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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의 인생, 에미상 거머쥐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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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의 인생, 에미상 거머쥐기까지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09.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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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오징어 게임’의 승리엔 황동혁 감독(52)의 삶이 있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의 주인공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었다.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 감독상 및 남우주연상 수상과 더불어 총 6관왕을 차지, 지난해 신드롬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이로써 작품을 진두지휘한 황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우뚝 서게 됐다. 

황동혁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
황동혁 감독. [사진=넷플릭스 제공]

황 감독은 흔히 말하는 ‘강남 키즈’ 같은 전형적인 엘리트 라인을 밟은 영화인은 아니다. 홀어머니 아래서 자란 그는 일을 나간 어머니 대신 할머니와 지내는 날도 있었으며, 반지하 방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졸업 후 영화감독의 꿈을 펼치기 위해 유학을 생각할 때도 만만치 않은 등록금에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가 아닌 기지를 발휘했다. 성공한 영화감독이 돼 갚겠다며 자신에게 투자하라는 자신감을 보였고, 평소 주변인들에게 신의를 샀던 그는 십시일반 모인 투자금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그렇게 탄생한 영화가 2칸영화제에 출품한 단편 ‘미러클 마일(2005)'이다.

이는 입양된 한국청년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유학 당시 실제 입양아였던 고모를 만나며 입양 문제에 관심을 갖고 만들었다. 평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1994년 ‘월곡동 황금장 여관 모녀 토막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마이 파더(2007)'로 장편으로 데뷔했고 이후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폭로한 공지영 작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도가니(2011)' 연출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오징어 게임은 그의 첫 시리즈물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과 함께 넷플릭스 등 OTT와 손잡는 감독들이 많아졌고, 황 감독도 그중 하나였다. 특히 넷플릭스의 제안은 외면 받은 시나리오를 다시 펼쳐볼 기회이기도 했다. 2008년, 오징어 게임을 첫 구상한 그는 많은 제작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아쉬운 고배만 들이켜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넷플릭스와 손잡고 내놓은 오징어 게임은 파격적인 비주얼과 동심을 연결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어린시절 추억을 현실로 펼친 공간, 현대 사회의 물질만능주의 스토리 등으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공개 후 28일 동안 기록한 누적 시청이 16억5045만 시간에 이르렀고, 넷플릭스 역대 최고 기록을 줄줄이 경신했다. 여기에 전 세계 94개 국에서 가장 많이 본 넷플릭스 작품이 됐다. 

이후 오징어 게임은 시상식 싹쓸이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미국 시상식 고섬 어워즈에서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을 시작으로 제79회 골든글로브와 미국배우조합(SAG)상에서도 한국 최초 역사를 썼다.

황동혁 감독 [사진=AP연합뉴스]
황동혁 감독 [사진=AP연합뉴스]

한다면 한다. 황 감독의 삶 전체에 녹아있는 이 문장은 결국 철옹성 같았던 74년 역사의 영어권 축제 에미상을 뚫었다. 그는 감독상 트로피를 들고서 “이것이 나의 마지막 에미상 트로피가 아니길 바란다”며 시즌2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황 감독은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시즌2에선 성기훈(이정재 분)의 변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시즌1에서 나오지 않은 게임들이 대거 등장, 시즌2를 향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는 2024년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를 목표로 현재 대본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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