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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4위→10연패, 김연경 떠난 여자배구 미래는? [V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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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4위→10연패, 김연경 떠난 여자배구 미래는? [VNL]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7.01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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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불과 1년 전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는 4강 신화를 일으키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지금. 한국은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0연패로 승리를 잊은지 오래다.

세계 배구 역사에 이름을 남길 김연경(34·인천 흥국생명)을 비롯해 양효진(33·수원 현대건설)과 김수지(35·화성 IBK기업은행)가 나란히 은퇴하면서 리빌딩을 선언했지만 그 과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이대로 무너져내릴 것인가. 한국 여자배구는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걸까.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1일 브라질과 FIVB VNL 3주 차 예선 라운드 10차전에서 완패를 당했다. [사진=FIVB 홈페이지 캡처]

 

어느 정도 고전은 예상된 결과였다. 김연경의 영향력이 워낙 컸고 양효진도 김연경 못지 않은 역할을 해주던 핵심 전력이었기 때문.

그러나 이토록 무기력하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한국(세계랭킹 19위)은 1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 아르미츠 아레나에서 열린 FIVB VNL 3주 차 예선 라운드 10차전에서 브라질(세계 2위)에 세트스코어 0-3(17-25 19-25 13-25)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대회에 참가한 16팀 중 1승은 고사하고 승점 1도 챙기지 못했다.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승점 8을 기록 중인 14위 독일(2승 7패)과 15위 네덜란드(2승 8패)를 넘어서는 건 불가능하다.

지난해에도 VNL 성적은 3승 12패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태국을 상대로 김연경을 체력 안배 차원에서 쉬게 해주면서도 3-1로 이기는 등 올림픽으로 향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다르다. 리빌딩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무기력하다. 태국은 물론이고 하위권에 허덕이고 있는 독일과 네덜란드에도 패했던 한국에 브라질은 너무도 높은 벽이었다. 지난해 VNL에서 승리했던 캐나다전에도 셧아웃 패배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10연패에 시달리며 좀처럼 리빌딩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FIVB 홈페이지 캡처]

 

이번 대회 시작 때 14위였던 세계랭킹은 19위까지 떨어졌다. 2024 파리올림픽에선 기존 예선 체계를 변경해 세계랭킹 중요성이 더 커진 상황. 올림픽 진출 희망도 점점 작아지고 있다. 자칫 VNL 역사상 최초로 전패팀의 오명을 쓸 수 있다. 한국은 역대 성적은 2018년 12위(5승 10패), 2019년 15위(3승 12패), 지난해 15위(3승 12패)였다.

김연경이 빠진 레프트 자리에 공백이 가장 크다. 박정아와 함께 짝을 이뤘던 레프트 한 자리는 강소휘가 메우고 있으나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게 나타나고 있다. 득점은 팀 내 가장 많은 수준이지만 리시브 불안으로 흔들리고 있다. 김연경의 장점이 공격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리시브였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아직 선수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이는 경기 중 적절한 시점에서 교체 타이팅을 잡지 못한다는 비판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쓰라린 경험을 통해 동반성장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V리그엔 젊고 유망한 자원들이 많다. 이번 대표팀에도 상당수가 이름을 올렸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 단단해져야 한다.

이와 함께 선수단 면면을 세밀히 파악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세사르 감독의 능력이 발휘가 돼야 한다. 

전패를 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하는 건 모든 게 파리올림픽, 더 멀리는 한국 여자배구의 향후 10년까지도 바라보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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