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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흠뻑쇼, 함께 즐긴 '모두의 축제' [프로야구 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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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흠뻑쇼, 함께 즐긴 '모두의 축제' [프로야구 올스타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7.16 2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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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16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 주경기장에선 가수 싸이의 콘서트, 일명 ‘흠뻑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 시간 바로 옆 잠실야구장에선 미운 비가 프로야구 축제를 방해하고 있었다.

경기 시작 시간은 1시간 넘게 지연됐고 경기 도중 멈췄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3년 만에 치러진 10구단의 축제 올스타전 열기를 꺼뜨리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마무리는 ‘역대급 꿀잼’이었다.

이날 2022 신한은행 SOL(쏠) KBO 올스타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취임한 허구연 KBO 총재가 외친 ‘팬 퍼스트’에 걸맞은 축제의 장이었다. 선수들은 다양한 퍼포먼스와 팬서비스에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명승부로,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잠실나이트’로 물들이며 마음껏 즐겼다.

나눔 올스타 선수들이 16일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며 그라운드로 뛰어 나오고 있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팬 사인회가 열렸다. 무더운 날씨에도 선수들은 팬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팬들을 위해 레게머리를 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은퇴투어를 갖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테이블 앞에 긴 줄이 늘어서며 남다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구장 밖엔 플레이존이 별도로 마련됐다. 일명 ‘주먹야구’로 불리는 ‘베이스볼5’가 열렸고 팬들은 선수들과 함께 변형 야구를 체험했다. 이어 팬들과 각 구단 선수들이 함께 참여한 슈퍼레이스가 다시 펼쳐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만3750 관중은 경기 전부터 좌석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갑작스레 굵은 빗줄기가 잠실구장에 쏟아져 내렸고 이로 인해 경기는 1시간여 지연됐다. 그럼에도 관중들은 우산을 쓰거나 지붕 밑으로 잠시 피했고 선수들의 응원가를 차례로 부르며 차분히 경기 개시를 기다렸다.

40주년을 맞은 프로야구는 이날 ‘레전드40’을 발표했는데 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4명이 이날 소개됐다. 선동열, 이종범, 이승엽과 함께 故(고) 최동원의 아들 최기호 씨는 함께 시구와 수비를 맡으며 특별한 시작을 알렸다.

경기 도중 갑자기 내린 빗줄기에도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자리를 지키며 올스타전을 즐겼다.

 

볼거리도 풍성했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별명에 맞춰 다양한 코스튬 플레이를 펼쳤다. 김태군(NC 다이노스)은 ‘태군마마’라는 별명에 맞춰 곤룡포를 입고 나섰고 황대인(KIA 타이거즈)은 ‘방귀대장 뿡뿡이’로 변신했다. 김지찬(삼성 라이온즈)은 ‘삼린이(삼성 어린이팬)’ 컨셉으로 라는 별명과 어울리는 유치원생 분장을 하고 나섰다.

경기 도중 다시 빗발이 흩날렸지만 관중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의도치 않은 ‘흠뻑쇼’가 됐지만 관중들의 표정엔 즐거움이 넘쳤다.

평소엔 상대팀으로 만났지만 드림(삼성·롯데·두산·SSG·KT)과 나눔(키움·KIA·한화·LG·NC) 올스타로 묶인 팬들은 오늘만큼은 한 팀이 된 선수들의 응원가를 함께 부르며 즐겼다. 특히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의 타석 때마다 그의 응원가가 한 목소리로 울려퍼졌고 클리닝타임 때 진행된 은퇴투어엔 모두 하나돼 ‘이대호’를 외쳤다.

경기도 흥미진진했다. 물고 물리는 승부 속 8회초 나눔 올스타 황대인(KIA)의 동점 투런포가 나오며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올스타전 특성을 고려해 연장부터는 승부치기로 펼쳐졌다. 무사 주자를 1,2루에 내보낸 뒤 더 많은 점수를 낸 팀이 이기는 방식.

한화 이글스 정은원(가운데)이 10회초 결승 스리런 홈런을 날린 뒤 KIA 타이거즈 황대인(왼쪽),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드림 올스타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마무리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을 대신해 포수 김민식(KIA)을 투수로 내보냈다. 김혜성(키움)의 안타 후 최지훈(SSG)의 레이저 송구로 최형우(KIA)가 홈에서 잡혔고 허경민(두산 베어스)의 호수비까지 보태 나눔 올스타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는 듯했으나 정은원(한화 이글스)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포 한 방을 날렸다.

나눔 투수는 철벽 마무리 고우석(LG). 드림 올스타 관중석에선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지 않는다며 야유가 쏟아졌다.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항의의 뜻을 보였으나 고우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최고 시속 154㎞ 빠른공을 뿌리며 4시간 가까이 이어진 경기를 마무리했다.

6-3 나눔 올스타의 승리. 결승 홈런의 주인공 정은원은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로 ‘미스터 올스타’에 오르며 상금 1000만 원까지 챙겼다. 우수 투수상은 나눔 올스타의 승리를 지켜낸 고우석,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간 황대인은 우수 타자상을 수상했고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김태군에게 돌아갔다. 상금은 모두 300만 원. 류지현(LG) 감독은 승리 감독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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