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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주말 예능, 맨시티 10년 전 그때처럼 [EPL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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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주말 예능, 맨시티 10년 전 그때처럼 [EPL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23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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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10년 전 5월 13일. 맨체스터 라이벌 시티와 유나이티드는 각각 우승을 건 최종전에 나섰다. 2위 맨유가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선두 맨시티는 중하위권팀에 경기 막판까지 끌려갔다. 10년이 흘렀으나 상황은 놀랍도록 비슷했다. 선두 경쟁을 벌이는 팀이 리버풀로 바뀌었을 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2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톤 빌라와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31분까지 0-2로 끌려가고 있었다.

우승을 코앞에서 놓치며 무관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들던 차. 맨시티가 힘을 내기 시작했다. 마치 10년 전 DNA를 이식이라도 받은 듯 각성했고 결국 올 시즌의 주인공이 됐다.

맨시티 일카이 귄도안(가운데)이 23일 EPL 최종전에서 역전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번에도 유리한 건 맨시티였다. 승점 1차로 앞서 최종전 승리를 거두면 자력 우승이 가능했으나 시작부터 불안했다. 마찬가지로 중하위권팀 빌라에 2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리버풀도 울버햄튼 원더러스에 1-1로 비기고 있긴 했으나 1골만 넣으면 순위가 뒤바뀌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후반 31분이 시작이었다. 맨시티는 다른 팀이 됐다. 일카이 귄도안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로드리와 다시 귄도안으로 이어지는 득점쇼가 펼쳐졌다. 불과 5분 만에 전세가 역전됐다.

승점 3이 간절한 리버풀은 후반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은 모하메드 살라를 투입했고 막판 그의 발 끝에서 나온 역전골과 앤디 로버트슨의 쐐기골까지 더했으나 1,2위는 뒤바뀌지 않았다. 맨시티의 리그 2연패.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2016년 팀 부임 후 벌써 4번째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0년 전 맨시티의 우승은 의미가 남달랐다. 최종전에서 실시간으로 맨유에 1위를 내주고 맞이한 후반 추가시간. 에딘 제코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져 나오더니 문전 혼전 상황을 비집고 수비수를 제쳐낸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극장골에 한 해 농사 희비가 엇갈렸다. 당시엔 승점(89)이 같고 득실차에서 맨시티가 앞섰고 이번엔 승점에서 93-92로 앞섰으나 보는 이들의 숨막히게 만든 건 매한가지였다.

당시 맨시티는 막대한 부를 지닌 아랍에미리트 부호 만수르를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했다. 그럼에도 늘 우승 문턱을 넘는 게 쉽지 않았으나 가장 극적인 방법으로 처음 정상에 섰다. 이후 맨시티 시대가 열렸다. 특히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2016년 이후 2연패만 2차례를 차지하며 통산 우승을 6회로 늘렸다.

리그 우승만으로 100% 만족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선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밀려 탈락했는데 라이벌 리버풀은 결승에 올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4강에서 리버풀에 발목을 잡혔다. 리그 우승까지 내준다면 분위기가 바닥으로 내려앉을 뻔했던 터라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내 더욱 값진 성과다.

맨시티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에서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우승 경쟁을 제외하더라도 모든 경기가 끝까지 승부를 예상할 수 없는 ‘꿀잼’을 선사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노리치 시티를 5-0으로 대파하고 4위를 지켰다. UCL 티켓을 극적으로 사수했다. 5위 아스날도 에버튼에 5-1 완승을 거두며 마지막 힘을 쥐어짰지만 토트넘 승리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로써 우승팀 맨시티와 2위 리버풀, 3위 첼시, 4위 토트넘이 다음 시즌 UCL로 향하게 됐고 UEFA 유로파리그엔 5위 아스날과 6위 맨유가 출전한다.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엔 7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플레이오프부터 나선다.

19위 왓포드와 20위 노리치가 챔피언십(2부 리그) 강등을 확정한 가운데 마지막 한 자리를 탈출하기 위한 경쟁에선 17위 리즈 유나이티드(승점 38)와 18위 번리(승점 35)가 나란히 패하며 운명이 엇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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