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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김민재, 수비수 데뷔골 남다른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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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김민재, 수비수 데뷔골 남다른 의미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8.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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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7년 프로 무대 입성 후 단 4골. 그러나 김민재(26·나폴리)가 이탈리에 세리에A에서 첫 골을 넣기까지 필요한 건 단 2경기였다.

김민재는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 세리에A 2라운서 몬차와 홈경기에 선발 출전, 4-0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까지 터뜨리며 팀에 대승을 안겼다.

무엇보다 수비력이 가장 중요한 센터백이라고는 하지만 김민재에겐 이 골은 남다른 의미를 던져준다.

나폴리 김민재(가운데)가 22일 몬차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올 여름 나폴리에 둥지를 튼 김민재는 지난 16일 데뷔전부터 맹활약했다. 뛰어난 신체조건을 앞세운 수비는 역시나 견고했고 하프라인부터 드리블 돌파를 시도해 수비수 4명을 제치고 올린 크로스는 나폴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은 김민재를 칭찬했으나 일부 현지 언론에선 첼시로 떠난 칼리두 쿨리발리(31)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부족함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몸값 차이가 있기는 하나 당분간 쿨리발리의 꼬리표를 떼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만들었다.

기우였다. 단 2경기 만에 일부 우려 섞인 시선까지 돌려세웠다. 수비 안정감은 말할 것도 없었다. 공중볼 경합(4차례)과 태클(2차례)에서 100%의 성공률을 보였고 양 팀에서 가장 많은 9차례나 공 소유권을 빼앗아냈다. 무엇보다 무실점 대승이라는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골은 화룡점정이었다. 그동안 전북(3골)과 페네르바체(1골)에서 단 4골을 만들어내는데 그쳤던 김민재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보다도 빠르게 리그 골을 신고했다. 둘은 도움만 하나씩을 기록했다.

후반 추가 시간 코너킥에서 문전에 가득한 수비수 4명 사이에서 강력한 몸싸움을 앞세워 버텨냈고 감각적인 헤더로 데뷔골을 장식했다. 한국 선수로는 안정환, 이승우에 이어 세리에A 3번째이자 수비수로는 처음이다.

김민재(왼쪽에서 4번째)는 강력한 헤더골로 세트피스 등에서 무서운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사진=AFP/연합뉴스]

 

김민재는 수비수로는 누구보다 공격적인 유형이다. 지난 경기에서도 김민재의 공격 가담 능력은 잘 나타났다. 대표팀에서도 42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그동안 팀 성향 등으로 인해 공격 가담 기회가 많지 않았으나 나폴리에서 세트피스 등 기회만 나면 공격에 가담하며 자신의 또 다른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탄탄한 체구를 바탕으로 세트피스에서 강력한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걸 이날 골로 입증했다.

수비수의 공격적인 가담을 중시하는 스팔레티 감독도 만족감을 표했다. 다만 김민재의 능력을 아는 만큼 더 적극적인 공격 관여를 요구했다. 그는 “김민재는 베로나와 개막전에서도 잘했다”며 “좀 더 경기를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기를 바란다. 그는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다. 수비 라인에서 더 나아가 상대 수비진을 위협할 수 있는 패스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스포트 이탈리아판도 김민재에게 팀에서 2번째로 높은 평점 7을 부여하며 “김민재는 특출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지만 경기의 흐름을 잘 읽었다. 결국 골 세리머니도 펼쳤다”고 적었다.

아레아 나폴리는 “나폴리 역사상 가장 강한 수비수였던 쿨리발리를 대체해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가진 김민재가 마라도나 스타디움(홈구장)을 기쁨으로 물들였다”고 호평했다.

심지어 쿨리발리는 21일 리즈 유나이티드와 경기에 출전해 후반 막판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첼시는 0-3으로 완패했다. 대조되는 활약으로 쿨리발리의 향수를 지워냈다.

마인츠 이재성도 헤더 결승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마인츠 페이스북 캡처]

 

김민재 외 유럽에서 뛰는 코리안리거들의 활약도 빛난 주말이었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뛰는 이강인(21·마요르카)은 레알 베티스전에서 정교한 크로스로 시즌 1호 도움을 올렸다. 약점으로 꼽혔던 활동량과 수비 가담 등을 보완한 활약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그는 월드컵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후반 막판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힌 것 또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이재성(30·마인츠)도 21일 아우크스부르크전 후반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 방향만 바꿔놓는 감각적인 헤더로 2-1 팀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작렬했다. 

황인범은 사흘 전에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가벼운 근육 부상을 입어 이날은 결장했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오히려 아쉬운 건 대표팀 캡틴 손흥민이다. 지난 시즌 득점왕임에도 3경기에서 1도움만 기록하고 있다.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경기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하나 둘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언제쯤 마수걸이 골을 터뜨릴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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