다.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며 투고타저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의아한 주문일 수 있으나 서튼 감독의 주문은 적중했다. 더욱 과감해진 투수들에 맞서 이를 역이용하듯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한동희의 전략은 잘 맞아 떨어졌다.

뜨거웠던 4월과 달리 5월엔 7경기에서 타점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빠르게 타격감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사진=스포츠Q DB]

 

홈플레이트를 뒤로 당기고 담장을 높여 투수친화형 구장으로 변모한 안방 사직구장에서도 홈런 3개를 터뜨렸다. 많은 홈런성 타구가 담장 위 철망을 맞고 2루타가 됐고 홈팀 롯데 외 KT 위즈(3개), 삼성 라이온즈(2개)를 제외하고는 아직 사직에서 홈런을 터뜨린 팀이 없을 정도지만 한동희는 팀 홈런(6개) 중 절반을 책임졌다. 한동희의 성장세는 사직의 높아진 담장도 훌쩍 뛰어넘을 정도였다.

김광현도 4월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ERA) 0.36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으나 투고타저 흐름을 역행하는 한동희의 임팩트를 넘어설 순 없었다.

뜨거운 4월을 보냈으나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벌써 불안감이 생긴다. 지난 4일 연속 안타 기록이 중단되더니 최근 2경기에선 연속으로 침묵했다. 5월 7경기 성적은 타율 0.207, OPS(출루율+장타율) 0.534. 홈런은 물론이고 타점도 없다. 시즌 타율은 0.373까지 떨어졌다. 타율(3위), 홈런(공동 2위), 타점(공동 4위), 출루율(4위), 장타율(2위) 순위도 하나 같이 하락했다. 2위를 지키던 롯데도 4위까지 내려앉았다.

투수들이 올 시즌 잘 나가는 한동희에 대한 분석을 어느 정도 마쳤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진짜 이대호의 후계자로서 자리를 잡기 위해선 부진의 시기를 빠르게 극복할 줄도 알아야 한다.

5월 부진은 롯데 전체의 문제다. 팀 타선 전체가 침묵하고 있다. 팀 분위기가 급반전되면 덩달아 한동희의 성적 또한 다시금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 다만 그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것 또한 한동희다. 4월 잠깐의 단꿈이 아닌 2022년을 빛낸 타자로 기억되기 위해선 한동희의 각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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