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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왕 윤이나, 슈퍼스타 탄생 서막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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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왕 윤이나, 슈퍼스타 탄생 서막 [KLPGA]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7.18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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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드라이버로 300야드(274m)를 날리는 만 19세 소녀 골퍼. 윤이나(19·하이트진로)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슈퍼스타 탄생을 알렸다.

윤이나는 17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전장 6539야드)에서 열린 2022 KLPGA 투어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총상금 8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드림투어(2부) 3승으로 상금왕에 오른 슈퍼루키는 수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니며 14번째 대회 만에 첫 KLPGA 첫 정상에 우뚝 섰다.

윤이나가 17일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대회에서 KLPGA 커리어 첫 우승을 차지하고 기념 지팡이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여자 선수로는 드물게 초장타를 뽐내는 괴력이 시선을 끈다.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 1위(263.7야드)를 달리고 있는 그는 시즌 초반 코스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놀라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BC 카드·한경 레이디스컵 3위, 지난 3일 끝난 맥콜·모나파크 오픈 준우승 등에 이어 이번엔 드디어 그린재킷을 입었다.

특히 윤이나는 맥콜·모나파크 오픈 최종 라운드에선 18번 홀(파5)에서 홀까지 220m 거리에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리는 괴력으로 골프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번 대회에도 1라운드 이글 3개라는 진기록을 써내며 초반부터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윤이나를 향했다. 2개 홀에서 측정하는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270야드를 넘었고 2라운드 13번 홀(파4)에서는 316야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1라운드부터 나흘 내내 선두를 지켜내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챙겼다. 박지영(26·한국토지신탁)이 3타까지 추격했으나 18번 홀(파4)에서 6m 버디를 성공시키며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 1억4400만 원을 챙긴 윤이나는 상금랭킹 5위(3억7044만 원)로 뛰어올랐고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2위(1292점)로 상승했다. 1위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지만 지난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톱 10에만 6차례 진입한 이예원(1434점)이 지키고 있다.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윤이나의 추월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18홀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고 환호하는 윤이나(가운데)와 함께 기뻐하는 갤러리들. [사진=KLPGA 제공]

 

기자회견에서 “다음 목표도 우승”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힌 윤이나는 “‘진짜 내가 우승한 게 맞나. 이게 현실인가’라고 자문했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숙제도 있다. 장타자들은 정확도와 싸움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힘을 사용하는 만큼 순간 실수가 나올 경우 공은 오비 또는 해저드 지역으로 향하기 쉽다. 그러나 윤이나는 장타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만큼 자신감도 넘친다.

“정확도를 높이려고 비거리를 줄일 생각은 없다. 파 5홀에서 큰 위험이 없다면 투온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7번 홀(파5) 투온을 노리다 보기를 하기도 했지만 “샷을 잘못 쳤을 뿐 잘못된 공략은 아니었다. 3타나 앞선 상황이었지만 돌아갈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 있는 드라이버보다 정교해진 퍼터를 우승 원동력으로 꼽았다. “이번 대회 우승 원동력은 장타보다는 퍼팅”이라는 그는 “버디 찬스가 많기도 했지만 3m 이내 퍼트가 좋았다. 이번 대회 나흘 동안 퍼트 실수가 없었다. 나만의 퍼팅 스타일을 찾은 듯하다. 요즘 정말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기자회견에 나선 윤이나는 "다음 목표도 우승"이라며 "LPGA 명예의 전당에 오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사진=KLPGA 제공]

 

또 100m 이내 웨지샷에서 각별히 신경을 썼다. 남다른 드라이버 비거리로 인해 세컨드샷 거리가 대부분 100m 이내로 남기 때문이다. 윤이나는 “지난 겨울 훈련 때 샷 연습의 3분의 2는 100m 이내 샷에 할애할 만큼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신인임에도 겸손하기보다는 솔직함이 매력이다. “신인왕보다는 첫 우승이 더 욕심났다”는 그는 “이제 첫 우승을 했지만 다음 목표도 우승이다. 계속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 장기적으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진출 꿈도 꾸고 있다. “미국 무대로 진출해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게 목표”라며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선 “비밀”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그렇다고 교만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모든 면에서 아직은 다 부족하다. 오래 하고 싶은데 갈 길이 멀다”며 “이번 대회에서 티샷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다. 어제는 페어웨이에 네 번만 들어갔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무기는 성실함과 발전을 향한 욕심. 윤이나는 “내일도 연습장에 나가서 드라이버 샷 점검을 해야겠다”고 골프만을 생각하는 발언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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