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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뒤 기회, 두산베어스 후반기 기대되는 이유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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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뒤 기회, 두산베어스 후반기 기대되는 이유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7.08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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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매 시즌 이번 만큼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랐으나 두산 베어스는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섰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이야말로 진짜 힘겨운 시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틀린 말은 아니다. 수년 간 스토브리그만 열리면 많은 선수들의 이탈이 있었던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도 특별한 보강 없이 출혈만 있었고 주축들의 부상까지 따르며 6위에 처져 있다.

익숙하지 않은 자리. 그러나 어두울 것만 같았던 두산에도 반등에 대한 한줄기 희망이 비추고 있다. 두산은 각종 어려움에도 어김없이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 허경민(가운데)이 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불안한 두산, ‘미라클’은 끝났나

두산은 6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시작으로 KT 위즈와 원정 3연전, 키움 히어로즈와 홈 1차전까지 5연패를 당했다. 벌써 올 시즌 2번째 5연패. 시즌 초반 2위까지 올라섰던 두산은 한 때 8위까지 떨어졌다.

위기론이 불거졌다. 세부 지표를 보면 두산의 상황이 결코 웃어 넘길 수준이 아니라는 걸 잘 알 수 있다. 강점이던 타격에서도 팀 타율 0.255, 평균자책점(ERA)도 4.03으로 모두 6위다.

타선에선 핵심 타자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115억 원 타자’ 김재환(타율 0.230)을 비롯해 정수빈(0.221), 김재호(0.230), 박세혁(0.240), 양석환(0.267) 등이 하나 같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마운드도 완전치 못하다. 로버트 스탁과 이영하, 최원준, 곽빈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으나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아리엘 미란다가 오랜 공백 끝 복귀해서도 전혀 힘이 되지 못하고 다시 말소됐다.

지난 7년 동안 KBO리그에서 가장 탄탄했던 수비도 무너졌다. 실책 70개로 이 부문 최다 공동 2위다. ‘두산 다움’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2번째 5연패를 당했던 지난 5일 키움전에선 2-1로 승리를 눈앞에 뒀던 9회초 2사 만루에서 강승호가 평범한 땅볼을 잡아 악송구를 범했고 3-4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강승호에게 징계성 2군행을 통보했다.

두산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선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김재환(가운데)의 반등이 절실하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반등 신호탄? 뚝심 레이스는 이제 시작

지난해 55홈런 198타점을 합작한 중심타자 김재환과 양석환의 부진이 뼈아팠다. 올 시즌 반환점을 돈 현재 둘은 21홈런 52타점을 만들어내는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7일 홈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구장으로 커피트럭을 보내며 두 선수에게 힘을 전달했다. 이들은 선수단과 프런트, 구장 관리 요원들에게 커피를 선물했고 다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자며 응원을 보냈다.

이러한 뜻이 통한걸까. 두산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유의 집중력과 뚝심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 6일 키움전 상대 선발 에릭 요키시의 호투에 막혀 두산은 0-2로 끌려가던 7회말 허경민의 그랜드슬램을 날리며 연패를 끊었다.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자리를 비웠던 허경민이 선봉에 섰다. 7일 키움전에서도 팀이 0-2로 끌려가던 5회말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날렸고 이를 시작으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역전타, 8회 조수행의 쐐기타점으로 4-2 승리를 거뒀다.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단순한 승리라기보다 두산 특유의 응집력과 ‘허슬 정신’이 돋보인 경기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가을야구 마지노선 5위인 KIA(기아) 타이거즈와 승차는 3.5경기. 아직 60여 경기가 더 남았기에 포스트시즌 진출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

어려운 상황 속에도 양찬열(왼쪽에서 2번째), 정철원(오른쪽 끝) 등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은 두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말라버린 인재풀? 화수분 야구는 현재진행형

끝없는 전력 누수, 말라가는 인재풀. 주전급 새로운 선수가 꾸준히 나오며 없는 살림에도 7연속 한국시리즈에 나섰던 두산에 진짜 위기가 닥친 것처럼 보였다. 최근 몇 시즌간은 트레이드와 보상 선수 등을 잘 활용하며 버텨왔으나 이젠 끝이 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두산은 두산이었다. 신기할 만큼 또 새로운 선수가 나온다. 양찬열(25)의 발견은 큰 수확 중 하나다. 2020년 두산 입단 후 현역병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한 양찬열은 지난달 팀 복귀 후 1군에 콜업돼 타율 0.293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3연전에선 무안타에 그쳤으나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2018년 입단해 올해 1군에 데뷔한 투수 정철원(23)도 새로운 발견이다.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될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7일 9회 등판해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커리어 첫 세이브도 챙겼다. 27경기 34이닝 동안 2승 2패 1세이브 10홀드 ERA 3.18로 활약하고 있다.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2020년 입단해 주로 대주자와 대수비로 활약했던 안권수(29)도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올 시즌 많은 기회를 얻으며 타율 0.330 출루율 0.401로 밥상을 잘 차리고 있다. 김인태(0.413) 다음으로 높은 출루율을 기록 중이고 이를 바탕으로 팀 내 최다 득점(39)으로 100% 이상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핵심 선수들의 부진은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는 수준이다. 미란다 또한 반등 혹은 교체를 통해 반등 모먼텀을 마련할 수 있다. 두산의 가을야구 진출이 요원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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