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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비 준우승-몸살 속 미소, '가족의 힘'이란 [PBA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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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비 준우승-몸살 속 미소, '가족의 힘'이란 [PBA 투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7.21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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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발산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아주 짧은 시간. ‘캄보디아 당구영웅’ 스롱 피아비(32·블루원리조트 엔젤스)에겐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를 더 없이 소중한 기회였다.

피아비는 20일 서울시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2~2023시즌 2차전 하나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민아(32·NH농협카드 그린포스)를 풀세트 접전 끝에 3-4(11-10 3-11 11-4 11-7 5-11 4-11 4-9)로 졌다.

당분간 가족과 함께 할 수 없기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그럼에도 피아비는 어느 때보다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될 시간이었다.

스롱 피아비(왼쪽)가 20일 2022~2023시즌 2차전 하나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민아에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아마 최강이라 불렸던 피아비는 2020~2021시즌 도중 프로 무대에 뛰어든 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개막전 첫 우승을 맛본 이후 꾸준히 상위권에 머물던 그는 월드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 결승에 올랐다.

4차례 우승을 차지한 임정숙(SK렌터카 다이렉트), 이미래(TS샴푸·푸라닭 히어로즈)에 이어 단 10개 대회 만에 3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세였다.

1세트를 따낸 그는 2세트를 내주고도 3,4세트를 다시 가져오며 순조롭게 2연속 우승의 주인공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 김민아의 기세도 뛰어났으나 피아비가 정상 컨디션처럼 보이지 않았다. 

결국 내리 세 세트를 빼앗기며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피아비는 “멘탈이 흔들렸다. 첫 큐부터 팔이 너무 떨렸다. 몸살이 있었다”며 “잠잘 시간이 많이 없었고 조금만 긴장해도 팔이 너무 떨렸다. ‘괜찮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한 차례 큐미스가 난 뒤엔 끝났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결승을 앞두고 몸살로 고생했다. 그럼에도 가족이 곁에 있어 외롭지 않았다. 피아비의 부모님은 건강이 좋지 않아 치료차 한국을 찾았다. 다행스럽게도 개막전 우승 기쁨을 함께 했고 캄보디아로 돌아가기 전 이번 대회까지도 동행할 수 있었다.

몸살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피아비는 "아프지만 엄마가 곁에서 간호해주셨다. 너무도 행복했다"며 미소지었다. [사진=PBA 투어 제공]

 

대회 내내 부모님과 함께 지낸 피아비는 “부모님이 계신 게 큰 힘이었다. 몸이 아플 때는 엄마가 더 생각난다”며 “이번엔 아프지만 엄마가 곁에 계셨고 캄보디아 옛날 방식으로 치료도 해주시고 땀도 닦아주며 간호해주셨다. 너무도 행복했다. 그동안 좋은 추억을 쌓았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다 잡은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이 또한 만족할 만한 성과다. 피아비는 “여기까지 온 것도 기쁘다. 끝은 아쉽기도 했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결승도 누구나 올라올 수 있는 무대는 아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프로 무대에 진출하며 컨디션을 비롯한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그는 “계속 잘하길 바라는 건 욕심인 것 같다. 자기 리듬을 유지하고 잘한다고만 우승할 수 있는 간 아니”라며 “컨디션을 유지하고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인 결과로 거둔 준우승이기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부모님과는 한동안 또 떨어져야 지내야 한다. “부모님은 이번 대회 끝나고 25일 돌아가신다”며 “1년 뒤에 건강검진 때문에 다시 모시려고 한다”고 미래를 기약했다.

준우승 상금 600만 원을 챙긴 피아비의 LPBA 누적 상금(1억540만 원)은 1억 원을 넘어섰다. 꾸준한 성적을 내며 4회 우승자 이미래(9822만5000원)마저도 넘어섰다. 단 11개 대회를 치르며 쌓은 상금이라는 점이 감탄을 자아낸다.

꾸준히 최정상을 향해 가고 있는 피아비. 3차 대회부터는 가족과 다시 이별한 채 대회에 나서야 한다. 보다 프로페셔널해진 피아비가 얼마나 더 성숙해진 면모로 고국땅의 부모님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을지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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