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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한현희 2군행, 되는 집안의 여유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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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한현희 2군행, 되는 집안의 여유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6.09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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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 순위 판도에서 양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 최근 흐름은 상반되지만 하위권을 맴도는 팀들과는 확연히 다른 두 팀만의 공통점이 있다. 여유.

SSG는 36승 19패 3무, 키움은 34승 22패 1무로 각각 승률 0.655, 0.607을 기록 중이다. KBO리그 유이한 6할 승률 팀 둘이다.

잘 나가던 투수 김광현(34)과 한현희(29)에게 휴식을 부여하며 더 길게 바라보고 끌고 가겠다는 비슷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SSG 랜더스 김광현이 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원형 감독은 휴식 차원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스포츠Q DB]

 

SSG는 8일 김광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2년간 빅리그 생활을 마치고 KBO리그로 리턴한 김광현은 11경기 6승 1패 평균자책점(ERA) 1.39로 남다른 위상을 뽐냈다.

그러나 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김광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부상이라든지 특별히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김원형 감독은 엔트리 말소가 계획에 있던 것이라고 밝혔다.

다소 힘이 빠질 법도 한 상황이다. 개막 후 10경기에서 6연승을 달려온 김광현은 지난 7일 NC전에서 7이닝을 소화했으나 야수진의 허술한 수비 속에 5실점(1자책)했다. ERA는 낮췄으나 시즌 첫 패배를 떠안게 됐다.

김광현은 SSG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다. 리그 ERA 1위에 올라 있고 SSG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투수다. 다만 무리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 김원형 감독은 “왼쪽 어깨에 피로가 쌓였다는 판단에 선발 등판 한 차례를 쉬는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도 2연승을 거둔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휴식 기간에도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정상적인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광현으로선 모처럼 부담을 내려놓고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키움 한현희의 이름도 같은날 1군 엔트리에서 사라졌다. 한현희의 올 시즌 성적은 2승 1패 ERA 5.23. 김광현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2경기 12⅔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2승을 따냈다.

투구 감각이 좋을 때 1군에서 말소시키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휴식 차원도 아니다. 최근 2승을 달린 한현희보다도 더 좋은 투수들이 있다는 것.

휴식 차 앞서 1군에서 빠졌던 안우진(23)이 오는 1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복귀할 예정이고 에릭 요키시와 타일러 애플러, 최원태, 정찬헌까지 리그 최상위급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최근 10경기 7승 2패 1무로 리그에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것도 과감한 선택의 밑바탕이 됐다.

더구나 한현희가 로테이션을 버틴다면 12일 KIA를 만나게 되는데, 지난 4월 24일 KIA를 만나 2⅓이닝 9실점으로 아팠던 기억이 있기에 홍원기 감독으로서도 여유 있게 마운드를 꾸리겠다는 심산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오른쪽)은 한현희에게 분발을 요구하는 동시에 보다 원활한 선발진 운영을 위해 한현희를 1군에서 말소시켰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홍 감독은 지난 7일 전날 5⅔이닝 무실점 승리한 한현희에 대해서도 “한현희가 가진 공이라면 최소 6~7이닝은 던져야 한다”며 “제구나 이런 면에서 본인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으니 칭찬은 보류하겠다”고 달콤한 당근보다는 채찍을 가한 터. 한현희에겐 발전을 위한 자극제가 될 수도 있는 선택이다.

SSG는 선두를 달리고는 있지만 키움만큼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리그 초반 막강했던 면모는 많이 사라졌고 최근 10경기에서도 3승 6패 1무로 주춤하며 키움의 추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돌아올 투수들은 김원형 감독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박종훈은 복귀 준비 중 어깨 통증이 재발해 변수가 생겼지만 문승원은 지난 7일 두산 베어스와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1이닝 동안 3타자를 공 7개로 막아냈다. 속구 최고 시속은 149㎞에 달했다. 투구수를 늘리고도 몸에 문제가 없다면 금방이라도 1군에 올라올 수 있을 전망이다.

되는 집안들의 여유 있는 행동은 다른 팀들엔 부러움을 살 만한 행동이다. 선발진의 여유가 있기에 가능한 선택이고 그 어떤 구단들도 이 같은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다. 올 시즌 SSG와 키움이 기대한 것보다도 훨씬 좋은 흐름으로 시즌을 꾸려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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