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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공격은' 권창훈 조규성... 옵션이 넘친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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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공격은' 권창훈 조규성... 옵션이 넘친다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6.14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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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슈퍼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세계 최강에도 통하는 황의조(이상 30·지롱댕 보르도)와 황희찬(26·울버햄튼 원더러스). 이번 6월 소집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찾은 가장 확실한 수확 중 하나다.

수비력은 아쉬웠지만 공격 하나만큼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만날 상대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 주전이 확실시되는 삼각편대 외에도 추가적인 옵션도 뛰어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 하나은행 초청 6월 평가전 마지막 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특히 후반 막판 나온 조규성(24)과 권창훈(28·이상 김천 상무)의 두 골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이날 대표팀은 4-4-2 전형을 내세웠다. 손흥민이 최전방에 황의조와 함께 배치됐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프리롤에 가까웠다.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까지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했고 첫 골도 이러한 장면 속에 만들어졌다. 선제골은 손흥민의 롱패스에서 시작된 크로스를 황의조가 머리로 마무리한 것이었다.

이 장면은 이날 공격 전개를 대표하는 장면이었다. 주축 미드필더 두 명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손흥민과 권창훈이 후방으로 내려와 적극적으로 빌드업에 가담했다. 전방에 공격 숫자가 부족할 법도 했으나 양쪽 풀백이 깊숙이 전진했고 오히려 더 많은 기회들이 생겼다.

그 역할을 맡은 이 중 하나가 권창훈이었다. 대표팀에 뽑힐 때부터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고 초반 2경기에선 기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0일 파라과이전, 이날 이집트전 연속 선발 출전했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시켜줬다.

볼터치나 패스 자체가 매끄럽지만은 않았으나 다른 선수들과는 차별되는 장면이 있었다. 뻔한 루트로 패스를 시도하다가 수비 라인에 막히면 백패스를 하는 게 일반적이었던 것과 달리 권창훈은 수비 사이 좁은 틈사이로도 끊임없이 기회를 엿봤다. 여차하면 공을 치고 나갔고 좁은 틈으로도 패스를 연결하며 속도감을 더했다.

경기 후 권창훈은 “벤투 감독님이 팀 미팅 때마다 좁은 공간에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상대가 위협 받을 만한 상황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며 “나 또한 그런 부분에 자신이 있었는데 오늘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보완할 부분들을 잘 생각해서 다음엔 더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골로는 이어지지 않았으나 손흥민과 펼친 몇 차례 패스플레이도 위협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마무리 기회를 놓치거나 패스미스 등 아쉬운 장면도 나왔지만 후반 추가시간 김진수의 크로스를 높이 뛰어올라 머리로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조규성의 활약도 빛났다. 과거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며 논란 속 대표팀에 발탁됐던 기대이상의 뛰어난 활약과 골로 보답했다. 후반 40분이후 자신감을 얻은 덕인지 K리그에서도 10골로 전체 득점 2위,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황의조라는 존재에 가려 2옵션에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 그러나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의조 형과는 달리 전방에서 지켜주고 싸워주는 것”이라며 “이번엔 출전 시간이 적었지만 그 또한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하자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날도 후반 교체 투입됐으나 전방에서 활발히 움직였고 후반 40분 후방에서 연결된 패스를 침착히 컨트롤한 뒤 수비수를 앞에 두고 환상적인 감아차기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벤투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브라질을 시작으로 칠레, 파라과이, 이집트까지 오는 11월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어쩌면 더 없을 소중한 평가전이 마무리됐다. 둘 모두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다.

 

권창훈은 “항상 개인보다는 팀으로 발전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팀적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게 앞으로 나의 과제다. 계속 하던 방식대로, 감독님 철학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규성 또한 “많이 부족하다고 이번 4연전 통해 많이 느꼈다”며 “개인적으로는 더 발전하지 않으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더 보완해 강팀들과 싸우며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조규성과 권창훈 외에도 공격진에선 소득이 많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되며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주고 골까지 기록했던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후반 교체 투입돼 빠른 발로 상대 수비진에 부담을 안겨주고 어시스트도 올렸던 엄원상(울산 현대) 또한 벤투 감독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격 옵션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여전히 수비에선 많은 불안감이 노출됐다. 브라질을 제외하면 이번 4연전에서 만난 팀들은 월드컵에서 만날 팀들보다 전력이 앞서 있다고 보기 힘들다. 수비와 미드필더, 전체적인 플레이 스타일까지 보완해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다만 공격은 달랐다. 확실한 삼각편대는 물론이고 권창훈과 조규성, 정우영, 엄원상까지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몫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적어도 공격에서 만큼은 확실한 성과를 발견했던 4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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