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11 (금)
"원작 읽지 말라" 만류, '법대로 사랑하라'의 도전[SQ현장]
상태바
"원작 읽지 말라" 만류, '법대로 사랑하라'의 도전[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09.05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법대로 사랑하라'가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

5일 오후 KBS2 새 월화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이은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승기, 이세영, 김남희, 김슬기, 오동민, 안동구, 김도훈, 조한철, 장혜진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2500만 뷰 이상을 기록한 동명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검사 출신 한량 갓물주 김정호(이승기 분)와 4차원 변호사 세입자 김유리(이세영 분)의 로(LAW)맨스 드라마다.

이세영(왼쪽), 이승기. [사진=KBS 제공]
이세영(왼쪽), 이승기. [사진=KBS 제공]

'KBS 드라마 스페셜 2020-원나잇'으로 필력을 인정받은 임의정 작가와 '제빵왕 김탁구', '동네 변호사 조들호' 공동 연출 및 '연애를 기대해', '죽어도 좋아' 등을 연출한 이은진 감독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은진 감독은 작품에 대해 "따뜻하고 좋은 드라마를 만들려고 했다. 요즘 따뜻하고 좋은 드라마가 재미있더라. 그러니 (법대로 사랑하라는) 재미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가 캐스팅 과정에서 중요시 여긴 것은 연기력과 인성이었다. 그는 "첫 번째로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만 캐스팅 했다. 전혀 구멍이 없다. 두 번째는 인성이다. 성격이 다 좋으시다"고 강조하며 "드라마의 결이라든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누가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승기, 이세영 두 주연 배우의 싱크로율을 두고 "이승기 씨는 싱크로율이 300%인 것 같다. 쓸데 없는 것도 많이 아는 잡학다식이다. 또 굉장히 논리적이기도 하다. 이세영 배우는 본인이 아니라고 할 텐데 150% 정도다. 뜨겁고 차가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또라이인 건 분명하다. 아주 사랑스러운 또라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승기는 전직 검사이자 현재 웹소설 작가로 활동 중인 한량 갓물주 김정호 역을 맡았다. 이세영이 연기하는 김유리를 17년째 짝사랑 중인 인물이기도 하다. '마우스' '베가본드' 등 장르물에서 오랜 만에 로맨스로 돌아온 그는 "전작들이 장르적 성향도 강하다 보니 힘든 촬영이 많았는데 법대로 사랑하라는 힐링 코미디 요소가 있어서 현장에 갈 때도 편하고 재밌다. 그래서 즐기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며 "감독님께서 배우들이 준비한 것을 풀어낼 때 굉장히 열어두고 받아들여 주신다. 대본 외적으로 촘촘하게 연출된 부분이 많아서 저도 시청자로서 기대가 된다"고 설레는 마음을 나타냈다.

이세영. [사진=KBS 제공]
이세영. [사진=KBS 제공]

전작 '옷소매 붉은 끝동'의 엄청난 흥행에 이어 차기작으로 법대로 사랑하라를 택한 이세영은 "사실 잘된 드라마에 출연한 건 어렸을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한 해에 잘 되는 드라마 편수가 몇 없지 않냐"며 "(흥행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흥행도 흥행이지만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나 재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선택했다. 이전에 제가 보여드리지 않았던, 제 안의 다혈질이나 또라이 같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세영은 대형로펌 황앤구를 그만두고 김정호 건물 1층에 법률상담 카페인 ‘로(LAW)카페’를 차리는 4차원 변호사 김유리 역으로 분한다. 변호사 역할을 위해 실제 변호사들과 만나며 그들의 말투를 연구하기도 했다고. 이세영은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 하면서 법정 드라마도 조금 봤다. 또 주변에 부탁을 드려서 변호사 분들과 만나기도 했다. 말투도 연구해보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깼던 것 같다"며 "유리는 저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네 안에 유리가 있다. 유리 안에 네가 있다고 해주셔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17년 '화유기' 이후 5년 만의 재회이기도 하다. 이세영은 재회 소감에 대해 "그때는 제가 이승기 씨 집에 얹혀사는 일개 좀비였는데 지금은 아껴주셔서 재밌게 촬영 중이다. 그때보다 더 멋있어지신 것 같다"고 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승기 역시 "그때는 군 전역하고 바로 찍어서 사회인과의 경계선에 있었다. 세영 씨를 오랜만에 봤는데 에너지가 좋다는 걸 다시 느꼈다. 로맨틱코미디 특성상 주인공 분량이 많고, 법률 드라마다 보니까 특히나 대사량이 많다. 그럼에도 지치는 기색없이 늘 밝은 모습"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기. [사진=KBS 제공]
이승기. [사진=KBS 제공]

이세영과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호흡을 맞췄던 장혜진은 코믹한 모습으로 이미지 변신을 한다. 장혜진은 김정호 건물인 은하빌딩 건너편 해피 슈퍼주인이자 잔소리와 살뜰함을 동시에 겸비한 김천댁 역으로 등장해 극에 활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그는 "로맨스를 하고 싶었지만 코미디를 맡게 됐다. 분장팀이 매일 가발을 준비한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짧게 남기며 "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넘친다. 그걸 하나하니씩 집어 먹으며 편하게 촬영 중이다. 그래서 저의 숨겨둔 개그 본능이 나오고 있다. 우아하고 싶었는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밖에도 김슬기는 김정호, 김유리, 도진기의 절친 모임 서연고교 4인방의 리더이자 도진기의 아내 경찰 한세연 역, 오동민은 한세연의 팔불출 남편이자 서연고교 4인방의 개그 담당 이탈리안 레스토랑 쉐프 도진기 역을 맡는 등 톡톡 튀는 인물들이 작품을 가득 채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신예 김도훈은 이날 이은진 감독과 이승기를 향한 감사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제가 부족하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이 많았는데 감독님께서 이런 기회를 주신 게 너무 감사할 정도로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모든 선배님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 기억에 남는 연기적 조언은 승기 선배님께서 해주신 조언들"이라며 "가끔씩 연기를 하다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살짝씩 조언 해주신다. 저는 제 모습을 못 보니까 그런 부분이 감사했다"고 마음을 전했다.

또한 배우들은 입을 모아 "감독님께서 원작을 읽지 말라고 만류했다"고 털어놨다. 원작이 갖고 있는 큰 틀은 동일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이 달라 드라마 대본에 충실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 실제로 원작의 서연고교 5인방이 서연고교 4인방으로 수정됐고 한세연 역은 원작보다 더욱 단단해진 인물로 변모했다. 이세영은 "중반 정도 웹소설을 읽다가 읽지 말라는 말씀을 듣고 중단했다. 원작과 비교하자면 영상으로 보여드리다 보니까 유리는 4차원 기질이 더욱 부각된 것 같다. 옷도 화려해졌다"고 비교했다.

이승기는 "저는 (원작을 읽는 대신) 원작자님을 한 번 뵀다. 작가님께서 본인의 글보다 영상화 하는 것에 대한 기대를 갖고 계시더라"며 "요즘 오은영 박사님 같은 분들이 나오셔서 마음을 어루어 만져주는 프로그램들이 많지 않나. 저희 드라마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법대로 사랑하라를 보면 살아가면서 갖는 고민 하나 정돈 솔루션을 얻고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가구나 하고 위안을 얻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사진=KBS 제공]
안동구(왼쪽부터), 김도훈, 김남희, 이승기, 이세영, 이은진 감독, 김슬기, 장혜진, 오동민, 조한철. [사진=KBS 제공]

끝으로 이은진 감독은 "법은 어렵지만, 저희가 드라마는 어렵지는 않다. 법이 어려운 순간을 위해서 드라마를 만들었다. 커피 한 잔 값에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걸 통해서 조금 더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며 작품이 가진 의미를 되새겼다.

KBS2 월화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는 5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