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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돈 SSG 하재훈, 특별했던 첫 홈런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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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돈 SSG 하재훈, 특별했던 첫 홈런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5.25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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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9년 길었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치고 SK 와이번스의 지명을 받은 하재훈(32). 염경엽 전 감독의 권유에 투수로 변신한 그는 그해 36세이브를 따내며 구원왕에 등극했다.

그러나 영광의 시간은 짧았다. 부상으로 제대로 공을 던지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 사이 팀은 이름을 바꿨고 선두 질주를 하고 있지만 하재훈은 여전히 찾아볼 수 없었다.

다시 방망이를 잡고 나섰다. 반신반의했지만 하재훈은 가능성을 입증했다. 하재훈은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투수로 구원왕에 올랐던 SSG 랜더스 하재훈이 24일 롯데 자이언츠전 타자 변신 후 처음으로 홈런을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11 4홈런 16타점. 공을 골라내는 능력은 다소 아쉬웠으나 일발장타력 만큼은 주목할 만했다. 침묵한 경기도 있었으나 멀티히트로 몰아치는 능력도 보여줬다. 김원형 감독은 과감한 도전을 시도했다.

지난 19일 타자로는 첫 KBO리그에서 처음 나선 경기에서 커리어 첫 안타를 기록했다. 선발로 나선 이날 경기. 3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하재훈은 롯데 선발 찰리 반즈의 4구 몸쪽 높은 속구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하재훈은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KBO에서 투수로 뛰면서 타자로 홈런을 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적지 않은 타자 훈련을 했고 빨리 복귀할 것이라는 생각만 해왔다. 그래서 더 값진 홈런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대 에이스 반즈에게 빼앗아낸 홈런이기에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하재훈은 “높은 코스를 노리고 들어가면 하나는 들어올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런데 딱 맞게 걸려서 홈런이 나왔다. 3년 동안 타격을 안 해서 맞는 순간 홈런이 맞나 싶었다”고 전했다.

스스로는 데뷔 첫 홈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다. “나에겐 첫 홈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안타와 홈런들이 더 중요하다”며 “오늘 홈런은 그냥 기분 좋은 것일 뿐이다. 앞으로 더 긴장감 놓지 않고 꾸준히 해왔던 것 지켜가면서 야구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하재훈(오른쪽)이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환대를 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수비에서도 놀랄 만한 플레이를 펼쳤다. 7회초 팀이 2-1로 앞서 있던 1사 2루에서 롯데 김민수가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안타를 때렸는데, 하재훈은 담장을 맞고 나온 타구를 곧바로 2루에 던져 김민수를 잡아냈다. 역전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결정적인 아웃카운트 하나였다. 

하재훈은 “막상 상황이 오니까 감이 오더라. 펜스 플레이를 하고 대충 2루 쪽으로 공을 던졌다”며 “수비를 더 할수록 감각들이 살아나 더 잘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투수로서는 뛰기 힘들어졌으나 강력하고 정확한 어깨는 야수로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이 됐다.

아직은 팬들 사이에서도 타자보다는 구원왕을 차지했던 투수 하재훈이 더 익숙하기만 하다. 하재훈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았다. “세이브왕은 지나간 일이다. 앞으로는 세이브가 아닌 홈런왕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내 성격상 투수보다는 타자가 더 맞는 것 같다”고 만족감도 나타냈다.

이날 30승(13패 2무)에 선착한 SSG는 또 다른 공격 옵션을 얻었다. SSG의 질주가 좀처럼 멈춰설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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