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2022년, 한류는 더 큰 성장을 위한 변곡점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를 향한 관심도가 높아지며 대중화되고 있으며, K팝 팬덤은 더욱 공고해졌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이하 진흥원)은 지난 1년간 '오징어 게임' 신드롬과 방탄소년단의 활약 및 그룹 활동 잠정 중단 발표가 혼재했던 상황에서 "지난 1년간 한류가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분석했다.
진흥원이 8일 발간한 '2022 글로벌 한류 트렌드'에 따르면 18개 조사대상국 중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에서 한류지수가 상승했다. 한국 대중문화가 해외 현지 소비자에게 수용된 정도와 그것의 성장 또는 쇠퇴 경향을 반영하는 한류지수는 한류 현재 인기와 대중화 정도를 나타태는 '현황' 지수와 성장 또는 쇠퇴 정도를 나타내는 '심리' 지수로 구분된다.
한류현황지수 평균은 3.2, 한류심리지수는 123.2로 2020년 대비 각각 4.9%, 6.2% 증가했다. 미국, 영국, 호주, 남아공 등 과거 한류 인기가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국가들에서 한류 대중화가 크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2020년과 비교해 한류콘텐츠 이용 다양성도 평균 4.9에서 5.4로, 이용 집중도는 35.3에서 41.9로 증가했다. 과거 한류에 관심이 낮았던 40대 이상 남녀와 10대 남성의 한류 관심도가 높아지며 성별, 연령별 집단 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높아진 한류 관심도에는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OTT 영상콘텐츠 관련 거의 모든 기록을 새로 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오징어 게임 이후 공개된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여러 한국 콘텐츠가 잇달아 흥행하며 글로벌 OTT 업체들의 한류콘텐츠 투자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
K팝은 혼종성(이질적인 문화가 섞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는 현상)이 강화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블랙핑크 리사의 솔로 데뷔앨범은 K팝 정체성에 대한 재논의의 도화선이 됐다. 블랙핑크 리사의 솔로 데뷔 앨범은 역대 K팝 여자 솔로 가수 앨범 최다 판매량인 누적 95만장을 기록했고, '아이튠즈 송 차트'에선 65개국 1위를 차지했다.
팬덤 또한 공고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팝의 국내외 팬덤 크기와 충성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앨범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 동안의 음반 판매량) 순위를 살펴보면 상위 30위권 앨범 중 다섯 작품만 발매된 지 2년 이상 된 타이틀이며, 총 열두 개의 타이틀이 2022년 발매된 앨범이다.
무엇보다 진흥원은 여성 가수 및 그룹의 팬덤 확장에 주목했다. 데뷔 3년차인 에스파(aespa)가 최근 여성 그룹 최초로 남성 그룹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초동 100만장을 돌파했으며, 2021년 데뷔한 아이브(IVE) 역시 92만장이라는 초동 성적을 기록, 걸그룹을 향한 팬덤 충성도가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2022년 K팝신에서 가장 큰 사건 중 하나인 '방탄소년단 그룹 활동 잠정 중단'에 대해 진흥원은 "해체가 아닌 그룹 활동 잠정 중단이고 개별 멤버들의 인기도 상당한 만큼 이들의 활동 중단이 세간에서 언급하는 K팝 또는 한류의 위기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개별 그룹의 활동 중단이 전체 산업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만큼 산업 펀더멘탈이 약하지 않다는 점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정길화 진흥원 원장은 "오징어 게임과 방탄소년단 등 인기 콘텐츠를 통해 한류 대중화가 진척된 부분은 고무적"이라며 "한류콘텐츠 제작시스템의 고도화, 전문인력 풀(pool)의 확장을 바탕으로 국내외 자본 투자 역시 활발한 점을 고려한다면 한류는 정점이 아닌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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