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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푸이그, 결코 미워할수 없는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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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푸이그, 결코 미워할수 없는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8.26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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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악동.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를 따라다니는 수식어. 그러나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 푸이그가 KBO리그(프로야구)에서도 야구 팬들을 울고 웃게 만들고 있다.

푸이그는 25일 경상남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2022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팀이 1-4로 뒤진 4회초 공격에서 인사이드 파크 홈런을 작렬했다.

KBO 역대 90번째 진기록. 최근 수비에서 태도 논란을 일으켰던 푸이그였기에 더욱 의미가 깊은 결실이었다.

키움 히어로즈 야시엘 푸이그가 25일 NC 다이노스전 4회초 인사이드 파크 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명기의 공을 받아쳐 좌측 담장으로 타구를 날린 푸이그는 홈런을 직감한 듯 타구를 잠시 감상했다. 확신이 들지 않았는지 뒤늦게 전력질주를 시작했다. 외야수가 넘어진 것도, 타구를 험블한 것도 아님에도 푸이그는 빠르게 1,2,3루를 거쳐 홈까지 파고들었다. 당초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명백한 세이프였다. 푸이그는 경이로운 주력을 앞세워 시즌 16번째 홈런을 이색적으로 작성했다. 8회엔 극적인 2타점 동점 적시타까지 날려 팀의 10-9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국내 야구 팬들에게 푸이그가 알려진 건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한솥밥을 먹었던 LA 다저스 시절. 당시 푸이그는 신예임에도 5툴 플레이어로 평가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한 번 신이 나면 도무지 말릴 수 없어 ‘야생마’로 불렸다. 영어가 서툰 류현진, 후안 유리베와 함께 붙어 다니며 과하다 싶을 정도의 장난도 서슴지 않으며 ‘특급 케미’를 뽐냈다.

그러나 푸이그에겐 어느덧 악동이라는 이미지가 붙기 시작했다. 과한 의욕으로 팀 분위기를 망치는 플레이가 적지 않게 나왔고 불문율을 어기고 상대를 도발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인터뷰 거절은 예삿일이고 태업 등 워크에식(직업 윤리 및 태도) 문제도 끊이지 않았다.

MLB에선 더 이상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말썽꾸러기를 품을 팀을 찾을 수 없었다. 2020년 예기치 않은 안식년을 맞은 푸이그는 지난해 멕시칸 리그에서 활약한 뒤 올 시즌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홈을 쇄도한 푸이그(가운데)가 심판의 아웃 판정에 반발하고 있다. 푸이그는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판정은 결국 세이프로 정정됐다. [사진=연합뉴스]

 

큰 기대와 달리 부진이 길었다. 4월 타율 0.233, 5월엔 0.204로 더 부진하던 그는 더위와 함께 살아났다. 6월 타율 0.286으로 깨어난 그는 7월 0.314, 8월 0.361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시즌 타율은 0.269까지 끌어올렸고 16홈런 5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1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최근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일 SSG 랜더스전에서 몇 차례 아쉬운 수비를 펼쳤는데 홍원기 키움 감독은 “푸이그의 실책성 플레이는 시즌 초부터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코치진들이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해도 개선하지 않고 그런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어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 담장을 넘기지 못한 타구를 바라보다 넘어지기까지 하며 2루에서 아웃돼 홍 감독으로부터 성실성에 대한 질책을 받았던 푸이그였기에 이날 전력질주로 만들어낸 인사이드 파크 홈런이기에 더욱 뜻깊었다. 홍 감독의 따끔한 수비 지적 이후 최근 3경기 5안타를 몰아치고 있는 것도 의미를 더한다.

기세를 탄 푸이그는 좀처럼 막아서기 힘들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긴 부진으로 인해 팀 분위기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었던 키움이었기에 푸이그의 변신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때론 비판을 받을 행동도 하지만 이내 반전 활약을 펼치는 푸이그를 팬들은 결코 미워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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