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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뤽 고다르 별세, 그가 영화계에 미친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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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뤽 고다르 별세, 그가 영화계에 미친 영향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2.09.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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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세계적인 거장 장 뤽 고다르 감독이 13일(현지시간) 생을 별세했다. 향년 91세.

기존 영화 문법에 반기를 들며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프랑스 영화 운동 누벨바그(새로운 물결) 사조를 이끈 장 뤽 고다르 감독이 생을 마감했다. 이로써 프랑수아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 에릭 로메르 등 누벨바그의 별들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다수의 외신들에 따르면 고다르는 스위스 자택에서 배우자를 비롯한 친지 앞에서 숨을 거뒀다. 고다르 감독의 사인은 조력자살로 알려졌다. 조력자살은 의료진으로부터 약물을 처방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로 ‘존엄사’로도 불린다. 존엄사는 현재 스위스에서만 가능하다.

장 뤽 고다르 감독.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고다르의 법률고문 패트릭 잔느레는 미국 뉴욕타임스를 통해 “고다르가 생전 다수의 불치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어 삶을 유지하기 힘들었다"며 "고인은 ’이제 이만하면 됐다’라고 말하며 존엄하게 죽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고다르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계는 추모의 물결로 뒤덮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누벨바그 영화 제작자들에게 우상처럼 여겨진 장 뤽 고다르는 현대적이면서도 무척 자유로운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우리는 국보이자 천재적인 시선을 잃었다"라고 애도했다. 

1930년 의사인 아버지와 프랑스은행 설립자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고다르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영화 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 평론가로 활동했다. 이후 1954년 영화 ‘콘크리트 작전’으로 데뷔, 1960년 ‘네 멋대로 해라’로 거장의 시작을 알렸다.

네 멋대로 해라는 누벨바그 사조가 절정에 달하는 작품이다. 단순히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적 관습을 타파하고 제목 그대로 ‘제 멋대로’ 진행되는 줄거리와 등장인물 행위를 그러내며 논리를 파괴했다. 급진적이고 과감한 연출을 제시한 고다르는 카메라를 손에 쥐고 촬영하는 ‘핸드헬드’ 기법과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두 장면을 이어 붙이는 ‘점프 컷’ 등을 탄생시켰다.

그를 포함한 누벨바그는 전 세계 영화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관습에서 벗어난 작가주의 영화가 존재할 수 있도록 큰 공을 세웠다.

이후 고다르는 60년 넘게 감독으로 활동하며 100여 편 이상의 영화를 남겼다. 그중 ‘언어와의 작별(2014)’은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이미지 북(2018)’은 특별황금종료상을 받는 등 오랫동안 존경받는 감독으로 자리를 지켰다. 

고다르는 말년에도 실험 정신을 아끼지 않았다. 언어와의 작별로 자신의 최초 장편 3D 영화를 제작하며 기술의 발전을 적극 활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그는 사망하기 2년 전까지도 각본을 집필하며 영화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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