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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행 이영하 김대현, 학폭에 우는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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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행 이영하 김대현, 학폭에 우는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2.08.3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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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또 학교폭력이다. 프로야구가 다시 한 번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엔 상황이 더 커졌다. 법정으로 향해 긴 진실공방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영하(두산 베어스)와 김대현(이상 25·LG 트윈스)은 과거 선린인터넷고 재학 시절 후배를 괴롭혔다며 특수폭행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들의 학교폭력 논란은 지난해 2월 불거졌다. 이후 양측의 입장 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법정공방을 벌이게 됐다. 두산과 LG는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이를 보고 했다. 이영하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군 복무 중인 김대현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두산 베어스가 이영하가 고교시절 학교폭력 가해 혐의를 받고 법정공방을 벌이게 됐다. [사진=스포츠Q DB]

 

이영하, 김대현의 선린인터넷고 야구부 후배인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비롯해 방송사 시사 고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들의 가해 혐의를 주장했다. 이 둘 때문에 학교와 야구부에 나가지 못한 적도 많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둘의 입장은 명확했다. 이영하는 소속사를 통해 “단체 집합으로 선수단 기강을 잡으려 한 적이 있다. 이 부분은 사과한다”면서도 “특정인에게 가혹행위를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대현의 변호사도 “A씨의 피해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맞섰다.

두산과 LG는 A씨와 당시 야구부 관계자들을 여러 차례 만났으나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양측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사실확인이 어려웠다.

사건이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A씨는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하고 윤리센터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 송치 후 불구속 기소된 이영하는 지난 21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현재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출전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장기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이영하 또한 변호사를 선임해 법정 공방을 준비 중이다.

군 복무 중인 김대현도 이영하와 함께 법정으로 향한다. 둘 모두 학교폭력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던 이영하의 법률대리인 김선웅 변호사는 “기소된 내용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고자 한다”며 “이번 일이 고교 재학 중에 벌어진 일이고 공소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영하는 경찰 조사만 받았다. 검찰은 피해자 조사만 하고 기소했다. 공소 시효 때문에 기소 등이 빨리 진행된 것 같다. 이영하는 공소장 송달도 받지 않아 언제 재판이 열릴지도 모른다. 재판에서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고교 시절 때 폭력을 저질렀다며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3)이 휘문고 시절 후배에게 폭력을 행사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넥센(키움 전신)은 신인 안우진을 지명했고 1군에서 50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내린 뒤 이후부터는 꾸준히 출전시키며 현재 키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투수로 성장했다. 여전히 그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야구 팬들이 적지 않다.

2년 전 김해고 출신 김유성(20·고려대)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고개를 숙여야 했다. NC가 팬들의 거센 비판 속 사흘 만에 지명을 철회한 것. 

2년 만에 다시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된 고려대 김유성. 여전히 학폭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가운데 이번엔 프로에 입단할 수 있을까. [사진=연합뉴스]

 

김유성 또한 학교폭력이 문제였다. 내동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을 저질렀고 2017년 학교에선 출석 정지 5일, 이듬해 창원지방법원에선 김유성에게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는데 화해에 이르지 못해 20시간 심리치료 수강과 함께 4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것이다. 정확한 가해 내용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결코 가볍게 넘어갈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유성은 이번 드래프트에 다시 참가신청을 했는데,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지만 구단들은 지명 후 뒤따를 비판 여론을 의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영하와 김대현의 경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다만 왜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지에 대해서는 숙고가 필요하다. 학창시절 엘리트 체육 생활을 하면 선배들이 기강을 잡기 마련이다. 충분히 험악한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조금만 정도가 지나쳐져도 폭력으로 이어지기 쉽다.

일부의 경우엔 명확히 기억을 떠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선수들에게 없는 혐의를 뒤집어 씌우는 경우들도 있다.

서서히 문화가 변해가고 있지만 현장에서도 근본적인 문제를 뿌리 뽑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교육해야 하는 게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잘못 한 번이 추후 크나큰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알려줘 스스로 순간의 잘못된 선택에 빠지지 않게 해줄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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