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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키즈' 오세연, 우상 잡고 우상향 그린다 [KOVO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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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키즈' 오세연, 우상 잡고 우상향 그린다 [KOVO컵]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8.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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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비시즌 동안 맞춘 호흡을 점검하고 이적생과 샛별들을 검증하기 안성맞춤인 컵대회. 서울 GS칼텍스만큼 대회 취지를 제대로 살리는 팀이 있을까.

하루하루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한다. 아웃사이드 히터에 안착한 권민지(21)에 이어 이번엔 미들블로커 오세연(20)이 뉴스타 예감을 밝혔다.

오세연은 17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흥국생명과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컵대회) 예선 A조 마지막 경기에서 블로킹 6개 포함 12득점하며 팀에 세트스코어 3-2(15-25 25-19 25-21 23-25 15-13) 승리를 이끌었다.

서울 GS칼텍스 오세연(왼쪽부터)이 17일 인천 흥국생명과 컵대회를 승리로 이끌고 최은지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김연경 키즈, 다소 늦었던 출발

스포츠계에도 조기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오세연의 시작은 이런 흐름과는 완전히 달랐다. 평범한 고교생이던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활약하는 김연경(34·흥국생명)을 보고 배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 길로 고교 1학년 때 제 발로 안산 원곡고로 찾아가 엘리트 체육인의 길에 노크를 했고 남들과는 다소 다른 시작을 알렸다.

다른 이들에 비해 늦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시간도 더 걸렸다. 다만 잠재력은 확실했다. GS칼텍스는 구력의 짧은 오세연의 발전 가능성을 봤고 2020~2021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6순위로 그를 지명했다.

다만 순탄한 길은 아니었다. 2020~2021시즌 정규리그에는 전혀 나서지 못했고 2021~2022시즌엔 단 두 세트에만 나섰다. 아직은 보완할 게 많았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다.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고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선배들에게도 하나하나 배워가며 미래를 기약했다.

오세연(오른쪽)은 김연경을 두 차례나 블로킹해내는 등 미들블로커로서 가능성을 밝혔다. [사진=KOVO 제공]

 

◆ 우상 김연경 잡아내다, 오세연 커리어는 우상향 중

드디어 기회가 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오세연은 점프력을 갖췄고 블로킹을 잡는 능력도 있다. 구력이 짧은 게 아직은 단점이지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며 연습 경기 등에 꾸준히 내보내고 있다”며 “컵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서머리그에서 뭔가를 보여주더라. ‘컵대회에서 활용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는데 실제로 팀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은 오세연에게 잊지 못할 날이었다. 2세트와 5세트 김연경의 오픈과 시간차 공격을 블로킹해냈다. 경기 후 오세연은 “김연경 선배에게 반해서 배구에 입문했다”며 “같은 코트에서 뛰어보는 게 소원 중 하나였는데 블로킹까지 잡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누구보다 자신의 위치와 부족함을 잘 알고 있었고 노력하며 차분히 기다렸다. 스스로도 성장세를 느끼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오세연은 “작년 컵대회와 달라진 것을 느낀다. 작년에는 공이 오면 스윙하는 데 급급했는데 이제는 방향을 잡고 때린다. 서브도 목적타를 넣는다”며 “하루하루가 다르지는 않지만 길게 보면 내가 우상향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남들과 시작점이 다르다는 것은 불리한 측면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다만 잠재력이 충분하다면 역으로 앞으로도 성장할 게 많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스스로도, 지도자도 이를 느끼고 있다. 컵대회는 시작일 뿐이다. 우상향 중인 오세연의 커리어는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돌입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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